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력이 좋고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다면 눈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건강검진에서 안압이 정상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환자 상당수는 특별한 증상 없이 병이 진행된 뒤에야 녹내장을 진단받는다. 엠에스안과의원 박진형 대표원장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환자 스스로 이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 녹내장의 무서운 특징"이라고 말했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누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이다. 흔히 안압이 높아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안압은 여러 위험인자 중 하나에 불과하다. 가족력이나 고도근시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안압이 정상 범위인데도 녹내장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시신경 손상은 대개 주변부 시야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정면을 중심으로 사물을 인식하기 때문에 주변 시야의 변화는 쉽게 감지하지 못한다. 한쪽 눈에 생긴 시야 결손도 반대쪽 눈이 보완하면서 상당 기간 모른 채 지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검진에서는 안압 측정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녹내장은 시신경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박진형 원장은 "녹내장은 안압 수치만 확인하기보다 시신경 상태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며, 안저촬영 등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현재 의학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병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시야 손상도 함께 진행된다. 치료 시기를 놓칠수록 시야는 더욱 좁아지고, 결국 말기에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녹내장 치료는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시야를 보존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는 안압을 낮추는 점안약 치료와 함께, 환자 상태에 따라 레이저 치료·스텐트 삽입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꾸준히 치료으면 실명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박진형 원장은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정기검진"이라며 "40대 이후에는 최소 연 1회 안과 검진을 받고, 가족력이 있거나 고도근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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