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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미를 강조하는 그녀 만의 패션철학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1-12 13:53

밴쿠버 패션위크에 초대된 이도이 디자이너

이도이 디자이너는 단발 머리에 큰 눈, 작은 체구가 인상적이다. 밴쿠버 패션위크 관계자가 언급했듯 ‘도도한 인형같은’ 그녀의 외모는 이 디자이너가 지향하는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패션 스타일과 꽤 닮아있다. 외모와 달리 카리스마있고 똑부러지는 성격은 2006년 론칭한 ‘도이 파리스(Doii Paris)’를 유럽, 뉴욕, 중동 등지에서 재주문이 밀려들 정도로 큰 인기를 얻는 브랜드로 키워낸 원동력인 듯 했다.

<▲ 2010 밴쿠버 패션위크에 초청된 이도이 디자이너 (사진=한혜성 기자)>

색깔이 확실한 디자이너. 지난 6일 저녁 다운타운 랜드마크 호텔에서 열린 밴쿠버 패션위크(Vancouver Fashion Week) 패션쇼에서 이도이 디자이너의 2011년도 S/S콜렉션을 보고난 한 백인 패션 관계자의 말이었다. 쇼가 끝난 후에 이 디자이너는 비로소 긴장을 풀고 환한 웃음을 짓었다. 그녀는 "처음 일하는 모델들이라서 피팅이 쉽지 않았지만, 다들 적극적으로 협조해줘서 쇼를 무사히 끝내 참 기쁘다"며 "모델이 신었던 직접 디자인한 신발이 예쁘다는데 빨리 판매해야겠다”며 농담도 건넸다.

다음은 패션쇼 하루 전날인 5일, 이 디자이너를 만나 나눈 일문일답.

밴쿠버 패션위크 초청은 어떻게 받게 됐나?
자세한 과정을 잘 모르겠지만, 초청 연락이 와서 기쁘게 승낙했다. 밴쿠버 패션위크 10주년 행사를 함께 하게되서 영광이다. 밴쿠버에는 처음 왔다. 옛날부터 밴쿠버라는 지명은 많이 들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는 작지만, 깨끗하고 조용해서 느낌이 좋다.

패션 디자이너가 된 과정이 궁금하다.
난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계명 대학교 미술대학을 다니며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패션을 공부하고 싶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에서 공부를 했는데, 지는 걸 싫어해서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최우수 졸업생 10인(The Best 10 Graduates of Central St.Martins)’중 한 명으로 2002년에 졸업했다.

졸업을 하고 나서 디올(Dior)에서 존 갈리아노와 함께 일을 했고, 이후 겐조(Genzo) 아티스틱 디렉터인 안토니오 마라스에 의해 발탁되서 겐조의 퍼스트 디자이너로 있었다. 그러다가 2006년에 파리에서 브랜드 ’도이 파리스(Doii Paris)’를 론칭했고, 파리와 서울에 회사를 두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누구나 동경하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했다. 유학시절 힘들지 않았나?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기간이었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문화적 차이도 있었고… 세인트 마틴은 경쟁이 치열한 학교다. 재능있는 학생도 많은데다가, 시험 성적을 벽에 붙여놔서 학생간에 경쟁심을 자극했다. 나도 지는 것을 싫어해서 그 때는 정말 공부만 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추억도 많고, 지금의 나를 만든 여러가지를 배웠다.

‘도이 파리스’에 담긴 패션 철학이 있다면?
여성이라면 누구나 주목받고 싶고, 눈에 띄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도이 파리스’의 콜렉션은 여성미를 강조하고 아름다움을 최대한으로 드러내어 당당한 여성이 될 수 있는 옷으로 이뤄졌다. 

‘도이 파리스’는 콜렉션마다 특징이 있다. 콜렉션을 준비를 하면서 가장 처음 하는 일은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자료를 모아 스토리를 창작하고, 스토리에 관한 그림을 그리는데 그 그림이 결국 옷의 텍스타일 프린트(textile print)가 된다. 그리고 텍스타일 프린트 위에 비딩을 넣은 것이 나의 시그니처 룩이다. 나만의 독창적 스타일은 유지를 하되, 매번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스토리 창작에 대해 잠깐 언급해달라.
콜렉션마다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내가 창조한 주인공 여자아이는 항상 등장하고 있다. 아이 이름은 페이건 플라워(Pagan Flower)다. 그 아이가 2011 S/S콜렉션에서는 여행을 한다. 각 나라와 지역마다 신과 종교가 있지않나. 문화적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만들기도 하는 그 것이 문화를 반영하는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상에서 페이건 플라워는 그런 신들의 나라를 여행하고, 그 문화와 합체가 된다. 감정과 문화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아름다움을 보고 감각을 깨우친다.  이번 콜렉션은 파리와 서울에서 한번씩 선보였었다. 이번 밴쿠버 쇼도 무사히 진행됐으면 좋겠다.

패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패션에는 언제나 관심이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치마도 직접 만들어 입었고, 뜨개질도 좋아했다.
한국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을 때는 패션쪽 일을 직업으로 삼는건 상상도 못했다. 그랬다가 패션 디자인  공부를 너무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 유학을 선택했다.

가장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있다면?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는 너무나도 많다. 그렇지만 최초로 좋아했던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디올의 존 갈리아노다. 안토니오 마라스도 좋아했는데, 예전부터 동경해왔던 두 디자이너와 일을 했던 것이 다시 생각해보면 참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이제껏 들었던 찬사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찬사가 있는지.
당연히 내 앞에서 칭찬을 하지 않나.(웃음) 하지만 바이어들로부터 최근에 “도이 파리스 제품이 다 팔려서 새로 주문을 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데 너무 기분이 좋다. 고객으로부터 실제로 반응이 왔다는 증거니까.

일을 하면서 느낀 가장 뿌듯한 순간이 있다면?
매번 콜렉션을 마칠 때마다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게 오래 가지는 않는다. 끝내고 나면 속이 시원해도 이 일을 평생 할건데 잠깐에 안주할 수는 없지않나. 콜렉션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않고 빨리 다음 할 일로 넘어간다. 당장에 성취감보다는 앞으로 갈 길에 대해 생각하는 편이다. 미래지향적이라고 해야할까…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로 평가되기를 바라나?
트렌드를 만들어나가는 디자이너라는 평을 듣고싶다. 앞서 나가고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  이도이 디자이너의 '도이 파리스(Doii Paris)' 2011년도 S/S 콜렉션. 사진=한혜성 기자>


<▲ 이도이 디자이너의 '도이 파리스(Doii Paris)' 2011년도 S/S 콜렉션. 사진=한혜성 기자>


<▲ 이도이 디자이너의 '도이 파리스(Doii Paris)' 2011년도 S/S 콜렉션. 사진=한혜성 기자>


<▲ 이도이 디자이너의 '도이 파리스(Doii Paris)' 2011년도 S/S 콜렉션. 사진=한혜성 기자>


<▲ 이도이 디자이너의 '도이 파리스(Doii Paris)' 2011년도 S/S 콜렉션. 사진=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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