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명동CGV의 대각선 방향. 2층짜리 건물(1190m²)에 화장품부터 공산품, 음료 등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를 방불케할 정도로 전시돼 있었다. CJ계열사인 CJ올리브영은 이곳에 20일부터 드럭스토어를 개점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으로선 사상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대형매장)이다. 이 매장을 합해 명동 일대에만 올리브영 매장이 4개나 된다.
이 매장 앞뒤에는 동네 약국과 구멍가게가 있다. CJ올리브영 매장 옆 1층 한구석에는 16m²(5평) 규모도 되지 않는 동네 슈퍼가 있다. 관광객을 위한 음료와 담배 등을 파는 게 전부다. 매장 정면에는 약국이 있었다. 20일부터 CJ의 대형 드럭스토어가 본격적으로 개점한다는 소식에 이들은 “의약품이나 먹는 물 등 동네 슈퍼나 약국에서 파는 물건들을 CJ같은 대기업이 코앞에 대형매장을 세워서 팔면 어떻하냐”고 한숨만 쉬었다.
올해 내내 대기업들은 빵집이나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 등이 ‘골목상권을 죽인다’는 지적에 사업을 철수 하거나 확장자제 선언을 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은 ‘규제 무풍지대’로 남아있던 드럭스토어를 내세워 골목상권 공략에 나섰다.
CJ올리브영과 GS(078930) (73,100원▼ 400 -0.54%)의 GS왓슨스, 코오롱의 W스토어가 대표적이다. 드럭스토어는 편의점이나 SSM처럼 개점 제한이 없어 전국 곳곳에 매장을 확대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농심(004370) (259,000원▲ 0 0.00%)메가마트가 ‘판도라’로, 신세계 이마트(139480) (236,500원▲ 0 0.00%)가 ‘분스’로, 카페베네가 ‘디셈버투애니포’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도 관련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2007년 8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300억원대로 뛰었다. 처음에는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판매하며 자영업자의 화살을 피하다 최근에는 과자, 음료, 치약, 칫솔 등 생필품 비중을 늘렸다. 유통대기업들은 소상공인들이 SSM 확산을 결사적으로 저지하는 사이에 드럭스토어로 골목상권을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는 곳은 CJ올리브영이다. CJ제일제당(097950) (348,000원▲ 11,000 3.26%)내 HMC사업부에서 분할돼 만들어진 CJ올리브영은 2010년 90여개 매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서 2년 만에 약 3배 수준인 260여개로 늘렸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약 한 달 사이에만 무려 20여개 이상의 점포를 개설했다. 경쟁업체인 GS왓슨스와 코오롱 W스토어의 매장은 각각 100여개, 70여개에 불과하다. 현재 CJ올리브영의 드럭스토어 시장 점유율은 약 49%에 달한다.
유통업계에서는 드럭스토어가 애초 취지와 달리 공산품과 식음료 등을 판매하면서 짧은 시간 내 몸집을 불렸다는 지적이 있다. 대형마트와 SSM 확산 반대여론이 들끓을 때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드럭스토어를 통해 골목상권 장악에 나섰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초창기 론칭 당시 매장 내 약국을 입점시켜 의약품 판매 중심의 영업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헬스&뷰티’로 매장 콘셉트를 바꾸고 이들 품목을 확대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이 2008년부터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는데 이는 기존 의약품 이외에 뷰티케어 상품 판매 위주의 전략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CJ올리브영의 매장별 매출 비중은 화장품 등의 뷰티케어 50%, 구강·헤어 등 퍼스널케어 20%, 식음료품 15%, 비타민 등 헬스케어 15% 등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런 상품을 취급하는 동네 슈퍼와 약국, 화장품숍 등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네 슈퍼라고 볼 수 있는 매장 면적 150㎡ 이하 기준 점포의 경우 2006년 9만600개에서 2010년 7만5000여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동네 화장품숍이라 할 수 있는 종합화장품전문점 역시 브랜드숍과 드럭스토어 등의 영향으로 전체 화장품 유통 시장에서의 비중이 10% 이하로 추락한 상황이다. 또 전국의 동네 약국은 지난해 2만1079개로 2010년(2만1096개)에 비해 19개 줄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물론 이런 현상이 전적으로 드럭스토어의 확장에 따른 것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드럭스토어가 매장 수 확대에 맞춰 점차 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백화점식 영업 행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드럭스토어는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과 같은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분류에 들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매장 구성 품목을 점점 생필품이나 식음료로 늘려 편의점과 슈퍼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드럭스토어도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 등과 같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신규개점 거래를 제한하거나 법 개정을 통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 드럭스토어가 골목상권을 위협할 가장 큰 업태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드럭스토어 역시 편의점처럼 전통적 형태의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으로 변질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가맹사업법 개정 등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 행위를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일표 의원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신규개점 거리제한이나 편의점, 마트, 슈퍼마켓과 겹치는 상품군 판매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측은 “외국에선 드럭스토어가 의약품 이외에 일용잡화와 식료품 등을 함께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 형태로 자리잡았다”며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주요 대형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 드럭스토어(drugstore)
드럭스토어는 약(Drug)과 매장(매장·Store)의 합성어로 약품과 상점이 합쳐진 말이다. 드럭스토어는 의약품이나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복합점포로 ‘4세대 유통채널’이라고도 부른다. 미국 월그린, 영국 부츠, 홍콩 왓슨스가 대표적인 드럭스토어다. 국내에서는 헬스&뷰티(Health&Beauty) 스토어 콘셉트의 CJ올리브영, GS왓슨스와 드럭스토어 본래 비즈니스 모델(약국+편의점)의 형태를 지닌 W스토어 등 3개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이 매장 앞뒤에는 동네 약국과 구멍가게가 있다. CJ올리브영 매장 옆 1층 한구석에는 16m²(5평) 규모도 되지 않는 동네 슈퍼가 있다. 관광객을 위한 음료와 담배 등을 파는 게 전부다. 매장 정면에는 약국이 있었다. 20일부터 CJ의 대형 드럭스토어가 본격적으로 개점한다는 소식에 이들은 “의약품이나 먹는 물 등 동네 슈퍼나 약국에서 파는 물건들을 CJ같은 대기업이 코앞에 대형매장을 세워서 팔면 어떻하냐”고 한숨만 쉬었다.
올해 내내 대기업들은 빵집이나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 등이 ‘골목상권을 죽인다’는 지적에 사업을 철수 하거나 확장자제 선언을 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은 ‘규제 무풍지대’로 남아있던 드럭스토어를 내세워 골목상권 공략에 나섰다.
CJ올리브영과 GS(078930) (73,100원▼ 400 -0.54%)의 GS왓슨스, 코오롱의 W스토어가 대표적이다. 드럭스토어는 편의점이나 SSM처럼 개점 제한이 없어 전국 곳곳에 매장을 확대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농심(004370) (259,000원▲ 0 0.00%)메가마트가 ‘판도라’로, 신세계 이마트(139480) (236,500원▲ 0 0.00%)가 ‘분스’로, 카페베네가 ‘디셈버투애니포’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도 관련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2007년 8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300억원대로 뛰었다. 처음에는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판매하며 자영업자의 화살을 피하다 최근에는 과자, 음료, 치약, 칫솔 등 생필품 비중을 늘렸다. 유통대기업들은 소상공인들이 SSM 확산을 결사적으로 저지하는 사이에 드럭스토어로 골목상권을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 ▲ 지난 8월 오픈한 전북 군산수송점. CJ올리브영의 200호 매장이기도 하다./CJ올리브영 제공
유통업계에서는 드럭스토어가 애초 취지와 달리 공산품과 식음료 등을 판매하면서 짧은 시간 내 몸집을 불렸다는 지적이 있다. 대형마트와 SSM 확산 반대여론이 들끓을 때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드럭스토어를 통해 골목상권 장악에 나섰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초창기 론칭 당시 매장 내 약국을 입점시켜 의약품 판매 중심의 영업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헬스&뷰티’로 매장 콘셉트를 바꾸고 이들 품목을 확대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이 2008년부터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는데 이는 기존 의약품 이외에 뷰티케어 상품 판매 위주의 전략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CJ올리브영의 매장별 매출 비중은 화장품 등의 뷰티케어 50%, 구강·헤어 등 퍼스널케어 20%, 식음료품 15%, 비타민 등 헬스케어 15% 등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런 상품을 취급하는 동네 슈퍼와 약국, 화장품숍 등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네 슈퍼라고 볼 수 있는 매장 면적 150㎡ 이하 기준 점포의 경우 2006년 9만600개에서 2010년 7만5000여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동네 화장품숍이라 할 수 있는 종합화장품전문점 역시 브랜드숍과 드럭스토어 등의 영향으로 전체 화장품 유통 시장에서의 비중이 10% 이하로 추락한 상황이다. 또 전국의 동네 약국은 지난해 2만1079개로 2010년(2만1096개)에 비해 19개 줄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물론 이런 현상이 전적으로 드럭스토어의 확장에 따른 것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드럭스토어가 매장 수 확대에 맞춰 점차 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백화점식 영업 행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드럭스토어는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과 같은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분류에 들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매장 구성 품목을 점점 생필품이나 식음료로 늘려 편의점과 슈퍼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드럭스토어도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 등과 같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신규개점 거래를 제한하거나 법 개정을 통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 드럭스토어가 골목상권을 위협할 가장 큰 업태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드럭스토어 역시 편의점처럼 전통적 형태의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으로 변질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가맹사업법 개정 등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 행위를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일표 의원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신규개점 거리제한이나 편의점, 마트, 슈퍼마켓과 겹치는 상품군 판매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측은 “외국에선 드럭스토어가 의약품 이외에 일용잡화와 식료품 등을 함께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 형태로 자리잡았다”며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주요 대형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 드럭스토어(drugstore)
드럭스토어는 약(Drug)과 매장(매장·Store)의 합성어로 약품과 상점이 합쳐진 말이다. 드럭스토어는 의약품이나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복합점포로 ‘4세대 유통채널’이라고도 부른다. 미국 월그린, 영국 부츠, 홍콩 왓슨스가 대표적인 드럭스토어다. 국내에서는 헬스&뷰티(Health&Beauty) 스토어 콘셉트의 CJ올리브영, GS왓슨스와 드럭스토어 본래 비즈니스 모델(약국+편의점)의 형태를 지닌 W스토어 등 3개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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