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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김·황 ‘96라인’으로 체코 뚫어라

김영준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06-11 10:10

[올라! 월드컵] 오늘 오후 7시 운명의 1차전
4년간 갈고 닦은 호랑이의 발톱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5위)이 11일(밴쿠버 시각) 오후 7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40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을 치른다. 최근 축구 팬들에게 기쁨보다 실망을 안긴 순간이 더 많았던 홍명보호가 가장 중요한 무대인 월드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다면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키며 2회 연속 16강 진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어느덧 서른 살로 한국 축구의 중추가 된 1996년생 3인방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선봉에 선다. 4년 전 카타르 대회 때만 해도 손흥민, 이재성, 김진수, 황의조, 권경원 등 1992년생들이 대표팀의 주축을 이뤘지만, 이들 중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는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이재성 둘뿐이다.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 ‘수비의 핵’ 김민재와 ‘중원 사령관’ 황인범, ‘카타르 16강 주역’ 황희찬이 이제 핵심 전력으로 홍명보호를 이끈다.

체코전을 하루 앞둔 11일 대표팀 훈련장에서도 세 선수는 몸을 풀며 환한 미소를 주고받았다. 서로 다른 중·고등학교를 나왔지만 학창 시절 전국대회에서 자주 맞붙었고,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우정을 쌓았다. 프로 데뷔 이후에도 비시즌 때 함께 훈련하며 기량을 끌어올리는 등 서로에게 자극제가 돼 왔다. 황희찬은 “어릴 때부터 워낙 친했고, 지금도 모든 걸 소통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케미’가 가장 빛났던 대회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었다. 김민재가 든든하게 후방을 지켰고, 황희찬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쐐기골을 넣는 등 대회 3골을 기록했다. 황인범은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2도움을 올렸다. 이들은 4년 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6강 주역으로 활약했다. 황희찬이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고, 김민재와 황인범도 제 몫을 해냈다.

4년이 흘러 ‘96 라인’ 3인방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한국 역대 최고의 센터백으로 꼽히는 김민재는 이한범(미트윌란), 이기혁(강원), 조위제(전북) 등 경험이 많지 않은 수비수들을 이끌며 후방을 든든히 지켜야 한다. 이번 체코전에선 올 시즌 레버쿠젠(독일)에서 22골을 터뜨린 191㎝ 장신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를 봉쇄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정확한 패스와 경기 조율 능력을 갖춘 황인범은 홍명보호에선 대체 불가한 대표팀 중원의 핵심이다. 부상을 딛고 돌아온 그가 파벨 슐츠(리옹)와의 미드필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한국은 경기를 한결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황희찬은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공간 침투 능력이 여전히 위협적이라 후반 경기 흐름을 바꿀 조커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울버햄프턴에서 각별한 친분을 쌓은 체코 주장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의 수비를 뚫어내는 것이 그에게 주어질 중요한 임무다. 황희찬은 “크레이치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발바닥을 다쳐 월드컵 출전이 무산된 수비수 조유민의 존재가 ‘96 라인’ 3인방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동갑내기이자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함께 일궈낸 친구의 아쉬움을 가슴에 품고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한 발 더 뛰겠다는 각오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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