Login

“망국의 영웅 아버지는 뛰고 또 뛰었다···승리 바친 내 나라, 눈물이 난다”

정시행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11-21 15:22

광복 80년, 한일 수교 60년 맞은
손기정 아들 손정인씨의 마지막 귀향
한국의 첫 ‘월드 클래스’ 스포츠 스타 손기정의 외아들 손정인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강직하고 고지식한 양반이었다”고 회상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손기정이 결승선을 끊는 장면을 얹어 연출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한국의 첫 ‘월드 클래스’ 스포츠 스타 손기정의 외아들 손정인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강직하고 고지식한 양반이었다”고 회상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손기정이 결승선을 끊는 장면을 얹어 연출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어떤 장면은 시대를 뛰어넘는 집단적 기억이 된다.

1936년 전체주의와 인종주의의 첨병인 나치 독일이 개최한 베를린 올림픽. 대미는 마라톤 경기였다. 역시 침략 야욕으로 뻗어나가던 일본의 국가대표가 2시간 29분 19초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2시간 30분의 벽이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때였다.

왜소한 스물네 살 금메달리스트가 시상대에 섰다. 42.195㎞를 뛰고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런데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는 순간 울 듯이 고개를 푹 숙였다. 식민지 청년은 올림픽에서 우승자의 국가가 연주된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상품인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에 새겨진 부끄러운 일장기를 가렸다.

패배와 절망의 땅에서 자라나 오직 두 다리와 심장으로 세계를 제패한 순간, 승리를 바칠 조국은 거기 없었다. 망국(亡國)의 영웅 손기정은 그렇게 역사의 화석으로 각인됐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서 1위로 골인한 손기정 선수가 시상대에 선 모습.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서 1위로 골인한 손기정 선수가 시상대에 선 모습.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다.

이제 손기정 스토리는 불의한 정치를 넘어서는 숭고한 스포츠 정신을 상징한다. 지난 16일 경기도 제2자유로에서 열린 제21회 손기정 평화마라톤 대회엔 그의 올림픽 배번호 ‘382’를 써 붙인 각국의 러너 2만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 광복 8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 손기정 특별전처럼 정부 행사로 격상돼 치러졌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가운데 수많은 손기정들이 달려 나가는 모습을 그의 외아들 손정인(82·재일민단 고문)씨가 지켜봤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아버지가 살아 계신 듯하네요. 아버지의 정신을 바라보며 미래를 열어 나가는 모습에 자식으로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일본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손씨는 2002년 별세한 아버지의 23주기를 맞아 한국을 찾았다. 마지막 귀향이라고 했다. 본지와 만난 그는 영광과 오욕의 세월을 살아낸 아버지, 그리고 일본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담담히 털어놨다.

지난 11월16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21회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 2만여명이 제2자유로로 달려나가고 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11월16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21회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 2만여명이 제2자유로로 달려나가고 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아버지, 이제 마지막입니다

-11월 15일이 기일이지요.

“네, 14일 입국하자마자 대전 국립현충원부터 가서 참배했어요. 나라에서 잘 관리해주고 있더군요. 마침 연세대에서 아버지를 기리는 국제 학술 대회를 하고 마라톤도 있으니 내가 보탬이 될까 해서 왔지요.”

-한국 오랜만에 오셨죠?

“3년 만에 와봤어요. 내가 나이가 먹어 몸이 많이 괴로워요. 아내도 치매를 앓고 있고…. 이때가 춥잖아요. 올해 다녀가면 그만이라고. 아버지 영전에 ‘저 오는 건 이제 오와리(終わり·끝)입니다’라고 인사 드렸어요.”

-그렇군요. 일본에선 어떻게 지내십니까.

“그저 빠듯하게 살지요. 한일 국교 정상화가 되고 나서 정식 유학생 1기생으로 1968년 일본에 갔어요. 중앙대 나와 군대까지 다녀온 후에요. 나는 아버지의 강한 면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에 아버지를 제대로 알리려고 노력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약해져 버렸어요. 조국이 이렇게 아버지를 기억해주니 그저 감개무량합니다.”

손정인씨가 아버지의 기일인 11월 15일 연세대에서 열린 평화스포츠 국제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손정인씨가 아버지의 기일인 11월 15일 연세대에서 열린 평화스포츠 국제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일본에 간 계기는요.

“1960년대는 한국이 어려우니 어떻게든 해외에 나가려 하던 시대였어요. 나는 미국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 뜻에 따라 메이지(明治)대학에 갔어요. 아버지는 일본 밑바닥, 그 설움 속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인정받지 못했어요. ‘내가 못 한 일, 너는 해봐라’ 하신 거지요.”

-57년을 사셨는데, 일본에 귀화하셨나요?

“할 수도 있었지만 안 했어요.”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결혼해 딸 둘 키우며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20년간 밥장사했어요. 야키니쿠(燒肉·한국식 불고기)집. 재일교포인 아내가 거의 도맡아 식당을 꾸렸어요. 이사만 열 번 넘게 할 정도로 어려웠어요.”

-아버님의 도움이나 유산이 없었나요?

“전혀. 제가 유학 떠난 직후 아버지가 파산했거든요. 아들이 손 벌릴 상황이 아니었어요. 일본서 살아남으려 돈 벌기 급급했죠. 내가 속한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에서 아버지를 가끔 모셔다 밥 사드리고 용돈도 주고 그랬어요. 재일교포 사회에선 여전히 아버지가 영웅이었거든.”

노년의 손기정이 곤궁하게 지낸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후처(김원봉씨·1972년 별세)가 손기정 체육관 건립 자금 등을 모은다며 월 3부짜리 어음을 발행했다 부도가 나 빚더미에 오른 것. 손기정은 부도수표 발행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출국금지까지 당했다. “손기정이 재산을 일본으로 빼돌렸다더라”는 말도 돌았다.

손정인씨는 “한일 양국에서 아버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도움을 줬지만 생활은 내내 어려웠다”며 “워낙 강직하고 고지식한 양반이라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문제아, 두 다리가 묶였다

영웅의 삶은 고단했다. 1912년 평북 신의주 빈농에서 태어나 새끼줄로 동여맨 고무신이 찢어지도록 압록강변을 뛰던 때도, 일본 나고야의 우동집에서 일하며 새벽마다 몰래 연습할 때도, 조선인을 배제하려는 일본의 치졸한 방해 공작을 뚫고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때도, 베를린의 안중근 의사 사촌 집에서 태극기를 처음 봤을 때도.

마침내 세계를 제패했지만 식민지 청년에게 활로는 없었다. 일본은 유럽에서 일장기를 뗀 채 ‘KOREAN 손긔졍’이란 사인에 한반도 지도까지 그리고 다닌 ‘조선의 문제아’가 민족 감정에 불을 붙일까 봐 신경질적으로 통제했다. 조선총독부는 “더 이상 육상을 하지 않겠다”는 은퇴 각서를 받고야 메이지대 진학을 허락했다. 한창 나이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두 다리를 묶어버린 것이다.

-아흔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하코네역전(일본 최대 대학 육상전)에서 달리고 싶었다’고 하셨다면서요.

“메이지대 경주부에서 ‘한 구간이라도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그런 약속이 있으니 달릴 수 없었지요. 달리기만 해온 뜀꾼에게 육상 금지라니 얼마나 큰 고통이었겠어요.”

-그러면서 일제는 태평양전쟁 학도병 모집 연설엔 강제 동원했지요.

“어쩔 수 없었죠. 아버지는 조선 젊은이들에게 ‘천황 폐하를 위해 죽어라’ 말하고 다녀야 했던 걸 평생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했어요.”

'보스턴 마라톤 영웅' 서윤복 선생 타계
미 군정기였던 1947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결승선을 들어오는 서윤복 선수. 손기정 선생이 키워낸 제자가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해외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땄다. 2023년 영화 '1947 보스톤'으로도 제작됐다.

-손기정 선생은 광복 후에야 ‘조선마라손보급회’를 만들어 육상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었지요. 미 군정기였던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첫 제자인 서윤복 선수가 우승하고, 1950년엔 1·2·3위를 석권했습니다. 혹시 그때 아버님 모습 기억나세요?

“그 시절 기억은 없어요. 내가 돌도 되기 전 어머니(육상선수 강복신씨·1944년 29세로 별세)가 돌아가셔서, 누나(손문영씨·85세)와 함께 신의주 큰아버지 댁에서 자랐거든요. 아버지는 서울서 제자 키우는 데 여념 없었고요. 우리 남매는 새어머니를 따라 전쟁 전 38선 넘어 서울로 왔어요. 1·4 후퇴 때 아버지를 만났죠. 안암동 우리 집은 마라톤 합숙소와 같아, 먹고 자며 뛰는 장정들로 가득했어요.”

-아드님도 육상을 했을 법한데요.

“보고 배운 게 그거라 나도 뜀박질 좀 했지요. (아버지가 다닌 육상 명문) 양정중·고 육상부에 들어갔고요. 양정·배재 대항 경기 때 400m를 뛰기도 했는데…”

-기록이?

“기록은 무슨, 꼴찌했지. 나갔다 하면 아버지 이름 석 자가 먼저 나오니 내가 머리가 무거워 못 뛰겠더라고. 핑계지.(웃음)”

-그래서 안 하셨어요?

“아버지는 처음부터 내가 육상하는 걸 반대했어요. 너무 힘든 길이라고요. 당신은 일정 때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으니 이 악물고 달렸지만, 아들은 공부해 출세하기를 바랐어요. 모교에 찾아와 ‘이놈 육상 시키면 여기 심은 월계수 나무(손기정이 베를린에서 가져와 심은 올림픽 우승 상품)를 뽑아버리겠다’ 노발대발하셨다고.”

손정인씨가 16일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가 열린 스타디움에서 러너들을 바라보고 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손정인씨가 16일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가 열린 스타디움에서 러너들을 바라보고 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영웅을 놔주지도 품지도 않았다

손기정 부자(父子)의 일생엔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이 축약돼 있다. 일본에선 놔줄 수도 품을 수도 없는 영원한 이방인, 고향인 북한에선 지워진 영웅이었다. 한국에서도 그를 향한 시선은 복잡했다.

-북한이 신의주 출신 영웅을 납치하려 했지요.

“김일성이 ‘손기정을 생포해 오라’ 했다더군요. 나도 유학 시절 함정에 빠질 뻔했고요.”

-1970년대 재일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게 그래서인가요?

“민단(친한·보수 재일 단체)에서 내게 장학금을 준 사람이 있는데, 알고 보니 조총련(친북 재일 단체) 스폰서이기도 했던 거예요. 날 이북으로 납치하려 했다더군. 그 일로 안기부 조사도 받았어요.”

-한국에선 ‘손기정이 친일이냐 반일이냐’ 논란도 있었습니다.

“누구는 ‘손기정은 일장기 달고 금메달 따 평생 일본만 바라보고 산 친일파’라 하고, 누구는 ‘우리가 못나서 나라를 빼앗겼는데, 선진 마라톤을 가르쳐준 일본을 욕하며 반일 선동한다’고 했어요. 어찌 보면 다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복잡한 사정을 있는 그대로 봐야지, 현재의 눈으로 재단하면 과거가 점점 더 엉망진창이 되는 거요.”

-일본인들은 손기정이 누구인지 제대로 아나요?

“아는 사람은 다 알지요. 겉으로 인정 안 할 뿐이지. 젊은 사람들은 배운 적이 없어 모르고요.”

-공식적으로 일본의 유일한 남자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아닙니까.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연 박물관에 역대 금메달리스트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는데 아버지를 맨 앞에 배치했어요. 일본인처럼. 정작 일본은 생전 아버지에게 포상한 적 없어요. 봄가을로 역대 메달리스트를 발굴해 문화상 같은 걸 주는데 늘 아버지만 빠졌다고. 뜻있는 일본 정치인과 학자들이 손기정을 대우하라고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죠.”

-돌아가실 때는요?

“2002년 서울 장례식에 일본 정부는 조문이나 조화 하나 보내지 않았어요. 메이지대와 일부 인사가 충격을 받고 뒤늦게 추모식을 열어줬습니다.”

-이젠 기념행사도 없겠군요.

“없지요. 손기정은 일본에서 아주 불편한 주제니까요.”

스포츠를 통한 평화를 꿈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손기정 선수 공식 국적은 아직 일본입니다. 한국에선 내년 베를린 올림픽 제패 90년을 맞아 손기정의 당시 국적을 한국으로 정정하자는 캠페인이 일고 있는데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손기정이 재조명되면서 국적 정정 운동도 추진되기 시작했어요. 아버지 우승 상품이었던 그리스 청동 투구도 그 무렵 재독 교포의 도움으로 50년 만에 돌아왔고요. 그런데 국적 문제만큼은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막고 있으니 IOC도 못 움직이지요.”

-‘당시 조선이란 나라는 없었고, 손기정이 일본 국적이었던 것은 바꿀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란 입장으로 압니다만.

“그럼 일본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을 불법으로 강점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왜 인정 안 합니까? 일장기 달고 올림픽 나간 게 손기정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 아니잖아요. 강제로 붙여놓은 국적에 침묵하면 잘못된 역사 전체를 인정하는 꼴이 돼요. 난 설사 실패하더라도, 국적 정정을 요구하는 운동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일제의 방해로 손기정이 받지 못했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상품인 그리스 청동 투구는 50년만인 1986년에야 돌아왔다. 당시 조선일보 지면. /조선일보DB
일제의 방해로 손기정이 받지 못했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상품인 그리스 청동 투구는 50년만인 1986년에야 돌아왔다. 당시 조선일보 지면. /조선일보DB

-아버님도 국적이 바로잡히길 원하셨나요?

“평생 가슴에 맺힌 응어리지요. 대놓고 말은 안 했어요. 자식한테 피해가 갈까 봐 그랬겠지요. 한일 수교 60년이라는데, 일본이 손기정 문제 하나만 해결해 줘도 양국 관계의 큰 대들보가 될 거예요.”

-일본에 대한 아버님의 생각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맹목적인 적개심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양국이 과거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기를 원했습니다.”

손기정은 1951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일본의 다나카 시게키가 우승하자 “아시아의 승리”란 축전을 보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땐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며 기뻐했다. 손정인씨는 “아버지는 ‘전쟁에선 승자도 총을 맞으면 죽지만, 스포츠에선 승자와 패자가 친구도 될 수 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자랑스러운 조국, 눈물이 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우승했을 때 손기정 선생이 현장에 계셨지요.

“건강도 안 좋은데 돈을 어떻게 구했는지 자비로 날아가셨더라고요. 마침 경기일이 8월 9일, 베를린에서 뛴 날과 같아 예감이 좋다고요. 태극 마크 단 황 선수가 금메달을 아버지 목에 걸어드렸어요.”

-그랬지요.

“곧이어 도쿄에서 팔순 잔치를 열었는데 교포 150명이 모였어요. 영감이 황영조 이야기로 마이크를 안 놓으시는 거야. ‘내가 두 번 우승한 심정이다, 오래 산 보람이 있다’며 눈물이 그치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황 선수는 석사 논문을 ‘손기정의 생애와 사상’으로 썼지요.”

1992년 8월 9일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황영조(왼쪽)와 축하하는 손기정옹. 손기정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한 날도 8월 9일이었다. /조선일보DB
1992년 8월 9일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황영조(왼쪽)와 축하하는 손기정옹. 손기정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한 날도 8월 9일이었다. /조선일보DB

-이제 한국 육상엔 이렇다 할 얼굴이 없습니다.

“너무 편해져서, 달려야 할 이유가 없어져서인가요. 동기 부여하도록 지원을 해주면 좋겠어요.”

-평생 영웅의 아들로 산다는 건 어땠습니까?

“관(冠) 머리가 무거웠죠. 지켜보는 눈이 많아 늘 조심했어요.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도둑질을 했을지도 모르지.”

-한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습니까.

“오고 싶어도 이 나라가 너무 좋아지고 비싸져서 내 한 몸 붙일 데가 없어요. 요코하마 맨션 팔아 서울 아파트 열 평도 못 산다고.(웃음)”

-세계에서 K문화가 인기입니다. 감회가 어떤가요.

“일본에서도 한류가 난리예요. 얼마 전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한국 걸그룹이 공연한 프로를 봤어요. 이어서 89년 전 아버지 우승 사진이 나오더군요. 내가 그날 밤 한숨도 못 잤어요. 이 좋은 시대를 누리는 사람들은 우리 세대가 겪은 걸 다 이해 못 할 텐데…. 이렇게 발전한 나라가 돼줘 고맙소.”

그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이민 생활의 애환을 유쾌한 블랙 코미디로
▲지난 18일 토론토에서 진행된 김동하 K-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현장.대한민국 스탠드업 코미디의 대표 주자 김동하가 북미 투어의 일환으로 밴쿠버 관객들과 만난다.오는 4월 24일(금) 오후...
2022년 버나비 RCMP 경관 피살 사건 관련
법원 “망상 증상 심각”··· 검토위원회 회부
▲2022년 공무 수행 중 순직한 버나비 RCMP 소속 섈린 양(31) 경관. /BC RCMP지난 2022년 발생한 섈린 양(Shaelyn Yang) 경관 피살 사건의 피고인 함종원(Jongwon Ham) 씨가 법원으로부터 재판을 받을...
6개월간 4건 부작용 신고··· 반드시 의사 처방 받아야
▲ /Getty Images Bank 최근 캐나다 보건부(HC)가 승인되지 않은 주사형 펩타이드 약물을 구매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지난 6개월 간 승인되지 않은...
▲캐나다 여성 수잔나 위시(84)가 ‘플랭크 세계 기록’ 경신에 도전하고 있다. / 기네스 세계기록 제공‘플랭크’ 자세를 7분 동안 유지한 84세 여성이 기네스북에 올랐다.19일 기네스...
2년간 매해 30만 불 지원··· 불법 마약 공급망 파악에 도움 기대
▲ /Getty Images BankBC주 정부가 주 내 불법 마약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비영리 기관인 아디오스 이노베이션스(Aidos Innovations)는 UBC와 협력하여 공중 보건 대응을 더...
휘발유 가격, 역대 최대 상승률 기록
타 품목 물가상승률은 2.2%로 둔화
▲ /Getty Images Bank 캐나다 통계청(SC)이 20일 이란 전쟁으로 연료 가격이 급등하며, 3월 연간 물가상승률이 2.4%로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월의 1.8%보다 0.5%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민정책 변화로 비영주권자 대거 유출
BC주 인구가 2025년 한 해 동안 4만1000명 이상 감소하며, 주 역사상 두 번째 연간 감소를 기록했다.밴쿠버 기반 부동산·마케팅 업체 ‘Rennie’의 주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인구 감소는...
도매 원료 매장 전환 일환··· 수년간 수백 개 매장 폐쇄
 ▲ /7-eleven.ca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7-Eleven)이 올해 수백 개의 매장을 폐쇄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주 발표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북미 운영사는 올해 645개 매장을...
백신 접종률 감소 속 호흡기 질환 입원 6만 건
코로나 환자 1인당 입원비 2만8000불 달해
▲ /Getty Images Bank캐나다 보건정보연구소(CIHI)가  코로나19나 기타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이 여전히 ​​수천 명에 달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CIHI의...
6월엔 1200만 명에 ‘GST +50% 보너스’
7월부터 CGEB 전환···· 지급액 25% 인상
캐나다 정부가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한 일회성 GST 환급 추가 지급과 식료품 지원금이 오는 6월과 7월부터 순차적으로 지급된다.연방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캐나다 식료품 및...
토론토 3편·몬트리올 1편 영향
6월부터 10월 말까지 일시 조치
캐나다 항공사 에어캐나다(Air Canada)가 급등한 항공유 가격 부담으로 토론토·몬트리올–뉴욕 JFK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에어캐나다는 6월 1일부터 토론토와 몬트리올에서 뉴욕 존 F....
지난해 1000억 달러 유치 넘어서
10년간은 1조 달러 이상 유출
▲ /Getty Images Bank마크 카니 총리는 17일 성명을 통해 연방 정부가 1조 달러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9월에 토론토에서 글로벌 투자자 정상회의가 개최될...
▲/Vancouver Sun Run캐나다 최대 규모의 10km 마라톤 대회인 ‘밴쿠버 선 런’(Vancouver Sun Run)이 이번 주말 다시 돌아온다. 오는 4월 19일(일)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만5000명이...
5월 10일 이전 국회의결시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
▲ 안내 포스터./밴쿠버총영사관주밴쿠버총영사관은 4월 7일 헌법개정안이 공고되어 오는 4월 27일(월)까지 헌법개정안 국민투표 참여를 위한 국외부재자 및 재외투표인 신고 접수가...
약 25만 불 부채 해결 못 해
재작년 산불 이후 매출 급감
▲ /Kaslojazzfest.comBC주 남동부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음악 축제가 비용 상승과 수년간의 재정난으로 올여름에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년 넘게 쿠트니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은...
노스쇼어·애보츠포드 지역부터 순차 전환
▲주민들이 직접 우편물을 수령하는 공동 우편함캐나다포스트가 메트로 밴쿠버를 포함해 도어투도어(door-to-door) 우편 배달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종료되는 구체적인 대상 지역을 공개했다....
13개월 지난 현재 189명으로 늘어
복잡한 공급망으로 통제 어려워
▲ /Getty Images Bank캐나다에서 피스타치오 제품과 관련한 살모넬라균 집단 발병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초 첫 발병 이후 13개월이...
리워드 연계 서비스, 2027년 정식 출시 예정
캐나다의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이 주유소 포인트와 항공 리워드를 연동하는 새로운 로열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웨스트젯은 15일 주유 브랜드 페트로 캐나다(Petro-Canada)와 제휴를...
향후 소비자 상품 가격에 반영될 수도
중동 지역 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물류 비용 부담이 커지자, 아마존 캐나다가 이를 반영해 유류 할증료를 도입한다. 회사 측은 해당 조치가 4월 17일(금)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 /Getty Images BankBC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미국에서 캐나다로 100kg이 넘는 메스암페타민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돼 5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크빈더 카우르 상하(47)는 2021년 10월...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