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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래 부르는 아이들 만나면 행복해요”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2-28 14:45

[인터뷰] 뮤즈 청소년 교향악단 박혜정 단장

 밴쿠버 뮤즈 청소년 교향악단 음악감독 및 상임 지휘자 박혜정씨(사진)가 작곡한 ‘지구마을(작곡 박혜정∙작사 김명원)’이란 곡은 초등학교 5학년 국정교과서에 실려 있다. 신나고 씩씩한 창작동요다. 박혜정씨는 최근까지 그 사실을 몰랐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어떠한 이익이나 명예보다는 그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는 박혜정씨.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구마을’이 교과서에 실린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렇게 하려면 줄도 꽤 잘 서야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줄 서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잘 하지도 못하는데 곡이 실린터라 참 기분이 좋다. 사실 곡이 실린지도 몰랐다. 한국에서 동요활동을 같이 했던 분이 얼마 전에 교사연수를 갔다가 거기서 5학년 교과서에 ‘지구마을’이 실린 것을 알았다고 축하 메일이 보내와서 알게 됐다.
내가 이민을 와있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라 의아해서 정황을 알아보니, 예전에 주대창 교수님께 나의 자작곡으로 채워진 동요곡집을 드렸는데 거기서 그 분이 발췌해 올려주신 것이라고 했다.

교과서에 본인의 곡이 실린 것을 알고 기분이 어땠나?
실력만으로 곡이 선정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 지금도 실감은 잘 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내 곡을 여기자기에서 불러준다면 그 때는 실감이 날 것같다.
 ‘지구마을’은 노래방 동요편에도 실려있다. 알고보니 노래방 책자에 내 곡이 3개나 있다. 그 것도  노래방에 지인들과 놀러 갔다가 우연히 알아낸 것이다. (웃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일이 일어나는 걸 보면 마치 요정이 나타나서 보물을 숨겨놓고 나는 하나하나 찾아내는 것 같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음악인으로서의 간단한 이력을 소개해달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관현악학과(바이올린 전공) 음악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했고, 동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음악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 음악원에서 바이올린으로 음악석사학위를 받은 뒤에, 지휘전공과정도 수료했다.
2002년 8월 밴쿠버에 이민을 와서부터는 밴쿠버한인문화협회 이사, 밴쿠버문인협회 회원, 평통회원직 등을 맡고 있고,  뮤즈 청소년 교향악단 음악감독이자 상임 지휘자로 봉사하고 있다. 밴쿠버 아카데미 오브 뮤직(Vancouver Academy of Music)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기도 하다.

<▲ '지구마을'이 실린 5학년 국정교과서.>

음악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한국에 있을 때는 초등학교 현악부 담당교사이기도 했고, 각종 동요대회 심사위원도 맡았었다. 하지만 이민을 오고난 뒤 한국 여성가족부가 지원하는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코윈)’ 행사에 2006년 밴쿠버 대표로 초청받아 청와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 자랑스런 한국인’이란 나의 자작곡을 불렀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꿈배를 띄우자’라는 내 곡이 2007년 전국 소년체전 피날레 노래로 체택되어 출연자 전원이 안무를 곁들여 노래를 불렀던 것도 작곡가로서 매우 감동적이었다.

<▲ 박혜정씨가 뮤즈 교향학단 단원들은 지난 12월 초 조지더비센터에서 크리스마스 위문 공연을 열었다.>

뮤즈 청소년 교향악단 일을 하게된 계기는 무엇인가?
음악을 혼자서만 하면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음악을 하고, 그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싶었다. 우리 교향악단은 음악을 통해 캐나다와 한국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보람을 느낌과 동시에 학교에서 졸업시 요구하는 봉사시간도 해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대학갈 때 유리한 추천서와 경력도 제공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리 뮤즈는 조지더비 양로원의 어르신들 앞에서 크리스마스 공연을 한다. 올해도 공연을 해 좋은 호응을 얻었다. 휠체어에 계시거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우리 음악 연주를 좋아해주시고  때로는 눈물까지 보이시는 모습을 접할 때면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달란트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나의 음악을 통해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고 싶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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