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에 美경제 역풍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관세 전쟁 이후 처음으로 “두렵지 않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대미 관세도 125%로 상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1일 베이징을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회담에서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세계를 거스르는 행동은 결국 자기 고립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무차별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경제 질서를 ‘정상화’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이 점점 어긋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70여 국에 상호 관세를 유예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여전히 달러화와 미 국채 등 세계 최고의 안전 자산 대접을 받아온 미국의 주요 금융 자산을 팔아 치우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신호도 요란하다. 관세 전쟁의 방아쇠를 당겨도 미국 경제는 견고하게 굴러갈 것으로 봤던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빗나간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유로·엔·파운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1일 장중 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전쟁을 선포한 지난 3일 이후 달러 가치 하락 폭은 3%에 달한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으로 달러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5%까지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관세 전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미국 정부가 부족한 세금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국채를 더 많이 찍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유예한 다음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 국채 투매 행렬은 줄지 않았다.
관세 전쟁 유예에 따른 글로벌 주식시장의 희열도 하루를 넘지 못했다. 10일 미 주식시장에서 S&P500지수는 3.5% 다시 하락했다. S&P500지수는 관세 전쟁 선포 후 총 7% 떨어졌다. 외환·채권·주식시장에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앞으로도 최고의 투자처가 될지 투자자들이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세계가 ‘셀 아메리카’… 美 증시 -7%, 달러 가치 -3%, 국채값 -9%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관세 전쟁이 미국의 무역과 재정의 쌍둥이 적자를 해소하고 제조업을 부활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많은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라는 경고를 무시해왔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고,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며, 기업의 투자를 감소시켜 결국 경기 침체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해왔다.
10일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사업가를 하던) 40년에 걸쳐 굳어진 관세에 대한 자신만의 이론을 갖고 있었고 자신의 직감과 충돌하는 데이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직감에 맞지 않는 통계 자료가 제시될 때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해줄 다른 정보를 찾아오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의 경고나 과학적 통계보다 직감에 근거했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시장 견고” 오판
피아를 가리지 않는 관세 전쟁은 글로벌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선포한 뒤 미국 국채 10년물의 가치는 9.5% 떨어졌다. 반대로 독일 국채 10년물의 가치는 3.3% 올랐다. 같은 기간 달러화의 가치는 3% 떨어졌지만,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4.3% 올랐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미국이 자국을 지켜준다는 전제하에 사들여 놓았던 미국 자산이 다시 각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고집은 견고했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일요일이던 지난 6일 “월요일 시장이 개장하면 ‘블랙 먼데이’ 가능성이 있으니 상호 관세 발효일인 9일 이전에 다른 나라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고통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물가 안정 가능” 오판
10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3월 소비자물가가 2.4% 상승했다고 발표하자 트럼프는 자신의 SNS에 “예상보다 물가가 낮다”고 반색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물가를 뜯어보면 휘발유 가격이 6.3% 내리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항공 예약 감소를 반영, 항공 요금은 2월 4% 떨어진 데 이어 3월에도 -5.3%를 기록했다.
들썩이는 물가는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는 이달부터 지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미국 마트에서 화장지 사재기 바람이 불고 있다고 보도한다. 화장지의 원료 펄프가 대부분 캐나다산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클라트 워싱턴주립대 교수는 “트럼프 관세 정책이 중산층에게 가장 큰 세금 인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관세 전쟁은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를 수반한다. 매슈 왓슨 영국 워릭대 교수는 “트럼프의 관세에 대해 중국 등 다른 나라들도 보복 관세를 도입하게 되면, 미국 기업들은 수출이 줄어들고 생산과 고용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 모델이 이달 초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2.9%(연율)로 전망하는 이유다. JP모건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0.3%로 낮추는 등 미국 투자은행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중국이 협상 서둘 것” 오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는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어떻게 협상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다”지만 실상은 반대라는 것이다. 독일의 중국 전문 싱크탱크인 메릭스의 수석 경제 분석가 제이컵 건터는 CNN에 “시진핑은 중국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과 장기적으로 투쟁을 할 것으로 보고 상당히 광범위하게 준비해왔다”며 “시진핑은 도전을 받아들였고 중국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화를 원했지만 오히려 중국이 더욱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 측에서는 중국 정부에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분명히 전했지만 중국에서 여러 차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협상 대신 중국은 ‘결사항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진핑 주석은 “70여 년 동안 중국의 발전은 늘 자력갱생과 고된 투쟁을 통해 이뤄졌고, 그 누구의 시혜에도 의존하지 않았기에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는 이날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상향하면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계속 부과한다면 중국은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했다. 어차피 현재 세 자릿수 관세로 정상적인 교역이 어렵기 때문에, 더 이상의 관세율 상향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더 이상 대중 관세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나온 중국의 반응이라, 중국 또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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