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함구령' 떨어진 인수위‥고성 오가는 취재현장

이현승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1-10 20:11

'조용하고 생산적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만들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바람 때문인지 인수위원들은 말 한마디에 인색하다. 이들이 입을 굳게 닫을 수록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면서 고성이 오가는 상황도 빈번하다. 

10일 오전 9시로 예정된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앞서 도착한 기자들은 20~30명 정도였다. 인수위원들과 만나기 위해 대다수 기자들은 출퇴근, 점심 시간에 맞춰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대기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인수위원들이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면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수위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진 탓에 기자들이 들을 수 있는 것은 대개 기자들의 목소리가 전부다. 이날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날씨가 춥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는 '동문서답'(東問西答)을 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이날 기자들의 어떤 질문에도 "날씨도 추운데 고생하신다"는 말만 반복했다. 대부분의 인수위원들은 아무말 없이 기자들을 피해 사무실로 뛰어들어갔다. 

이날 기자들과 가장 오래 만난 사람은 홍기택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이었다. 전날 기자들에게 귤을 주고 떠나 ‘귤 아저씨’라는 별명이 붙은 홍 위원은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사임한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주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자격논란 시비를 떠나 일을 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어제 일이 인터넷에서 확대재생산되니까 할 일이 많은데 집중이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은행이 업무보고에서 제외된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하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인수위에 파견된 공무원들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수위원들이 함구하는 상황에서 파견 공무원이 입을 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감옥가면 사식 넣어줄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6일 인수위 첫 전체회의에서 "인수위 내부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 누설할 경우 위원회 모든 구성원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관계 법령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대해 농담 삼아 던진 말이다.

현장에서는 취재 기자와 카메라 기자 간 고성도 자주 오간다. 인수위원들의 말을 정확하게 듣고 기사로 옮겨야 하는 취재 기자들과 이들을 화면에 담아야 하는 카메라 기자들 사이의 자리싸움 때문이다. 특정 언론사 기자가 인수위원들의 얼굴을 가리고 있을 경우 카메라 기자들은 해당 언론사명을 외치며 물러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또 촬영분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위원 앞에서 걷는 기자들을 몸으로 막는 '푸시맨'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웃지못할 취재경쟁의 중심에는 '특종도 없고 낙종도 없게 하겠다'는 인수위의 언론관이 있다. 언론인 출신의 윤창중 대변인은 지난 6일 열린 인수위원 워크숍 이후 기자들에게 "기사거리가 안된다" "영양가가 없는 이야기다"라고 기사판단을 스스로 내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는 인수위 안의 단독기자"라면서 인수위 발표를 대변인으로 일원화한 것에 대해 "여러분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데뷔 50주년 맞는 가수 최백호
회한 다독이는 낭만의 목소리
다음 달 데뷔 50주년 콘서트를 준비 중인 가수 최백호가 기타를 들고 앉아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쓸쓸하다는 마찰음에는 겨울바람이 불고 있다. 궂은비 내리는 날, 창백한 나무 한...
“내년 이직 계획” 33%··· 복리후생·급여가 주요 동기
치열해지는 경쟁··· 구직 기간 길어질 수도
▲/Getty Images Bank 최근 고용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에 이직을 계획하는 직장인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인재 솔루션 기업 로버트 하프(Robert Half)가 최근 발표한...
기본공제·CPP·EI 등 변경 내용 정리
▲/gettyimagesbank캐나다 국세청(CRA)이 2026년 주요 세금 항목과 적용 세율을 발표했다. 개인 소득세, 캐나다연금(CPP), 고용보험(EI) 등 항목의 한도와 세율이 내년에 일부 조정된다.2026년 세금...
내년 긍정 평가 높지만, 경제 전망은 암울
AI로 일자리 잃을까 걱정···월드컵 관심 미미
▲/Getty Images Bank 다수의 캐나다인이 2025년을 ‘힘든 한 해’로 평가했지만, 2026년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입소스(Ipsos)가 30개국 2만3000여 명을...
CUSMA 재협상 변수로 경제 불확실성 지속
내년 중반기 ‘인하’, 하반기 ‘인상’ 가능성도
▲/Bank of Canada Flickr2026년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금리 인하 기대가 컸지만, 무역 변수와 경제 불확실성이...
독립 경찰 조사 기관 수사 착수
▲/IIO 성탄절인 25일 오전, 노스 써리의 한 주유소에서 한 여성이 경찰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독립 경찰 조사 기관(IIO)이 수사에 나섰다.   써리경찰(SPS)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박싱데이·주말, 캐나다라인 이용 권고
▲/McArthurGlen Vancouver 밴쿠버 국제공항(YVR)이 26일(금) 박싱데이와 주말 동안 공항을 오가는 차량 통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용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YVR은 공항...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마무리하며 한 해 동안 캐나다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한 페이지에 담았다. 다양한 이슈가 가득했던 2025년을 되돌아본다.트뤼도 사임과 카니 시대...
▲캐나다의 79세 여성이 71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해 30kg 이상 감량한 사연이 전해졌다./비즈니스 인사이더캐나다의 79세 여성이 71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해 30kg 이상 감량한...
英 연구진이 밝힌 발달 주기
우리는 흔히 스무 살만 넘겨도 뇌 성장이 멈추고 이후부터 늙고 퇴화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영국 대학 연구진이 뇌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로 분석해 봤더니 이런 상식을 깨는 결과가...
올해 밴쿠버의 미식 트렌드 이끈 레스토랑 6곳
2025년 밴쿠버의 외식업계는 불경기와 고물가라는 거친 풍랑 속에서도 다양한 신규 식당들을 추가하며 미식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여러 문화가 조합된 밴쿠버 시장을 공략하기...
페퍼로니+베이컨 등 일부 제품
캐나다 전역서 23명 환자 확인
▲대장균 오염 가능성으로 리콜된 피자팝 페퍼로니+베이컨 / CFIA 캐나다의 국민간식인 피자팝(Pizza Pops)이 대장균(E. coli) 오염 우려로 리콜된 가운데, 이와 관련한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제적 파급에 비해 환경적 성과 크지 않아”
캐나다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는 유지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정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올해 말 시행 예정이었던 일회용 플라스틱 수출 금지 조치를 잠정 중단했다.   연방정부는 일회용 플라스틱 수출...
패툴로 브릿지도 양방향 통행 가능
▲24일 일부 구간 개통된 새 브릿지(왼쪽). /BC Government 오랜 지연 끝에 패툴로 브릿지를 대체하는 새 브릿지 ‘stal̕əw̓asəm’(이하 리버뷰)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일부 개통됐다....
코퀴할라·씨-투-스카이 하이웨이 강설 경보
로어 메인랜드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주요 고속도로가 포함된 인근 지역에는 눈 예보에 따른 강설 경보가 발효됐다.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ECCC)는 수요일...
23일 오전 잇단 사고로 출근길 교통 큰 차질
엑스포라인 최장 중단··· ‘대체 노선’ 필요성
▲/translink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 아침, 메트로 밴쿠버 전역에서 발생한 잇따른 사고로 도로와 대중교통이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스카이트레인이 6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되며 교통...
▲가짜로 적발된 향수. /서울시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정상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된 브랜드 제품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 전부 가짜로 확인됐다.서울시는...
반지형 혈압계가 혈류 변화를 감지해 스마트폰에 혈압 보여줘
혈당∙기침∙심전도··· 스마트폰으로 기록·분석해 질병 징후 포착
고혈압 환자인 중견 회사 임원 김모(58)씨는 스마트폰 데이터를 보고 혈압약 복용 패턴을 바꿨다. 그는 저녁 회식 자리가 많아 음주가 잦았다. 술을 먹으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서, 야간 고혈압이 걱정돼 자기 전에 혈압약을 먹었다. 그러다 자신의 혈압...
AI 발전으로 정보 기반·효율적 쇼핑 가능
온라인 편리함에도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 선호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소바지들이 이번 연말 쇼핑 시즌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결제업체 비자 캐나다(Visa Canada)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연말 쇼핑...
GDP 3년만에 최대 폭 하락··· 목재·제조업 부진
4분기 역성장 우려··· 금리는 당분간 동결 전망
▲밴쿠버조선일보 DB 관세 압박 속에서 반등하는 듯했던 캐나다 경제가 다시 위축됐다.   23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캐나다 경제성장률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2022년...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