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공무원을 대거 해고하는 등 거친 행보를 보이자 그에게 반발하는 안티[反]-머스크 시위가 온·오프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9일 밤 워싱턴주(州) 시애틀의 한 차량 보관소에서 테슬라 ‘사이버 트럭’ 네 대가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불타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7일엔 오리건주 포틀랜드 외곽의 한 테슬라 매장을 겨냥한 총격도 발생했다. 지난 3일 보스턴 외곽에선 테슬라 충전소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테슬라 관련 시설에 대한 최소 12건의 폭력 사태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 곳곳의 테슬라 매장 앞에선 안티-머스크 시위대가 테슬라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테슬라 타도(#TeslaTakedown)’이란 해시태그를 내건 온라인 시위도 조직 중이다. 머스크는 차량 방화 사건이 민주당 관련 단체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X에 공유하고 “이건 미친 짓”이라고 썼다. 머스크 및 테슬라에 대한 공격은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에게 거액을 지원한 그가 지난 1월 20일 ‘트럼프 2기’ 출범 후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반발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DOGE 주도로 국제개발처·소비자보호청 등에서 연방 공무원 약 10만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결정에 깊이 관여하면서 ‘혁신 기업가’라는 머스크의 기존 이미지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치인’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트럼프 골수 지지자를 제외하면 실물 전동톱을 휘두르며 “정부의 비효율을 다 잘라버리겠다”는 머스크의 좌충우돌 행태에 거북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상장한 기업의 CEO가 과도한 정치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선 ‘오너(owner·사주) 리스크’의 표본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AP는 “우파 정치에 깊이 관여하는 머스크의 행동은 자동차 소비자들을 외면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테슬라 주식의 폭락을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10일에 15.4% 하락해 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기준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정권 실세 머스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 479달러까지 치솟았던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취임 후 50일 동안 머스크가 보인 과도한 정치 행보에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은 테슬라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친환경 차로 각광받으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구매한 테슬라엔 ‘일론이 미쳐버리기 전에 산 겁니다(I bought this before Elon went crazy)’란 범퍼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이다. 미 전역의 테슬라 매장 앞에서도 시위가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테슬라 매장 앞에선 지난 9일 ‘일론 추방’ ‘테슬라를 보이콧(불매)하라’ 같은 팻말을 든 시위대가 머스크를 비난하는 집회를 했고 앞서 지난 3일엔 조지아주 디칸투어의 테슬라 매장 앞에서도 100여 명의 시위대가 몰려가 머스크의 독선적 ‘톱질’ 행태를 비난했다. BBC는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 탓에 미 전역의 테슬라 매장과 (전기차 충전) 시설이 시위 및 기물 파손 위험에 직면했다. 일부 테슬라 소유자는 머스크에게 분노해 자신의 차량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판매량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뉴욕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대도시에서 판매량 하락세가 가파르다. 해외 판매량도 급감 중이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머스크가 지난달 총선에서 극우 정당을 지지하며 정치 개입 논란이 일었던 독일에서는 지난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테슬라 공장 2월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하며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AP는 “환경을 생각하며 진보적인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은 한때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머스크의 말에 매료돼 테슬라를 많이 구매해 왔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는 전 세계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접속이 중단되는 등 장애가 발생했다. 머스크는 미 언론에 “우크라이나 IP(인터넷 주소)로부터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X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와 정상회담에서 입은 군복을 조롱해 비판을 받았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은 그가 극우 성향 정당을 주로 지지하며 ‘주제 넘는 정치 개입’을 보인 유럽에서 특히 적나라하게 분출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광장엔 머스크의 인형이 거꾸로 매달렸고 독일 베를린 외곽의 테슬라 공장엔 팔을 쭉 뻗어 ‘나치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을 일으킨 머스크의 이미지가 걸렸다. 영국 런던의 일부 버스 정류장엔 머스크가 테슬라 전기차에 올라타 나치 경례를 하는 모습과 함께 ‘3초 만에 0부터 1939까지’ ‘테슬라, 스와스티카(swasticar)’라는 문구를 그려 넣은 포스터가 붙었다. 1939년은 나치가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 연도고 ‘스와스티카’는 나치 독일의 문양을 뜻하는 ‘스와스티카(swastika)’의 끝 음절(ka)을 차를 뜻하는 ‘카(car)’로 변형한 것이다. 안티-머스크 단체인 ‘모두가 일론을 증오한다(Everyone Hates Elon)’가 제작했다.
선출되지도 않았고 인사 청문회도 안 거친 머스크가 트럼프 최측근이 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감이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달 첫 내각회의에서 J D 밴스 부통령보다 머스크에게 먼저 발언권을 줬고, 이달 초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와 해외 정상들의 통화에 함께 참여하거나, 트럼프와 회담하러 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트럼프에 앞서 독대하는 등 ‘공동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트럼프 1기(2017~2021년) 백악관에서 수석 전략가를 맡았던 MAGA 진영의 핵심 인물인 스티브 배넌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를 최근 “기생충 같은 불법 이민자”라고 부르며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공화당 내부의 권력투쟁”이라고 했다. 민주당 역시 “아무도 일론을 뽑지 않았다” “머스크가 (권력을) 훔쳤다” 같은 피켓을 앞세워 장외 시위를 하고 있다. 민주당의 돈 베이어 하원 의원은 지난달 “머스크는 사람들의 감정을 무시하고 공감 능력도 없다. 머스크는 (오히려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좋은 악당”이라고 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최근 경영 악화와 관련 “대단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음을 안다. (DOGE 일을) 1년은 더 하겠다”라고 했다. 여러 논란에도 트럼프의 ‘머스크 사랑’은 아직 견고해 보인다. 트럼프는 10일 소셜미디어에 “머스크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내일 새 테슬라 차량을 사겠다”라고 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워싱턴=박국희 특파원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美, 캐나다산 버섯에 최대 5% 관세
2026.05.14 (목)
정부 보조금 문제 삼아 추가 관세 부과
캐나다 농업계 “무역 갈등 확산 우려”
미국 정부가 캐나다산 신선 버섯에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ies)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캐나다 농업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향후 북미 농산물 전반으로 무역 갈등이...
|
|
리치먼드 경찰, 소매점 절도 특별 단속으로 15명 체포
2026.05.14 (목)
미성년자 3명도 체포돼··· 10명은 절도 혐의로 기소 권고 예정
▲ /Getty Images Bank 리치먼드 RCMP가 지난 4월 20일 하루 동안 진행된 소매점 절도 특별 단속으로 용의자 15명을 체포했다.이는 리치먼드 시내 중심가의 재산 범죄를 단속하기 위한 경찰의...
|
|
캐나다, 한타바이러스 노출자 26명 추적
2026.05.14 (목)
확진자와 같은 항공편 승객들 ‘저위험군’ 분류
보건당국 “고위험 접촉자 9명은 자가격리 중”
캐나다 보건 당국이 한타바이러스(hantavirus) 확진자와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26명에 대해 증상 모니터링에 나섰다. 이들은 감염 위험이 낮은 ‘저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예방적...
|
|
카니 “전기요금 낮추고 전력망 키운다”
2026.05.14 (목)
2050년까지 전력망 두 배 확대 추진
1조 달러 투자··· 13만 개 일자리 전망
▲/Mark Carney FB마크 카니 총리가 전기요금 부담 완화와 대규모 전력망 확충을 골자로 한 새 청정전력 전략을 발표했다. 연방정부는 2050년까지 캐나다 전력망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고, 이를...
|
|
‘유통기한’ 라벨, 120억 불 음식물 쓰레기 주범?
2026.05.14 (목)
‘소비기한’과 구별해야··· 버린 음식 중 41% 이상 재활용 가능
▲ /Getty Images Bank캐나다 전역의 푸드뱅크가 기록적인 수요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기한(best before)” 표시 혼란으로 멀쩡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수십억 달러가 버려지고 있다는...
|
|
캐나다인, 비용 상승에도 여행은 포기 못 해
2026.05.14 (목)
10명 중 9명, 여행 계획 있어··· 92%는 국내 여행 선호
▲ /Getty Images Bank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은 교통비 상승과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올해 여행 계획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용 절감을 위해 국내 여행을 선호할...
|
|
[AD]메트로타운 신규 프리세일, 개발사 ‘파격 특별가’ 한정 공급
2026.05.14 (목)
개발사 특별 프로모션 적용··· 한정 10세대 공급
2028~2029년 완공 예정··· 교통·생활 편의 강점
버나비 메트로타운 지역에서 추진 중인 신규 프리세일 콘도 프로젝트가 한정 특별 프로모션 가격을 공개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번 프로젝트는 메트로타운 중심 입지에 들어서는 대형...
|
|
BC주, 기술직 양성에 3년간 수억 불 투자
2026.05.13 (수)
수요 높은 기술직 교육·훈련 확대
최대 5000개 신규 교육 정원 마련
BC주 정부가 숙련 기술직 인력 양성을 위해 향후 3년간 2억41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수천 명의 주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진입 기회를 제공하고,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인력...
|
|
캐나다서 오젬픽·위고비 집으로 배송받는다
2026.05.13 (수)
렉솔, 자택 배송 서비스 시작
▲비만 치료제 위고비. / 노보 노디스크캐나다 약국 체인 렉솔(Rexal)이 비만·당뇨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리벨서스(Rybelsus)의 자택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의약품...
|
|
‘2026년도 캐나다 한인회 총연합회 정기총회 및 워크숍’ 성료
2026.05.13 (수)
동포 권익 신장 등 현안 논의··· 현 총연회장 재신임으로 임기 연장
2026▲ 2026년도 캐나다 한인회 총연합회 정기총회 및 워크숍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BC 밴쿠버 한인회2026년도 캐나다 한인회 총연합회 정기총회 및 워크숍이 8일부터 9일까지...
|
|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 아직 갈 길 멀어
2026.05.13 (수)
모더나, 고려대와도 백신 개발 중··· 대규모 발생 징후는 없어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MV 혼디우스 크루즈선에서 노출된 캐나다인 4명이 현재 전국 각지에서 자가격리 중인 가운데, 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접종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
|
디지털 사기꾼들, 사기 표적으로 캐나다인 선호해
2026.05.13 (수)
사기 시도 의심률 11.9%, 세계 평균 8.1%보다 높아
AI 기술로 더 교묘해져··· 개인 정보 제공하지 말아야
▲ /Getty Images Bank최근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트 플랫폼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디지털 사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응답한 캐나다인의 수가 세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
BC주, 갈취 사건 감소했다
2026.05.13 (수)
갈취범 처벌에 큰 진전 보여··· 현재도 36건의 수사 진행 중
▲ /Getty Images BankBC주 공공안전부 장관은 최근 몇 달 동안 주 내 갈취 사건 발생 건수가 감소했지만, 정부의 최우선 공공안전 과제는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니나...
|
|
써리에서 폭행 사건으로 6명 입원
2026.05.13 (수)
5명은 중태··· 면식범 소행 추정
▲ /Getty Images Bank써리 경찰청(SPS)은 12일 저녁에 수십 명의 경찰관과 응급 구조대가 133A번가와 89번가 인근 주택에서 발생한 여러 사람 간의 폭행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출동했다고 밝혔다.BC...
|
|
캐나다인, 지금은 개인 파산 중?
2026.05.12 (화)
2009년 이후 최고치 기록··· 작년 동기 대비 8.5% 증가
▲ /Pexels캐나다인의 소비자 파산 건수가 2009년 초 이후 올해 1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캐나다 파산 및 구조조정 전문가 협회(CAIRP)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3만7121명의 캐나다인이...
|
|
BC주, 목재 활성화 위해 1670만 불 지원
2026.05.12 (화)
FII, 투자금 대부분 부담··· 수요 증가 위한 노력에 사용
▲ /Pexels라비 파르마르 BC주 산림부 장관이 11일 BC주 목재의 무역 다변화 및 국내외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167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파르마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BC주...
|
|
써리 10대 청소년 2명, 총격 사건으로 사망
2026.05.11 (월)
모두 현장에서 사망··· 아직 용의자 특정 못 해
▲ Surrey Police Homepage2명의 10대 청소년이 10일 밤 써리의 뉴턴 지역 지하 주차장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써리 경찰(SPS)은 써리의 언윈 공원 인근 133B번가에서 오후...
|
|
지정학적 긴장, 캐나다 경제 발목 잡나
2026.05.11 (월)
응답자 82% 가장 큰 위기로 여겨···
물가 잡기 위해 금리 인상할 수도
캐나다 중앙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정학적 긴장이 무역 갈등보다 캐나다의 경제 생산성에 더 큰 위험 요소로 여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란과의 전쟁이 두 달 넘게...
|
|
BC 플레이스 월드컵 경기장, 마무리 작업 한창
2026.05.11 (월)
6월 13일 호주와 터키 첫 경기 열려··· 개보수에 총 1억4600만 불 들어
▲ /Getty Images BankFIFA 월드컵 개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현재 BC 플레이스의 잔디 설치를 포함한 경기장 개보수 공사가 거의 완료됐다.크리스 메이 경기장 총괄 매니저는 기자회견에서...
|
|
“안전하다”던 전자담배, ‘발암 특성’ 모두 갖췄다
2026.05.11 (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연초)의 안전한 대안으로 여겨져 왔으나 장기적으로는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자담배 에어로졸에서 발암물질 핵심 특성이 모두 발견됐으며 사용자...
|
|
|












워싱턴=박국희 특파원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