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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보다 반발자국 빨리 움직여야”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1-21 16:24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한국상품 통하려면 “트렌드보다 반발자국 빨리 움직여야”

한류문화 흐르려면 “고유문화 긍지 갖고 알리기에 힘써야”

양국보 코트라 밴쿠버KBC 센터장은 한국제품이 현재에 안주해있으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부임한 후 각계 인사를 만나며 한국 상품의 캐나다 국내 흐름을 파악한 결론이다.  “한국제품이 트렌드보다 반발자국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한 발자국 나가면 시장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발을 맞추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고, 뒤로 처지면 결국 밀려날 수 밖에 없지요”

시장 트렌드 파악이 중요한 문제다. 양 센터장은 한국제품이 6가지 분야에서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수출∙수입을 손쉬운 사업으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돈 안들이고 무역을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무역도 전문적인 노하우와 자본이 필요합니다. 친구가 취급하는 물건을 팔아보겠다 정도로는 곤란하죠”

캐나다 판로개척에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놓치는 부분을 물었다. “유통망을 잡고 거기를 뚫을 자본이 있어야 합니다. 간혹 상품만 들고 와서 코스코 같은 대형유통업체를 뚫겠다는 분이 있습니다. 그냥 샘플만 보여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판촉 전시나 매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한 매장도 아니고 수 백 군데에 그런 매대를 갖추려면 비용이 얼마겠습니까? 이런 초보적인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양국보 코트라 밴쿠버KBC 센터장 >

캐나다 시장의 매력을 물었다. “캐나다는 미국과 소비성향이 비슷하고, 또 영어권이 주를 차지하는 복합언어 시장이란 점도 미국과 같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보다 시장 규모가 작습니다. 즉 캐나다는 미국보다 적은 투자로 시장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테스트베드로 미국보다 리스크를 줄여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 상품 수출에 한류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양 센터장은 머리를 저었다. “다른 지역에 비하면 사실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한류를 일으켜야 할 상황이지 한류에 의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한류는 일부 아시아계 민족시장에 국한됩니다. 한국의 브랜드와 국격, 한국문화의 가치를 높이는데 힘을 합쳐야 합니다”

캐나다에서 가능성 높은 한국제품과 서비스

광산∙석유개발관련 부품… 천연자원 개발에는 발전기부터 굴삭기까지 다양한 기기와 장비가 동원되는 가운데, 한국은 관련 부품 분야에 높은 기술력이 있다. 특히 앨버타주나 BC주 북부의 석유∙천연가스와 광산개발에 판로를 개척한다면 상당한 수익 가능성이 있다.

물류∙유통… BC주정부는 퍼시픽게이트웨이 정책을 통해 아시아권 물류를 서북미와 캐나다로 도입하는 항만지역 역할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아∙태 물류유통은 아시아권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계속하는 한 불경기라고 하더라도 지속성이 있다. 경기회복이 되면 더욱 물동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시아권의 물류를 집산해 캐나다 각지로 보내는 유통서비스의 미래는 밝아보인다. 특히 한국의 해운∙선사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

LED 조명시장… 일반 소비자용 뿐만 아니라 가로등도 앞으로 LED로 교체될 전망이다. 가로등의 경우 캐나다 지방자치단체 규정 조도각에 따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제품수출로만 그쳐서는 곤란하고 조명의 조도각을 조정하고, 설치 및 사후 관리하는 공장의 현지 설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오피스솔루션과 IT…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캐나다는 사무자동화의 수요가 높다. 특히 자체 업무에 특화된 IT솔루션의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IT분야는 소자본으로 진출이 가능하나, 단 특정 사용자환경(OS)에 종속된 한국식 모델로는 곤란하며 OS를 넘어서는 범용성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요구에 대해 한국 특유의 발빠른 대응이 접목되면 성장가능성이 높으나, 현지시장에 대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마련이 관건이다.

한국산 농산물…  한국산 과일, 특히 제주 감귤은 밴쿠버 지역에서 고급제품으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농산물은 판로를 뚫기 쉽지는 않지만, 일단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안정적인 매출 형성이 가능하다. 관건은 채산성이 있는 규모의 판로 형성이다.

의료장비와 의약… 한국은 자연식품 및 제약 기술, 일부 의료장비 제작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상태다. 캐나다 국내 아시아권 사회에서는 한국의 자연∙건강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사회가 점차 고령화 됨에 따라 관련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평범한 캐나다 중년 스미스씨의 생활 속의 한국
 
마이클 스미스씨는 밴쿠버의 한 주요 도매업체의 소비자 불만을 처리하는 부서에서 5년째 근무하고 크리스마스 휴가 중에 잠시 시간을 내준 스미스씨는 자신의 생활 속에 지난 10년 사이 놀랍도록 많은 한국문화와 한국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침에 코퀴틀람에 있는 집에서 일어나 일정을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S다. 하루 일정을 점검하고 나면, 아침 식사는 LG전자레인지로 데워먹는다. 그 사이 일어난 스미스씨의 아이들은 삼성이 만든 LCD TV로 한국 아동물 ‘포로로’를 한국에서 지난해 사온 엑스트리머 디빅스플레이어로 보고 있다. 출근시간에 스미스씨가 타는 차는 2009년형 현대 소나타.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가는 스미스씨의 부인차는 기아 소렌토다.

스미스씨는 처음에는 자신이 쓰는 제품이 한국산인지 몰랐다고 밝혔다. “솔직히 삼성은 중국산인지 알았어요. 북미식으로 사람이름을 회사이름으로 쓴 회사고, Sam은 이름, Sung은 성(性)인줄 알았죠. 5년 전에 한국에 갔다가 알았어요”

출장을 겸해 한국 나들이에 나섰던 스미스씨는 한국문화의 고유성을 발견한 것이 자신의 수확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가 중국문화의 재해석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특유의 색이 있고, 사람도 다르고, 말도 다르고… 매력이 있더군요. 소주도 좋았구요. 그 다음에 집에 돌아와보니 제가 한국 상품을 참 좋아하는 사람(big fan)이란 점을 알았어요”

스미스씨는 한국제품에는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완성도나 디자인이 최고 수준이에요. 다른 (나라) 제품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좋습니다. 전자제품이나 차나 모두 기능이 풍부하고 내구성이 좋아요. 흔히들 좋은 제품에 지불한 가격에 페니(1센트)까지 값어치를 다한다고 하는데 한국 제품이 그러한 것 같습니다”

단점도 있느냐 물었다. “제품 변화 주기가 좀 빨라요. 빨리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인지, 오래 성숙된 이미지를 가진 최고급 품에 한국제는 좀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한국에서 제품 구입에 나섰을 때 의미 없는 영어 단어나 디자인이 들어가 있었는데, 오히려 평가절하 요인이 됩니다. 예를 들면 서울 대형문구점에서 본 색상이 고운 수첩은 품질이 좋았는데, 첫 표지에 왜 자유의 여신상이 새겨져 있는지 모르겠어요” 또한 한국어 고유명사로 해도 될 것을 영어단어로 풀어 쓴 것에 대해 ‘과잉친절’이라고 했다. 스미스씨는 “취향의 문제지만, 한국인은 고유의 것에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제품을 주위에 추천하겠느냐고 물었다. “물론이죠. 이미 TV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 여러 사람에게 소개해 줬어요.”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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