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젤렌스키 회담 뒤 3자 회동
영토 교환·안전 보장 놓고 담판
영토 교환·안전 보장 놓고 담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회담하고 있다. /The White House Flic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앞으로 2주 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종전 합의를 논의할 것”이라며 “그 회담 뒤 나를 포함한 3자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및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핀란드 등 주요 유럽국 정상들과 회담 뒤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도 조건 없이 푸틴과 만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미국이 안전보장에 참여하겠다는 중요한 신호를 받았고, 세부 사항은 10일 내 공식화될 것”이라고 했다.
푸틴-젤렌스키 만남이 성사되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첫 정상회담이 된다. 이를 통해 3년 6개월을 끌어온 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토 할양 범위, 우크라이나 주둔군 규모·성격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한 번의 회담으로 결론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젤렌스키와 단독 회담, 유럽 정상들과의 확대 회담 후 푸틴과 4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는 “푸틴도 해법을 찾고 싶어한다”며 “1~2주 안에 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이 중재한 푸틴과 젤렌스키 간 회담이 잘 풀리면 9월 중 세 정상이 함께 모여 평화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날 연쇄 회담은 영토 양보를 전제로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보를 약속한다는 지난 15일 트럼프와 푸틴의 알래스카 정상회담 결과를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로부터 사실상 추인(追認)받는 자리였다. 트럼프가 가져온 ‘빅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젤렌스키와 유럽 정상들은 그의 중재 노력을 추켜세우면서, 미국이 적극 개입하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과 유럽의 협상 참여, 우선 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토 교환 문제는 우크라·러시아 몫”
트럼프는 이날 연쇄 회담에서 “유럽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푸틴이 수용하겠다고 동의했다”며 “다만 현재 전선을 고려한 영토 교환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이건 매우 슬픈 이야기지만, 결국 젤렌스키와 푸틴이 협력해 내야 할 결정”이라고 못 박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공을 떠넘기며 ‘결과’를 요구한 셈이다.
젤렌스키는 트럼프 제안을 적극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며, 러시아에 대한 우회적 압박에 나섰다. 그는 연쇄 회담 후 백악관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어떠한 조건도 없이 만나야 한다”며 “영토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확실한 안전보장이 종전을 향한 출발점”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영토 문제와 안전보장 문제를 놓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을 예고한 셈이다.
푸틴은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해 직접적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는 다만 트럼프의 푸틴·젤렌스키 회담 제안을 받아들이는 듯하면서도, ‘푸틴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수용했다’는 트럼프 발언에 배치되는 입장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이날 “(푸틴과 트럼프 통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대표단의 협상 대표급을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편으로 “우크라이나에 나토 동맹국의 군대가 배치되는 모든 시나리오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했다. 나토가 아닌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30국 ‘의지의 연합’을 통해 안전보장군을 보내겠다는 방안마저 이들이 나토 회원국이란 이유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와 푸틴의 만남이 “한 걸음 전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으며, 그가 평화를 원한다는 점에 큰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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