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 술꾼은 버번 없이도 살 수 있을까?

김지호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3-14 08:40


100년 전, 금주법 시대에 미국은 캐나다 위스키를 밀수하기 바빴다. 그리고 지금, 캐나다는 미국산 위스키를 거부하며 국산품을 선택하고 있다. 시대가 변했지만 위스키를 둘러싼 긴장은 여전하다.


캐나다에서 ‘미국산 위스키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온타리오와 BC주 일부 매장에서는 미국산 주류를 철거하는 조치도 이루어졌다. 미국산 위스키를 놓던 자리에는 캐나다산 제품 구매를 독려하는 입간판이 보인다.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캐나다 국민의 반발이 커진 것이다.

2025년 3월 캐나다 주류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가 수입한 미국산 위스키의 총량은 약 3200만 리터였다. 올해는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불매운동을 넘어 캐나다 위스키의 자립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평소 달콤하고 묵직한 미국 프리미엄 버번을 즐기던 소비자들이 캐나다 위스키에 적응할 수 있을까?

캐나다 위스키는 미국보다 규정이 유연하지만 법적 기준을 갖추고 있다. 먼저 캐나다에서 생산돼야 한다. 용량 700리터 이하의 오크통에서 최소 3년 숙성돼야 하고 알코올 도수가 40도를 넘어야 한다. 문제는 원료에 제한이 없다는 점. 미국 버번이 첨가물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 달리, 캐나다 위스키는 9.09%까지 다른 주류나 향료를 넣을 수 있다. 술맛만 좋으면 문제 되지 않는 셈이다.

규정이 자유로워 다양한 형태의 위스키가 탄생하지만, 브랜드마다 품질 차이가 크고, 제품 간 일관성이 부족한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미국 버번은 반드시 51% 이상의 옥수수를 포함하고 새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하는 등 기준이 엄격하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한다.

캐나다 위스키를 대표하는 앨버타 프리미엄(Alberta Premium) 캐스크 스트렝스(왼쪽). 오른쪽은 미국산 버번인 납크릭 18년. /김지호 기자
캐나다 위스키를 대표하는 앨버타 프리미엄(Alberta Premium) 캐스크 스트렝스(왼쪽). 오른쪽은 미국산 버번인 납크릭 18년. /김지호 기자

캐나다 위스키의 대표 격인 라이 위스키(Rye Whisky)는 버번과 차이가 있다. 라이 위스키는 호밀을 주원료로 강한 스파이시함과 풀이나 허브 계열의 풍미가 두드러진다. 달콤한 캐러멜과 바닐라 향이 강조되는 버번과 비교하면 개성이 뚜렷하다. ‘위스키계의 민트초코’랄까. 처음에는 낯설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묘한 매력이 있다. 자꾸 생각나는 맛이다. 대표적으로 앨버타 프리미엄, 로트 40 등이 있다. 앨버타 프리미엄(Alberta Premium) 캐스크 스트렝스는 100% 캐나다산 라이로 만든 위스키로, 알코올 도수가 60도가 넘는다. 강한 스파이스와 바닐라, 풀 같은 풍미가 짙다. 블렌디드 위스키로는 크라운 로열이 대표적이다.

캐나다 위스키가 버번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버번의 바닐라와 캐러멜 풍미, 묵직한 질감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기 때문이다. “버번 없이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 일어나는 이 움직임은 단순한 불매운동이 아니라 캐나다 위스키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예고하는 신호탄일지도 모른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수리비·인건비 등 보험료 상승 견인
▲/gettyimagesbank캐나다에서 자동차 보험료가 팬데믹 이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험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최근 몇 년간 차량...
소비자들 높은 생활비에 ‘저가품 쇼핑’
▲/Getty Images Bank높은 생활비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늘면서, 저가 소매업체 달러라마(Dollarama)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라마는 올해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년 1월 15일까지··· 무료 또는 할인 혜택
▲/Banff National Park캐나다 정부가 여름 시즌 큰 호응을 얻었던 ‘캐나다 스트롱 패스(Canada Strong Pass)’를 겨울 시즌에도 다시 시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12월 12일(금)부터 2026년 1월...
12/15부터 12/23까지 총 9일간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메트로 밴쿠버 지역 코스코(Costco) 매장이 연장 영업일을 추가하며 고객 편의를 강화한다.지난달 코스코는 지역 내 창고형 매장 일부에서 3일간 운영 시간을...
남서부 사태 확산··· 주정부 추가 대피 명령
美 워싱턴주도 피해 확산··· 추가 폭우 예보
▲/Washington State Department of Transportation대기천 현상이 몰고 온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며 지역 전반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BC 남서부는 여전히 홍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정부는...
확진 사례 중 99%가 A형 독감
고령자·어린이 각별한 주의 필요
▲/gettyimagebank연말 연휴가 다가오면서 캐나다 전역에서 독감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연방 보건 당국은 A형 독감과 관련한 확진 사례와 집단 발생, 입원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등 40여국 대상··· “방대한 개인 정보 목록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앞으로 미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5년 치 소셜미디어 기록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
12월 내내 BC 전역서 단속 캠페인
▲지난주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진행된 음주운전 집중 단속에서 한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BC Highway Patrol 연말 시즌을 맞아 진행된 음주운전 집중 단속에서 하루 만에 200명에 가까운...
1월 1일부터 적용··· 11.1% 인상
▲/gettyimagesbankBC주 천연가스 요금이 내년부터 상당 폭 오를 전망이다.BC주 일대에 난방용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포티스BC(FortisBC)는 오는 1월 1일부터 평균 주거용 가스 요금을 11.1%...
관세 여파에도 경기 반등·노동시장 개선 뚜렷
동결 기조 이어갈 듯··· 무역 불확실성은 변수
▲/Bank of Canada Flickr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중앙은행은 10일 오전 열린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익일물 레포 금리를 2.25%로...
탈모 일러스트. /조선DB이탈리아 제약사 코스모파마슈티컬스는 최근 개발한 남성형 탈모 신약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남성형 탈모 약물 성분은...
조종사 파업 몇 시간 앞두고 극적 합의
▲/Getty Images Bank 에어트랜젯(Air Transat)과 조종사 노조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파업을 피하게 됐다.   750명 이상의 조종사를 대표하는 노조 ALPA는 9일 저녁 사측과 잠정 합의에...
혼잡 완화 위해··· 1월부터는 주말·공휴일만
▲Mount Seymour Park / BC Parks노스 밴쿠버에 위치한 시모어 마운틴 파크(Mount Seymour Park)를 방문하려면 이번 겨울부터 낮 시간대 이용 가능한 주차 패스(Day-use pass)를 예약해야 한다. 9일...
토론토 전국 1위··· 2~5위 BC주 도시
토론토가 올해도 오르킨 캐나다(Orkin Canada)가 발표한 전국 ‘최다 쥐 출몰 도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불명예를 안았다. 해충 방제 업체인 오르킨 캐나다는 2024년 8월...
화요일 밤부터 수요일 밤까지 강한 비
▲/Getty Images Bank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 대부분 지역에 강우주의보가 발령됐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화요일(9일) 밤부터 수요일(10일) 밤까지 BC주 남서부 해안 지역에 큰 비가...
가정폭력 살인은 무조건 1급 살인으로 분류
아동 성착취물 범죄자 최소 징역형 상향 조정
▲/Getty Images Bank 연방정부가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 그리고 성착취 위험에 노출된 아동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션 프레이저 연방 법무장관은 9일 성명을 통해, 피해자...
‘stal̕əw̓asəm 브릿지’··· 영어명은 ‘리버뷰’
이달 24일 부분 개통 후, 내년 2월 전면 개통
▲8일 마이크 판워스 BC 교통부 장관이 24일 부분 개통을 앞두고 있는 stal̕əw̓asəm 브릿지 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BC Government 기존 패툴로 브릿지(Pattullo Bridge)를 대체할 새 교량이...
고급차 대신 실용적 차량 선호도 높아
포드 F-150, 도요타 RAV4 등 인기
▲/Getty Images Bank 관세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캐나다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격과 실용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최대 자동차...
입원 24명··· 이란산 제품 섭취 주의
▲/gettyimagesbank캐나다 공중보건청(PHAC)이 피스타치오 및 피스타치오 함유 제품과 관련된 살모넬라 식중독 발생 상황을 업데이트했다. 이번 집계에서는 6개 주에서 총 155건의 확진 사례가...
수요일 자정부터 파업··· 항공편 점진적 중단
임금·처우개선 두고 줄다리기… 연말 대란 우려
▲/Getty Images Bank 몬트리올 본사의 항공사 에어트랜잿(Air Transat) 조종사 노조가 수요일부터 파업을 예고하면서, 일부 항공편이 취소되기 시작됐다.   7일 에어트랜잿 측은 700명의 소속...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