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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아노, 佛작가 11번째 노벨문학상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기사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09 10:06

한림원 “인간의 운명 탐구하는 '기억의 예술' 보여줘”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69)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수상자를 발표하면서“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운명을 환기시키는 기억의 예술을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프랑스 문학은 2008년 장 마리 구스타브 르 클레지오에 이어 6년 만에 또 노벨문학상을 안았으며 프랑스 작가로는 11번째 수상이다.

모디아노는 잃어버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삶의 애매모호한 근원을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가로 꼽혀왔다.

그는 1968년 소설가로 데뷔한 뒤 지금 껏 40년 넘게 오로지 전업 작가로 살아왔다. 36개 언어로 번역된 모디아노 소설 중에서‘어두운 상점들의 거리’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립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되찾아가는 소설이다. 그는 이 소설로 1978년 공쿠르 문학상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 과거를 잃어버린 프랑스 사회의 한 단면을 그리면서 동시에‘인간의 소멸된 자아 찾기’라는 보편적 주제를 몽상적인 언어로 다뤘다는 평을 받았다.

모디아노는 한국 문학 독자들 사이에서도 친숙한 작가다.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1978년‘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우리말로 번역해 소개한 뒤 고정 독자층이 급속하게 형성됐다.

최근까지 모디아노 소설이 15권 넘게 번역됐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김화영 교수는“언뜻 지나치며 본 한 장면, 끊어진 한 토막의 대화, 어렴풋한 소리들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모디아노의 예민한 감각과 탈색된 언어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평했다.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 청춘을 보낸 우리 작가들 중 상당수가 모디아노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특히‘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는 모디아노의 문장은 숱한 문학 청년들을 사로잡았다. 모디아노 소설은 몽롱한 낭만이 가득한 프랑스 문학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꼽혔다.

모디아노는 프랑스 파리의 근교 불로뉴 비앙쿠르에서 사업가 아버지와 영화배우 출신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그는 10세 때 남동생이 병으로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었다. 그의 문학에서 동생의 죽음은 유년기의 종말을 상징했다. 모디아노는 명문으로 손꼽히는 앙리 4세 고교를 다니면서 소설가 레이몽 크노를 만나 문학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소설 창작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는 1968년 첫 소설‘에투알 광장’을 명문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출간해 로제니미에상과 페네옹상을 받으며 프랑스 문단의 샛별로 솟아올랐다. 그는 해마다 혹은 2년에 한 권꼴로 신작을 내는 왕성한 필력을 과시하면서 문학상을 여럿 거머 쥐었다. 이 같은 다작에 비해 그의 말솜씨는 눌변(訥辯) 쪽이다.

1972년 소설 ‘외곽순환도로’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 영화 ‘라콩브 뤼시앵’시나리오를 썼다. 1975년엔 소설 ‘슬픈 빌라’로 리브레리상을 받은 데 이어 1984년 그때까지 낸 전(全) 작품 덕분에 프랭스 피에르 드 모나코상을 수상했다.

90년대 이후에도 계속 신작을 내더니 2000년에도 전 작품을 대상으로 폴 모랭상을 받았다. 그는 21세기 들어 거의 매년 신간을 냈고 올해에도 소설 ‘당신이 그 구역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하여’를 발표했으며 마침내 노벨문학상의 영예까지 누리게 됐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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