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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홀씨 2017.06.17 (토)
빛살 하나가슴에 꽂혀노란 심장으로 태어나고어느 길 모퉁이나그네 옷 섶 파고 드는봄 햇살의 기도갈 곳 잃어 서성이는허무의 창가찬 이슬로 꽃샘 열어뒤척이는 열병해 지는 언덕속으로 삼켜 온 세월까맣게 토해 놓고하늘 향해 넘실거리는하얀 사랑바람온 몸으로 나른다눈부신 생명이 되어
류월숙
 너구리를 라쿤(Raccoon)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 말하는 너구리는 ‘라쿤을 닮은 개(Raccoon Dog)' 이고 꼬리에 줄무늬가 있는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너구리는 '미국 너구리(America Raccoon)'라고 부른다. 이 두 종류의 너구리는 이름 말고는 관련이 없다. 너구리는 개과이고 미국 너구리는 너구리 곰과이다. 너구리는 생김새 때문인지 능글맞은 이미지로 사람들의 별명으로도 쓰인다. 또 만화영화 캐릭터로도 많이 등장해서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게...
아청 박혜정
<번역시> 너를 위하여/김남조 나의 밤기도는길고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믿을 수 없을 만치의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내 사람아. 쓸쓸히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이적지 못 가져 본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나 살거니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이미 준 것은잊어버리고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먼 하늘에달무리 보듯 너를...
로터스 정
 Cathy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은 그녀의 뼛가루가 찰리 레이크에 뿌려진 3주 후쯤이었을까. 수년 전부터 투병 생활을 해온 노녀(老女)이기에 아주 장수하리라고는 생각 못하였지만 그녀의 사망 소식은 내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슬픔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6년 전 이곳 Wonowon에서 사업을 하면서부터였다. 우리 레스토랑에서 처음 Cathy를 보았을 때 이 시골에 저런 인텔리 여자가...
심현숙
블랙 레인보우 2017.06.03 (토)
불멸의 무지개를 찾아열사의 사막에 간다 별빛마저붉은 사막의 여명 번민의 향불을 피운사막이명상에 잠긴다고행 나선 수도승처럼태고의 숨결을 찾는 고고학자처럼 한 방울 참회의 눈물을 얻으러열사의 사막에 간다. 달빛 포르스름한사막의 밤 미집(迷執)의 재를 싣고낙타는 꺼떡꺼떡 사막을 건넌다동면을 떠나는 짐승처럼천형을 짊어진 곱사둥이처럼 이윽고검은 무지개가 불멸의 사막을 지배한다
김해영
 배추를 절여 씻은 후 줄기는 기둥을 세워 놓는다. 마른 북어를 잘게 썰고 밤, 대추, 배채, 고춧가루, 마늘, 생강 새우젓으로 버무린 김칫소를 배추 줄기 기둥 사이로 잘 양념한다. 조그만 대접에 배추 잎으로 보자기를 만들어 준비해둔 김치를 넣고 보자기 싸듯 이쁘게 접는다. 그 보자기 김치들을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맑은 젓국을 심심하게 끓여 부으면 보쌈김치가 된다. 김장하고 난 뒤 배추 우거지와 무 남은 것, 늙은 호박을 모두 섞어 호박...
김난호
화가가 걷는다 2017.05.27 (토)
화가가 걷는다. 녹슨 철길 뜯고 아스팔트 부어 만든 자전거 길을 성큼성큼 걷는다. 그리고 훠얼훨 걸으며 난다. 길 옆 가시 달린 연갈색 덤불들이 치맛바람에 밀리듯이. 파란하늘에 새하얀 목화송이구름이 솟아오르듯이. 야생베리나무 다가오면 배리따러 나선듯이. 까마귀 까악깍 대면 길 옆 어느 큰 집 앞 키 큰 나무에 둥지를 튼 텃새에 쫓기듯이. 그녀는 긴 세월을 두 세상에서 살아왔다. 인식할 수 없어 슬프지만 아름답게 비춰지는 젊은 날과...
박병호
한 조각의 피자 2017.05.20 (토)
흐르는 세월에서 벌써 은퇴자로서 3년이 지나고 있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 길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노고 속에서 새겨진 한순간 추억을 더듬어 그려본다. 잊을 수 없었던 " 한 조각의 피 - 자 " 다! 별 공감도 없어 보이고 또한 매력적인 주제도 아닌듯하면서  나에게는 인간적으로 그에게 사랑을 주고 싶다.   지 난 27년간 함께한 이민 생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많은 부분에 용기와 더불어 우리 부부는 무모한 도전을 했었다. 그...
서정식
어머니의 바다 2017.05.20 (토)
그곳이 큰 바다였음을 저는 기억 못 해요그 큰 양수의 바다에 한 톨 생명으로 헤엄쳐 다닐 때그 따뜻함, 그 아늑함, 그 완벽한 평화를 --죄송스럽게도 저는 까맣게 잊었어요, 어머니.당신의 바다에서 소리치며 뛰쳐나오던 순간제 배꼽에서 잘려져 나간 물빛 푸른 지느러미를 아주 까맣게 잊었듯이 세상에 나와서 세상물 들어가는 동안저 또한 당신이 주신 “여자”라는 빛나는 이름으로사랑을 배우고생명을 잉태하고모정을 바치고이제 헐거워진...
안봉자
엊그제 갑자기 응급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배가 살살 아팠다. 그래서 내 생각에 일식당에서 먹은 새우튀김이 덜 익어서인가? 아니면 길에서 사먹은 것이 문제인가? 밥을 물에 끓여서 간장하고 먹기를 두세끼 반복하였으나, 아랫배의 통증은 여전하였다. 그래 할 수 없이 가까운 로얄 콜롬비아 병원에 갔다. 환자가 없어서 기다리지 않고 신속히 진행되었다. 과거 3년전 간이식 환자라 일사천리로 피 뽑고, 소변검사...
이종구
놓지 못하는 사람 2017.05.13 (토)
너로촉촉이 젖어 드는 나바람 따라 하냥낯선 하늘길 걷는다드문드문 녹슨 별자국눈에 익은 못 자국 같다얼마나 아팠을까미안한 마음부끄러운 마음그리고너무 보고 싶은 마음차마 놓지 못하는 사람아날은 다 저물어버렸는데빈방에 촛불은 꺼져버렸는데
백철현
어머니의 사랑은 2017.05.06 (토)
굵은 손 마디마디 적신 손끝에는 사랑이란 샘물이 흐릅니다 모진세월 가난을 이기고자 싸워 온 지난날은 상처와 주름으로 얼룩져 있고 희망이자 용기가 되었던 자식들은 이렇게 장대같이 컸습니다 어머니의 가슴마다 못 박힌 한 언제 풀어 보시련지 애써 일구어 놓은 삶 앞에 찾아온 병 누워 자식 맞아들이는 그 일 또한 마음아파 자식 손 어루만지며 못내 눈물 지우시는 어머니 어머니 !당신의 사랑은 어디까지 이십니까. ..
오정 이봉란
희망봉 2017.05.06 (토)
희망봉의원명은 The Cape of  Good Hope이다. 내가 처음으로 남아공 입국할때는 공항부터 흑백인 출입구가 분리되있어서 어느쪽으로 갈지를 망설이고 있는데 공항 제복을 입은 백인이오드니 일본이냐고 물어서 한국이라고하니 백인쪽 입국심사대로 안내를 해준다. 그외 모든 아시아인들은 모두 흑인으로 간주되어서 흑인쪽 심사대로 통과를 해야만한다.여행할때마다 늘 그랬듯이 일본 덕을 본것이다.남의 차 귀퉁이를 얻어타고 파티에 가는듯...
김근배
종소리 2017.04.29 (토)
어느 긴 기다림의 끝끝내 가 닿을 수 없는어느 먼 미지의 나라로 그는 떠난다.낯선 떨림의 눈부신 금빛 회향( 茴香) 가루로그는 늘 떠난다.한 떼의 새 떼들이 떠나간 사월의 허공휘영청 휘어진 새털구름 자취가비야븐 깃털로 지우며 떠나는저문 종소리--- .영산홍 피었다 사위는 봄날의어느 잊히지 않는 간이역간간이 내리는 보슬비로 스며낯선 땅 심령이 가난한 자의 오뇌(懊惱 )의 창 두들겨 깨우는 오체투지(五體投地) 신공(神貢) !!마침내 저 눈부신...
늘물 남윤성
장 날 2017.04.29 (토)
 주위가 왁자지껄하고 어수선하다. 보고 싶었던 5일 장에서는 상자 안에 담겨 옹기종기 삐악거리는 샛노란 병아리들이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는 엄마 곁을 떠나온 털북숭이 귀여운 강아지들도 순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을 굴리며 서로 바짝 붙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나는 시골 오일장을 좋아하여 장날이되면 꼭 장터에 나와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그곳에서는 삶의 엄숙함과 질서가 확연히 느껴졌다. 얽히고설킨...
박인애
막무가내로 달려와서목마른 내목 긴 울대를 꿀꺽, 넘어 갔어요.단지, 나는 그냥 바라만 보았을 뿐인데봄은 나를 두근두근한 바람으로 만들었어요.아련하고 따끈하여 단내 나는 봄이 된 나꿈꾸고 싶어요. 노랑노랑 파릇파릇 봄이 되어열아홉 팔랑이던 꽃길에 서서노스탈지어에 잠겨요. 허벅지 버얼겋게 꽃이 피던 미니스커트에, 날렵한 긴 부츠한번 신고 뽀득뽀득 걷고 싶고요. 긴 생머리 팔락이며 엄청도도해져 보고도 싶고요. 밤 새워 쓰고 지운...
추정 강숙려
황혼의 노래 2017.04.15 (토)
카나다는 유럽보다도 더 크고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의 45배 이상이나 되는 큰 나라다. 이렇게 덩치 큰 나라에 우리는 1974년 하필이면 퀘백주의 몬트리올로 이민 가서 40년을 거기서만 말뚝을 박고 살았다. 그러나 어느 날 남편은 먼저 하늘나라로 갔고 아이들도 모두 집을 떠나 독거로 살다가 아들이 있는 밴쿠버로 살림을 합쳐 산다. 돈 들여 여행도 하는데 나는 돈 들이지 않고 동부와 서부를 몸으로 살고 있으니 나쁘지 않은 황혼이다.몬트리올...
김춘희
그 한 방울의 꿀 2017.04.08 (토)
일을 열심히 하는 성실한 꿀벌이 있었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더 많은 꿀을 모으는 것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삶의 목표라고 믿고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불행하게도 그 꿀벌은 단 한 방울의 꿀도 따지 못한 채 집에 돌아와 자책을 하게 되었다. “꿀을 따지 못하다니, 나는 가치가 없는 존재야. 다른 벌들의 수고와 노력을 내가 축내고 있다니, 오히려 죽는 편이 낳겠어.” 하지만 그때,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너는 한 방울의...
목사.수필가/ 김덕원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이 세상 모든 자식들을 위해스스로 길이 되고저낮게 아주 낮게 엎드리고 또 엎드린다천개 만개의 생각으로 우리를 키우시고손가락 열개로 작은 세상을  만들어 주시고 그리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르러엉엉 울어보는 어머니어디를 건드려도 젖은 눈물이 되는 어머니 어머니요람에서 걸어나와 어느날 측백나무 허리 둥치만큼훌쩍 커버리면 어느새 우리는 집을 떠날 때가 온 것이다어머니의 유리창에 보고싶다고 그...
김영주
지난 28일 한문협 밴지부 신인 시상식에 다녀왔다.본인이 아름다운 캐나다 발행 때 아내와 더불어 글 쓰는 이로 캐나다 전국을 같이 누빈 김해영 회장과의 인연도 있지만 밴문협은 초기에 본인이 회원이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신인으로 등단한 두 분의 시인과 두 분의 수필가가 상패를 받았다. 네 수상자의 작품과 최근에 등단했던 새내기 네 등단자의 글 발표도 있었다.이번 행사에서 특별히 돋보이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김회장의 심사평이다....
늘산 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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