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속 전기차 대안으로 떠올라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충전 인프라 구축이 주춤한 상황에서 충전 부담이 덜한 PHEV가 순수 전기차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PHEV는 내연기관인 엔진과 전기차의 모터·배터리가 모두 장착돼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모터가 주행 중에 엔진을 보조하는 데 그치지만, 보다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PHEV는 전기차처럼 모터가 주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모터만으로 최대 100km 안팎을 달리고, 그 이후엔 엔진으로 1000km 안팎을 더 달릴 수 있다. 순수 전기차(최대 700km 안팎)에 비해 충전 불편이 적은 것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충전하는 모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외부에서 전기를 끌어와 배터리를 충전해 모터를 구동하고, 기름을 주유해 엔진으로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불과 2~3년 전만 해도 PHEV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30km 안팎이어서 일반 하이브리드차에 가까운데, 가격은 1000만원 넘게 더 비싼 탓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PHEV 기술이 발전하며 모터만으로 100km 넘게 달릴 수 있는 차가 잇따라 출시됐다. 도심에선 전기차처럼 끌고 다니고, 장거리 주행도 원하면 가능하게 된 것이다. BYD(비야디) 등 중국 기업들이 2000만원 안팎 PHEV를 내놓는 등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다.
◇땅 면적 넓은 中·美가 선두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PHEV는 글로벌 시장에서 약 259만대 판매됐다. 작년 동기(약 165만대) 대비 57% 안팎 급증한 수치다. 반면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율은 각각 8%, 17% 수준에 그쳤다. 2022년 상반기만 해도 PHEV 판매량은 순수 전기차의 3분에 1에 그쳤는데, 올 상반기엔 절반 수준에 달했다.

그래픽=양인성
중국·미국처럼 국토가 넓어 긴 주행 거리를 필요로하는 시장에서 PHEV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에선 PHEV가 작년의 2배 가까운 약 191만대가 판매됐다. 글로벌 PHEV 판매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반기 기준 작년 62%에서 올해 약 74%로 올랐다. 미국에선 PHEV 판매량(약 16만대)이 20% 가까이 늘었다.
과거 PHEV는 내연차보다 비싸고, 배터리 용량이 순수 전기차보다 적다는 이유로 보조금도 적게 책정돼 가격에 이점이 적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최근 PHEV 기술 개발에 뛰어들면서, PHEV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BYD는 지난 5월 엔진 효율 개선한 새 PHEV 시스템을 적용해, Qin L과 Seal 06를 내놨다. 두 차 모두 2000만원 안팎이다. 지난 7월 체리자동차는 PHEV ‘풀윈 T10′이 충전·주유 없이 2100km 이상을 주행해 기네스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순수 전기차 보조금 줄며 PHEV 부상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의 징검다리로 PHEV에 주목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미국 빅3인 GM(제네럴모터스)은 2019년 PHEV를 단종했지만, 최근 전략을 수정해 2027년 새 PHEV 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전환에 상대적으로 늦은 수퍼카 업체들은 최근 전기차보단 PHEV를 먼저 출시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4월 자사의 첫 PHEV ‘우루스 SE’를 공개했다. 반면 전기차 완전 전환은 2028년 이후로 연기했다.
PHEV는 유럽에서도 전기차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PHEV와 전기차 보조금 모두 축소되는 추세인데, 보조금이 없는 상태에선 전기차보다 PHEV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던 독일에선 올 상반기 PHEV 판매(약 8만9000대)가 14% 가까이 늘었다.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 줄었다.
국내 상황은 좀 다르다. 2021년 정부가 PHEV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내수용 PHEV 생산을 중단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선 PHEV 수요가 분명히 확인되는데, 국내에선 가격 경쟁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P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자동차. 내연기관의 엔진과 전기차의 모터·배터리가 모두 장착돼 있다. 하이브리드는 모터가 주행 중에 엔진을 보조하는 기능이지만, PHEV는 모터가 전기차처럼 주행에 적극 개입한다. 하이브리드보다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 외부에서 전력을 끌어와 이를 충전한다. 모터만으로 최대 100㎞ 안팎을 달릴 수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이영관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
내년 加 금리, 동결 기조 이어간다
2025.12.26 (금)
CUSMA 재협상 변수로 경제 불확실성 지속
내년 중반기 ‘인하’, 하반기 ‘인상’ 가능성도
▲/Bank of Canada Flickr2026년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금리 인하 기대가 컸지만, 무역 변수와 경제 불확실성이...
|
|
써리 주유소서 여성, 경찰차에 치여 숨져
2025.12.26 (금)
독립 경찰 조사 기관 수사 착수
▲/IIO 성탄절인 25일 오전, 노스 써리의 한 주유소에서 한 여성이 경찰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독립 경찰 조사 기관(IIO)이 수사에 나섰다. 써리경찰(SPS)에 따르면 이날 오전...
|
|
“박싱데이 밴쿠버공항 교통혼잡 주의”
2025.12.26 (금)
박싱데이·주말, 캐나다라인 이용 권고
▲/McArthurGlen Vancouver 밴쿠버 국제공항(YVR)이 26일(금) 박싱데이와 주말 동안 공항을 오가는 차량 통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용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YVR은 공항...
|
|
한 해를 돌아본다··· 2025년 결산 캐나다 10대 뉴스
2025.12.26 (금)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마무리하며 한 해 동안 캐나다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한 페이지에 담았다. 다양한 이슈가 가득했던 2025년을 되돌아본다.트뤼도 사임과 카니 시대...
|
|
만성질환 90kg 캐나다 여성, 79세 ‘근육녀’로···비결은?
2025.12.26 (금)
▲캐나다의 79세 여성이 71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해 30kg 이상 감량한 사연이 전해졌다./비즈니스 인사이더캐나다의 79세 여성이 71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해 30kg 이상 감량한...
|
|
9세·32세·66세·83세··· 뇌는 네번 급변한다
2025.12.26 (금)
英 연구진이 밝힌 발달 주기
우리는 흔히 스무 살만 넘겨도 뇌 성장이 멈추고 이후부터 늙고 퇴화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영국 대학 연구진이 뇌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로 분석해 봤더니 이런 상식을 깨는 결과가...
|
|
2025년을 화려하게 빛낸 밴쿠버 ‘신상 맛집’은 어디?
2025.12.26 (금)
올해 밴쿠버의 미식 트렌드 이끈 레스토랑 6곳
2025년 밴쿠버의 외식업계는 불경기와 고물가라는 거친 풍랑 속에서도 다양한 신규 식당들을 추가하며 미식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여러 문화가 조합된 밴쿠버 시장을 공략하기...
|
|
대장균 우려로 리콜 된 ‘피자팝’··· 환자 속출
2025.12.24 (수)
페퍼로니+베이컨 등 일부 제품
캐나다 전역서 23명 환자 확인
▲대장균 오염 가능성으로 리콜된 피자팝 페퍼로니+베이컨 / CFIA 캐나다의 국민간식인 피자팝(Pizza Pops)이 대장균(E. coli) 오염 우려로 리콜된 가운데, 이와 관련한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
|
캐나다, ‘일회용 플라스틱 수출 금지’ 잠정 중단
2025.12.24 (수)
“경제적 파급에 비해 환경적 성과 크지 않아”
캐나다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는 유지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정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올해 말 시행 예정이었던 일회용 플라스틱 수출 금지 조치를 잠정 중단했다. 연방정부는 일회용 플라스틱 수출...
|
|
새 리버뷰 브릿지 일부 개통··· 북쪽 차로 오픈
2025.12.24 (수)
패툴로 브릿지도 양방향 통행 가능
▲24일 일부 구간 개통된 새 브릿지(왼쪽). /BC Government 오랜 지연 끝에 패툴로 브릿지를 대체하는 새 브릿지 ‘stal̕əw̓asəm’(이하 리버뷰)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일부 개통됐다....
|
|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 지역’ 눈 예보
2025.12.24 (수)
코퀴할라·씨-투-스카이 하이웨이 강설 경보
로어 메인랜드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주요 고속도로가 포함된 인근 지역에는 눈 예보에 따른 강설 경보가 발효됐다.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ECCC)는 수요일...
|
|
연휴 앞 교통 대란··· 스카이트레인 6시간 셧다운
2025.12.24 (수)
23일 오전 잇단 사고로 출근길 교통 큰 차질
엑스포라인 최장 중단··· ‘대체 노선’ 필요성
▲/translink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 아침, 메트로 밴쿠버 전역에서 발생한 잇따른 사고로 도로와 대중교통이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스카이트레인이 6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되며 교통...
|
|
“어쩐지 너무 싸더라”··· 알리·테무 ‘짝퉁 천국’
2025.12.24 (수)
▲가짜로 적발된 향수. /서울시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정상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된 브랜드 제품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 전부 가짜로 확인됐다.서울시는...
|
|
스마트폰 얕보지 마세요, 손에 쥔 ‘최초의 병원’입니다
2025.12.23 (화)
반지형 혈압계가 혈류 변화를 감지해 스마트폰에 혈압 보여줘
혈당∙기침∙심전도··· 스마트폰으로 기록·분석해 질병 징후 포착
고혈압 환자인 중견 회사 임원 김모(58)씨는 스마트폰 데이터를 보고 혈압약 복용 패턴을 바꿨다. 그는 저녁 회식 자리가 많아 음주가 잦았다. 술을 먹으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서, 야간 고혈압이 걱정돼 자기 전에 혈압약을 먹었다. 그러다 자신의 혈압...
|
|
연말 지갑 열렸다··· 加 소비자, 쇼핑 지출 증가
2025.12.23 (화)
AI 발전으로 정보 기반·효율적 쇼핑 가능
온라인 편리함에도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 선호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소바지들이 이번 연말 쇼핑 시즌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결제업체 비자 캐나다(Visa Canada)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연말 쇼핑...
|
|
계속되는 불확실성··· 경제 다시 ‘주춤’
2025.12.23 (화)
GDP 3년만에 최대 폭 하락··· 목재·제조업 부진
4분기 역성장 우려··· 금리는 당분간 동결 전망
▲밴쿠버조선일보 DB 관세 압박 속에서 반등하는 듯했던 캐나다 경제가 다시 위축됐다. 23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캐나다 경제성장률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2022년...
|
|
‘대마초 합법’ 캐나다, 음주 운전 늘었다던데··· 왜?
2025.12.23 (화)
▲/ICBC대마초를 합법화한 캐나다에서 음주·약물 관련 교통 위반이 증가했지만 ‘대마 합법화의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캐나다 브록대 연구팀은 2018년, 캐나다에서...
|
|
노스써리 RV차량에서 화재··· 2명 사망
2025.12.22 (월)
노스써리에서 발생한 레크리에이션 차량(RV) 화재로 2명이 숨졌다. 써리경찰(SPS)에 따르면, 21일(일) 밤 9시경 노스써리 102애비뉴 12200블록 인근에서 RV 차량에 불이 났다. 이 화재로...
|
|
밴쿠버 강풍주의보··· BC 페리 일부 운항 취소
2025.12.22 (월)
오늘 밤까지 최대 시속 90km 강풍
▲/BC Hydro광역 밴쿠버 일부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됐다. 22일 오전 기상청은 써리, 랭리, 리치몬드, 델타 등 광역 밴쿠버 남부와 선샤인 코스트에 강풍주의보를 발령했다. ...
|
|
감기일까? 겨울철 나타나는 ‘면역력 이상 신호’ 5
2025.12.22 (월)
▲/Getty Images Bank추위 탓으로 여겼던 신체 증상들이 건강 이상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 영국 영양치료사 에린 빌조엔 박사가 ‘데일리메일’에 ‘겨울에 흔한 면역 이상 증상'을...
|
|
|










이영관 기자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