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캐나다는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곳” 응수
한 백인 중년 남성이 시크교도인 NDP 자그밋 싱 대표에게 “터번(turban)을 벗어라”고 이야기 한 것이 화면에 포착됐다.
지난 2일 오전 불어 민영 방송사 TVA가 주최하는 4당 대표 토론회를 위해 몬트리올을 찾은 싱 대표는 아내와 함께 인근 한 마켓에서 유세 활동을 하던 중 한 중년남성과 마주쳤다. 둘은 악수와 함께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이후 이 남성은 싱 대표에게 다가가 “캐나다인처럼 보이려면 지금 쓰고 있는 터번을 벗으세요(You should really cut your turban off).” 라고 속삭였다.
싱 대표는 당황하지 않고 이 남성의 어깨를 두드리며 “캐나다인이라면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캐나다의 장점이죠”라고 대답했다. 이 남성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따라야 하는 법이죠”라고 응수하자 싱 대표는 “이곳은 캐나다입니다.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죠.”라고 대답하고 자리를 떴다.
이 모습은 여러 언론사를 통해 포착됐고 빠르게 유포돼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싱 대표는 이 일이 벌어지기 직전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캐나다에서 자라오면서 여러 종류의 차별을 평생 경험했다고 인정했다는 것이다.
인도 펀자브(Punjab)출신의 부모로부터 태어난 싱 대표는 시크교도로 본인 신앙의 표시로 터번을 착용하고 있다. 싱 대표는 총선을 이끄는 첫 유색인종 캐나다 유력 정당 대표이다.
싱 대표는 그 사건이 일어난 후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바꿔야 한다고들 하죠. 하지만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지금 본인의 모습을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싱 대표가 방문한 퀘벡은 판사, 교사, 경찰과 같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업무 중 터번이나 히잡 같은 종교 의상을 입지 못하게 하는 법안(Bill 21)이 지난 6월부터 도입돼 퀘벡은 물론 전국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싱 대표는 이 법안에 대해 꾸준히 반대의 소리를 내고 있지만, 총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 법안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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