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제 원유가격은 미국 텍사스에서 결정된다.
한마디로 그동안 국제유가를 좌지우지 해왔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든 반면, ‘셰일오일’ 혁명으로 최대 산유국에
등극한 미국이 이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11월30일, 오스트리아 빈에 모인 산유국들은 내년 3월에 종료 예정이던 ‘생산감축’조치를 내년 연말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이유는 ‘유가’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2016년 11월 석유 생산량을 당시 수준에서 180만 배럴(OPEC은 120만 배럴, 러시아
등 비OPEC 국가들은 60만 배럴)을 줄이기로 결의했는데, 그때 결정이 이번에 다시 연장된 것이다.
결국 현재의 국제 원유가격을 지지하려는 OPEC은 공급제한을 고수하려는
반면, 미국의 내년 원유생산은 기록적인 수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럴당 25달러 정도로 출발한 지난해 유가(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랜트유 기준)는 중반까지도 40달러대로 매우 불안한 보폭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OPEC과
러시아가 감산에 합의한 이후 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 가까이로 올라갔다. 그러나 가격을 받치는 힘이 약해 올해로 넘어와서도 지난 10월까지
상당 기간 주로 40~50달러대에 머물렀다.
11월 들어 ‘감산
연장’이 예측되면서 비로소 6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1월30일 총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면, 유가는 오히려 폭락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인으로 미국의 증산과 글로벌 경제가 미국의 초과 생산량을 소화할
만큼 강력할지에 달렸다고 예측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평균 60달러(미화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당 평균 55달러로 예상된다.
파리바스 관계자는 “올해 이뤄진 광범위한 헤징(hedging: 연계매매)으로 인해,
내년 미국의 셰일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OPEC과 관련국들의 공급 축소는 최종적으로 올 하반기에 글로벌 원유 공급량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국제원유시세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자들이 원유시추 투자를 늘리면서 원유시세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스왑 딜러(swap dealer: 교환거래 딜러)들의 매도 포지션(net-short position) 유지, 헤징 지표들, 그리고 미국 원유생산업자들의 유가 고가행진에 따른 9주 연속 생산량
증가 추세는 유가 강세를 예측하는 지표들로 해석된다.
원유 생산업자들은 올 4분기동안 2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한 국제원유시세가 현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관리청(EIA)은 미국의 내년 원유생산량은 1일 1천만배럴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한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OPEC을
제외한 원유 생산국들의 생산량이 하루 20만배럴 정도 늘어나면서 내년 글로벌 석유 소비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대다수 유력 분석 기관들의 내년도 평균 유가 예측치(브렌트유 기준)는 올해 말(12월7일 현재 61.7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ABN암로는 내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는 중동에서 실제로 변란이 터지거나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크지 않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2018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59달러로 예측했다. 감산 연장 덕분에 내년 상반기에 60달러를 웃돌다가 점차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유력 언론사 블룸버그는 35개 글로벌 투자은행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브렌트유 선물가격 전망치를 집계했는데, 그 중간값은 배럴당 56.25달러였다.
셰일오일 생산 증가와 함께 유가를 결정하는 또 다른 핵심요인은 글로벌 경제의 지속된 호조에 따른 수요에 달려있다.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내년에 “건강한”
원유 수요와 함께 소비가 1일 150만배럴 정도
늘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JP 모건 체이스의 석유시장 분석가는 “수요가 갑자기 현저하게 줄지 않는다면, 현재의 OPEC의 지속적인 감산 공약을 고려해볼 때 국제 원유시세는 현재의 수준에서 안정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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