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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으로 한국과 캐나다 문화 잇겠습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1-25 11:57

[음식점 탐방] 위슬러 셀라돈(Celadon) 레스토랑

‘한식의 세계화’는 한국의 숙원사업과도 같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식 세계화의 불은 생각만큼 활활 타오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불가능 같아보이는 그 목표에 용감히 출사표를 던진 남매가 있다. 세계적 관광지인 위슬러의 유일한 한식당, 셀라돈(Celadon)을 운영하는 허정희(Maggie Huh)∙허병선(Sonny Huh)씨다.

 

<▲ 위슬러에서 한식당, 셀라돈을 운영 중인 허병선(왼쪽)씨와 허정희씨는 '한식의 세계화'가 목표다.>


누나인 허정희씨는 레스토랑 운영 전에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체인인 샹그릴라, 웨스틴 그룹 등에서 일하며 파리, 홍콩, 인도 등지에서 국제적 감각을 쌓았다. 각국의 고급 레스토랑을 수없이 접했던 그녀는 전반적인 식당 운영을 담당하며 셀라돈에 할리우드 스타나 기업 중역 고객도 만족시킬 분위기와 세련된 느낌을 가져왔다.

허병선씨는 셀라돈의 헤드 쉐프이다. 대학에서 궁중 음식을 전공한 뒤, 독일과 홍콩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쉐프들로부터 일을 배웠다. 그는 한국인 요리사로서 ‘한식의 세계화’를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사람이라면 한국 음식으로 성공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레서피 연구를 거듭해 개발한 퓨전 한식 메뉴를 셀라돈에서 선보이며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의 입맛도 사로잡는다. 

 

<▲ 알라스카 킹크랩 살을 넣은 김치 소면>


 

호텔과 요식업이라는 각 분야에서 활약하던 두 사람이 한식당 개업을 위해 처음 의기투합한건 2002년이다. 먼저 홍콩에서 모던한 분위기의 한식당을 성공리에 운영했던 것. 그리고 3년 전에 위슬러로 옮겨 한식당을 개업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전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세계적인 관광지’에서 한식을 인정받고 싶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셀라돈은 매일 유럽, 남미 등 다양한 국적의 손님을 맞는다. 비(非)한국인 손님이 많은 해외의 한식집이 전체적으로 달달하게 한식을 변형했다면, 셀라돈의 메뉴는 ’각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과 한식의 결합’을 추구하고 있다. 위슬러와 BC주에서 나는 최고의 재료만을 사용해 한식을 다소 변형한 퓨전 음식인 것이다.

 

<▲ 불고기와 직접담근 김치>


 

허병선씨는 “한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너무도 생소한 한식을 권할 수는 없죠. 일단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먼저 먹게 하고,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한식을 찾으면 그 때 좀 더 전통적인 한식을 시도하게 하는게 올바른 순서라고 봐요. 저희는 그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성게알 보리밥 연어가 든 비빔밥 샐러드>

 


 

셀라돈 인기 메뉴로는 불고기 소스에 재운  소고기 패티와 김치를 넣은 버거, 성게알과 연어가 보리밥과 어우러진 비빔밥 샐러드, 코리안 타코, 떡대신 두꺼운 쌀국수와 오징어를 넣은 떡볶이 등이 있다. 김치 버거에 사용된 패티는 위슬러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팸버튼 지역의 무공해 자연환경에서 방목되어 길러진 소의 최고급 품질 고기다. 레서피에 퓨전 요소를 넣었지만 직접 담근 김치, 한국에서 가져온 보리쌀, 신선한 재료를 듬뿍 넣은 파전, 초장∙간장 소스 등은 한식 고유의 방식을 충실히 따랐다.

셀라돈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을 터.
“교육이 참 어려워요. 위슬러는 지역 특성상 시즌마다 저희만 빼고 직원이 모두 바뀝니다. 그 때마다 한식의 특징과 메뉴를 하나하나 다 설명해줘야 해요. 손님에게도 마찬가지에요. 한식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죠. 요즘에는 백인도 일식 초밥 이름 한 두가지 정도는 알고 있잖아요? 반면, 한식은 비한국인에게 아직도 너무나 생소한 식문화인 것이죠”
한식의 세계화가 아직도 먼 목표처럼 느껴질 때면 맥이 빠지지만, 기운을 얻게하는 힘도 손님으로부터 얻는다. 불고기를 잡수시고 “너무 맛있었다”던 나이가 지긋하신 캐나다인 한국전 참전용사 손님, 본인은 한국에 가본 적이 없지만 한식을 먹으니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를 하는 아들이 보고싶어져 편지를 써야겠다던 손님, 한국 문화에 박식해 친구에게 김치 만드는 법을 가르치던 손님… 그리고 또 있다.

“북유럽에서 한국 아이를 입양한 가족이 온 적이 있어요. 부부가 머리색이 다른 아이에게 김치, 불고기를 하나하나 설명 해주면서 자녀의 문화를 잊지않도록 설명을 해주더군요. 한국 아이만 5명을 입양한 부부가 아이들과 찾아와 한식을 먹고 맛있었다며 주방까지 찾아와 고마워한 적도 있어요. 참 감명적이고, 한식당을 하는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어찌보면 그런 순간 순간이 모여 한식당을 계속 해야겠다는 의지가 더 굳건해지는 것 같아요”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음식사진 제공=Lotus PR


셀라돈 주소: #300 4293 Mountain Square, Whistler(마운틴 스퀘어 힐튼 위슬러 리조트 내 위치)
웹사이트: www.celadonwhistler.com
전화번호: (604) 905-4188



<▲ 최고급 소고기 육즙이 일품인 김치 버거>


<▲ 해산물을 듬뿍넣은 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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