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밴쿠버에 완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미분양 콘도 물량이 연말까지 최대 6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로 차입 비용이 다소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콘도 분양 시장 수요는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부동산 마케팅 업체 레니(Renni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밴쿠버의 미분양 콘도 재고는 2025년 말까지 2179세대에서 3493세대로 6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의 판매율과 이미 공사가 완료됐거나 올해 중 완공 예정인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완공 주택 중 판매 물량은 약 1500세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레니의 라이언 벌린(Berlin)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부사장은 “현재 공사 중인 주택 규모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고, 내년에는 주택 완공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늘어난 미분양 재고는 개발사들의 자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신규 사업 착공에도 제약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2025년 말까지 최근 수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의 미분양 콘도 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향후 주택 공급 방식은 물론, 가격 형성과 수요 대응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대 주택 착공은 역대 최고··· 소유형 주택은 감소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메트로밴쿠버에서는 모든 유형의 주택 착공 수가 3만3000세대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2만8000세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이 중 절반 이상은 목적형 임대주택(purpose-built rental)으로, 2023년과 2024년 각각 1만 세대 이상이 착공됐다.반면 소유형 주택 착공 비중은 하락세를 보이며, 2024년 전체 착공의 63%에 그쳤다. 이는 1990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소유형 주택 착공은 1만8000세대로, 최근 10년 평균 대비 21% 낮았다. 이는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소유보다는 임대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7년 이후 메트로밴쿠버의 신규 임대주택 공급 중 약 79%는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콘도에서 나왔지만, 최근 1년 사이 투자자 비율은 절반 가까이 줄어, 2019~2020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레니는 “선분양(pre-sale, 프리세일) 계약은 대규모 계약금과 미래 가치에 대한 신뢰가 필요해 투자자들이 유리한 구조지만, 고금리와 세금, 단기임대 규제, 임대법 개정, 정책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했다”고 분석했다.2023년 선분양 거래는 1만1500건에 그쳤고, 2024년에는 1만 건 이하로 감소했다. 이 추세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메트로밴쿠버 전역의 미분양 신축 주택 수는 약 1만6000세대에 달한다.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