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중국발 ‘죽음의 마약’ 美에 창궐··· ‘新아편전쟁’인가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2-26 14:39

‘모르핀의 100배 중독성’ 펜타닐, 18~49세 미국인 사망원인 1위
/일러스트=양진경
/일러스트=양진경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중독 확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펜타닐 원료의 최대 생산·수출국인 중국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청나라)은 19세기 영국이 시작한 아편전쟁의 피해자였는데 이제는 미국으로 밀반입되는 마약성 진통제의 원료를 제공, 21세기판 ‘아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펜타닐은 원래 고통이 극심한 암 환자 등에게 극소량 투약하는 초강력 진통제다. 중독성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다. 미국에선 최근 10년 새 유통량이 꾸준히 늘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폭증세다.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미국의 사망자는 2019년 5만여 명에서 2020년 7만여 명으로 1년새 약 30% 늘었다. 2021년엔 10만7600여 명으로 다시 전년도보다 50% 늘었다. ‘7분에 1명씩 펜타닐 때문에 죽는다’고 할 정도다. 현재 18~49세 미 청년층의 사망 원인 1위는 코로나나 교통사고, 총격 사고 등을 제치고 펜타닐 중독이 차지한다. 팬데믹이 촉발한 경제난과 사회적 고립,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빚은 결과다.

이 때문에 요즘 미국은 펜타닐 중독·사망자 급증 소식으로 공포에 휩싸여있다.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로 쉽게 펜타닐을 구매하며 중독돼 치아가 녹고 좀비처럼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 핼러윈에 어린이들이 받는 사탕 바구니에 색색의 펜타닐이 들어가고, 농촌 주부들부터 월가 직장인까지 펜타닐인지도 모르고 손을 댔다가 중독됐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

미국에 범람하는 펜타닐의 직접 생산자는 남부 국경을 맞댄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지만, 그 원료를 대는 건 중국이다. 중국 화학 기업들은 펜타닐 성분인 4-AP와 4-ANPP 등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해 멕시코로 실어 나른다. 중국·멕시코 펜타닐 동맹들은 미국 내 중국계 온라인 은행을 통해 가상 화폐 등으로 거래 대금을 주고받아 추적을 피한다. 미 마약단속국(DEA)은 지난 20일 올 들어 국경 지대 등에서 압수한 불법 펜타닐 분량이 총 4.5t이라며 “치사량이 불과 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성인 3억7900만명, 즉 미국 인구(3억3200만명)를 모두 죽이고도 남을 양”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중국의 불법 펜타닐 원료 생산자들을 규제하기 위해 협력해왔다. 2019년 미·중 무역 협상 타결 전후 중국이 트럼프 정부의 비위를 맞출 당시엔 펜타닐 규제를 최고로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되자 중국이 펜타닐 수출 규제의 고삐를 느슨하게 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 공산당의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이나 대만 침공 우려 등을 제기할 때마다 미국 내 펜타닐 유통량이 급증하는 패턴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발 속에 대만을 전격 방문한 후, 중국 측이 모든 펜타닐 규제 관련 회담 창구를 닫아버렸다고 미 당국자들은 WSJ에 말했다. 미국이 주미 중국대사관 등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대화를 촉구했지만 중국이 침묵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듯 보였지만, 미국 내 펜타닐 불법 유입만큼은 줄지 않고 있다. 뉴욕·텍사스 검찰의 중국인 펜타닐 제조업자 수배령에도 중국은 협조하지 않고 있다. 유엔마약위원회는 지난 3월 규제 물질 목록에 4-AP를 추가했으나 회원국인 중국의 거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문제 제기에 “미국인들의 과도한 마약 의존이 문제인데 왜 남 탓을 하느냐”(중 외교부 대변인), “누가 타인을 칼로 찔러 죽였다면 (칼 원료인) 철광 생산이 불법인가”(중 펜타닐 원료 생산업체)라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막대한 이윤을 내는 펜타닐 원료 생산업체들을 크게 규제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중국은 불법 마약 수출을 단속할 수 있는 수많은 수단을 갖고 있지만 방관하고 있다”고 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아온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25일부터 관광객들을 상대로 도시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전날 베네치아 구시가지로 연결되는...
2025년 경제 규모 5위로 하락
내년에 일본 경제 규모가 인도에 밀려 세계 5위로 추락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해 21일 보도했다. 한때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던 일본은...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선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에서 골드바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영국의 존 알프레드 티니스우드가 111세 나이로 기네스세계기록(GWR)의 현존하는 최고령 남성 인증서를 얻었다/ 기네스북영국의 111세 남성이 살아있는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이름을...
미국 뉴욕타임스(NYT) 선정 ‘2024년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100곳’ 중 4위에 이름을 올린 '아토믹스'/ 아토믹스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24년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100곳’에 한식당...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기록된 페레스. 오른쪽은 그가 51세 때의 모습. /기네스세계기록(GWR) 홈페이지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기네스세계기록(GWR)에 이름을 올린 베네수엘라 농부 후안...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Aedes aegypti)의 모습.브라질과 파라과이 등 남미 지역에서 극성을 부리던 뎅기열이 미주 지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28일(현지 시각) 악시오스...
볼티모어항 폐쇄··· 자동차 수출입 영향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 있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26일 선박 충돌 사고로 무너지는 모습. /유튜브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에 등장한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의 모습. 물리학 교수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인민 재판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넷플릭스 시리즈...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22일 무차별 총격에 이은 화재가 발생, 4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즉각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친(親)우크라이나 혹은 반(反) 푸틴 세력의 연관 여부를 조사...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22일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암 발병 사실을 밝히고 있다. /BBC 제공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라던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42)이 암...
일본에서 치사율 30%의 박테리아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영국 가디언은 최근 일본 전역에서 A군...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 인류를 멸종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빠르게 개입해야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12일(현지 시각) 미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저스틴 한씨가 프랑스 파리 여행중 무차별 폭행을 당해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이다./고펀드미 캡처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대학생이 프랑스 파리에 여행을 갔다가 괴한으로부터 무차별...
상원 통과는 불투명
미국 하원이 13일 중국계 기업인 바이트댄스에 소셜미디어(SNS) 서비스인 틱톡(TikTok) 매각을 강제하는 이른바 ‘틱톡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미 정치권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10일 공개된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사진에서 편집이 의심된다는 지적을 받은 부분들. /인디펜던트 제공영국 왕실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과 세 자녀가 함께 있는 가족사진 한...
3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코로나 백신을 217번 맞은 독일 남성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겼을 거라는 연구팀의 초기 가정과 달리, 이 남성은 아무런 부작용도 겪지...
“트럼프, 중도 유권자 껴안아야”
▲니키 헤일리 / Facebook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 공식 사퇴를 발표했다. 5일 15개주에서 경선이 동시에 치러진 ‘수퍼 화요일’ 이후 하루 만이다. 헤일리는...
지난해 세계 최고령자로 기록된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올해 117세 생일을 맞았다. /페이스북지난해 세계 최고령자로 기록된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올해...
테슬라 주가 하락 영향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Daniel Oberhaus via Flickr)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