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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수 없다" 호소에도··· 美경찰은 꿈쩍 않고 흑인 목을 밟았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5-26 20:19


백인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씨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장면./AFP 연합뉴스

백인 경찰 아래 깔린 흑인 남성의 입에서 끊임없이 “숨을 쉴 수 없다”는 호소가 이어진다. 하지만 남성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이 장면을 촬영하며 제지에 나서도 마찬가지다. 주위의 경찰들은 행인들의 접근을 막을 뿐이다. 그리고 이날 밤 고통을 호소하던 남성은 사망했다.

◇ 행인들 말렸지만 경찰은 꿈쩍도 안해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경찰의 무리한 체포 과정은 고스란히 녹화돼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사건에 연루된 경찰 네 명은 해고됐고, 연방수사국(FBI)과 미네소타주 사법당국은 수사에 나섰다.

미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5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했다. 위조 수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용의자로 의심되는 흑인 남성을 체포하던 과정에서 가혹행위는 일어났다. 녹화된 영상을 보면 피해 남성은 “제발, 제발, 제발, 숨을 쉴 수 없다”며 간청하면서 “배가 아프고 목이 아프다. 제발.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 여성이 경찰을 향해 “당신은 지금 그의 숨을 끊고 있다. 코에서는 코피가 난다. 코를 봐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남성의 호소가 끊어지자 행인들이 몰려들어 경찰들에게 맥박을 체크하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여전히 목을 누른 채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피해 남성을 들것에 실을 때까지 8분간 일어나지 않았다. 현장을 촬영했던 행인 중 한 명인 다르넬라 프레이저씨는 NBC뉴스에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그 남성은 죽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찰스 맥밀런씨는 AP뉴스에 “목이 눌려 있던 남성이 어머니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더니 숨졌다”고 말했다.

26일(현지 시각) 조지 플로이드씨가 사망한 장소 근처에서 한 남성이 '흑인을 죽이는 걸 그만하라'는 문구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AP 연합뉴스


◇ “의료사고라고 부르는 건 모욕”

영상이 퍼지고 피해 남성이 사망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FBI와 미네소타주 사법당국은 수사에 착수했고, 시장은 사과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26일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 흑인이라는 것이 사형선고가 돼서는 안 된다”며 “5분 동안 백인 경찰이 그의 목을 누르는 것을 우리는 봤다. 5분 동안이다”라며 “누군가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들으면 도와줘야 한다. 이 경찰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못했다”고 경찰을 비판했다. 프레이 시장은 또 “의료사고라고 밝힌 경찰의 최초 발표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른다”면서 “완전히 투명하게 조사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경찰은 사건 직후 음주 상태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했고,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 사고로 용의자가 숨졌다고 발표했다.

피해자 조지 플로이드 측은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피해자 측 벤 크럼프 변호사는 “우리 모두는 플로이드의 끔찍한 죽음을 비디오로 지켜봤다”며 “폭력적이고, 과도하며 비인간적인 무력 사용으로 그가 숨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자유시민연맹(ALCU)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ACLU 측은 “이 비극적인 비디오는 경찰에게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걸 보여준다”며 “이 사건을 의료사고라고 부르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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