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공식활동 선언한 反다문화주의 정당, 문화행동당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10-17 17:29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150)
문화행동당(Cultural Action Party)이란 단체가 15일 BC주 공식 정당으로 등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내년 주(州)총선에 후보를 내세울 예정이다. 그리고 그 후보는 주로 소수민족 출신 후보자를 겨냥해 난타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는 주로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그런 거친 입담이나 과격한 사상을  자랑할 때가 캐나다 정치에도 자주 있다.

문화행동당은 자체 보도자료에서 “6000명의 보수적인 캐나다인 지지를 바탕으로, 캐나다의 전통적인 정체성, 전통과 공식 언어를 유지하고자 하는 캐나다 국민의 가치와 희망을 대표하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 창당인은 브래드 솔스버그(Salzberg)씨로, “30년에 걸쳐 사회보수주의 활동에 헌신한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사회보수주의(Social conservatism)는 전통적인 도덕관 등의 체계를 유지해야 사회가 안정된다는 우파 계열의 사상 중 하나다.

문화행동당이 내놓은 공약은 다문화주의의 폐지와 유럽계 캐나다인 문화 중심으로 변화, 이민 규모 감소와 제한 등 일반적인 보수보다 극우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행동당 전국당의 공약을 보면 ▲"영어·불어 전통문화를 캐나다 사회 전역에서 보존·장려한다” ▲"캐나다의 다민족 사회 안에 유럽계를 원류로 하는 캐나다인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사회 내 최고의 문화를 정립해 순혈주의를 조장하겠다는 내용이다. 즉 해당 문화권 밖에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차별 대상이 된다.

이어 공약은 ▲"캐나다의 지나친 양적 이민자 규모를 적절한 경제·사회·문화 필요에 반영해 조정하겠다” ▲"1988년 도입된 캐나다 다문화법 폐지에 대한 공공 의견을 묻기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 ▲"캐나다 공식 언어인 영어와 불어를 캐나다사회 전역을 통해 보존하겠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일단 이민자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공약이다. 동시에 ‘문화’를 이민자격의 기준으로 두고, 그 문화는 영어·불어권 중심으로 제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인처럼 비영어권·비유럽권 국가·민족 출신은 이들 공약대로라면 이민이 극히 어려워지며, 동시에 캐나다 국내에서도 한국어나 한국문화활동 등 소수민족·문화 활동에 대한 배려나 지원은 끊기게 된다. 1988년 다문화법 폐지는 한 세대 이상을 일궈온 캐나다 정체성의 전복을 주장하는 도발에 가깝다.

이들의 공약에는 교묘한 태생적 차별도 들어있다. ▲"캐나다 시민권자가 우선하여 저렴한 주거·고용·더 높은 교육·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민자·유학생 등은 저렴한 주거·고용·더 높은 교육·의료서비스에서 우선 순위가 아니란 점이다. 예컨대 이들 관념대로라면 응급실에 의식없이 실려 온 사람 중 시민권자로 보이는 사람이 우선 치료를 받고, 경중에 상관없이 비(非)시민권자로 보이는 사람은 뒤로 밀린다. 인명 경시 공약도 있다. ▲"캐나다 난민정책을 다시 고려해 재정적 책임과 (수용 시) 사회적 여파를 최우선으로 검토하겠다” 결과적으로 캐나다에 난민 정착은 전적으로 돈으로 결정된다는 의미로 이대로라면 시리아난민 정책이나 탈북자 수용은 꿈도 꿀 수 없는 사회다.

캐나다가 과거에 걷었던 신종 인두세 도입을 꿈꾸는 듯한 공약도 있다. ▲”주거·상업·농업 관련 캐나다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대해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세금을 부과한다”는 부분이다.

이들이 조금 남다른 점이 있다면, 캐나다의 건국 커뮤니티로 영어계(Anglophone)·불어계(Francophone)와 함께 원주민계(First Nations)를 꼽았고, 다른 커뮤니티의 참여를 최소한 보도자료에서는 권장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3개의 건국 커뮤니티 외에도 "캐나다 전통 사회관과 민주적 원칙, 역사적 정체성을 보존·장려하는 데 참여할 이들을 대변하겠다”는 내용이 그러하다. 그러나 공약을 읽어보면 근본적인 차별과 반이민의 자세는 선명하게 발견할 수 있다.

보수주의로 분칠한 이러한 극우 정당의 등장을 일부는 트럼프 낙수 효과로, 일부는 소수계 투표가 연방 집권당을 만들어내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본다. 트럼프의 거친 입담이 주류 정치에서 그대로 다뤄지고, 또 일부 지지도 받는 모습을 보며 이들이 튀어나왔을 수 있다. 소수민족 투표율 상승과 소수민족 기용 내각 등 캐나다의 최근 정치적 흐름의 반동이 쌓여 튀어나왔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문화행동당은 소수다. 캐나다 전국의 6000명이라는 당원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많지는 않다. 그러나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점은 소수민족으로 캐나다에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분명한 경종이다.
권민수 기자/m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에어캐나다 노사, 임금 문제 놓고 최종 조율
웨스트젯 승무원도 ‘무급 근무’ 문제 직면
에어캐나다와 객실 승무원 노조가 임금 인상 문제에 대한 조정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중재(arbitration)에 넘어가기로 합의했다.항공사와 객실승무원을 대표하는 캐나다...
17일(수) 금리 결정 주목··· 3월 이후 첫 인하 가능성
헤드라인 물가 1.9% 반등··· 휘발유 하락세 둔화 영향
▲/gettyimagesbank캐나다의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전년 동월 대비 1.9%로 오르며 7월 대비 반등했다. 휘발유 가격 하락세 둔화가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올린 가운데, 근원 물가와 경기...
창업 희망 캐나다인 7년만에 최고치
‘창업이 생계 유지할 방법’ 인식 확산
▲/Getty Images Bank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창업을 꿈꾸는 캐나다인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로열뱅크캐나다(RBC)가 16일 발표한 스몰비즈니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디아지오, 캐나다 크라운 로얄 공장 폐쇄
86년 자존심 버리고 미국行
▲더그 포드 온타리오 수상이 2일 기자 회견장에서 크라운 로얄 위스키를 땅에 부어 버리고 있다. /Youtube글로벌 주류 기업 디아지오가 캐나다를 상징하는 위스키 ‘크라운 로얄’ 생산...
밴쿠버·델타·나나이모 등지서 각각 발생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지난 주말 동안 BC 곳곳에서 치명적인 교통사고가 잇따르며 운전자 3명과 보행자, 오토바이 동승자 등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밴쿠버 메인 스트리트 남단...
캐나다포스트와 갈등 여전··· 15일부터 중단
연말 쇼핑 시즌 앞두고 전단 마케팅 막혀
▲/gettyimagesbank캐나다 포스트와 노조 간 임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전국 우편 배달원들이 광고 전단 배달을 중단했다.캐나다 우편노조(CUPW)는 지난주 전단 배달 금지를...
재정적자 116억불··· 예상보다 6억불 늘어
탄소세 폐지·부동산 침체로 세수 대폭 감소
▲브렌다 베일리 BC 재무장관 / BC Government Flickr BC 주정부의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6억 달러 이상 늘어나 역대 최고치인 116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적자가 더 확대될...
내년 중 포인트 적립 연동 서비스 도입
앞으로 팀호튼에서 커피를 사면 ‘캐네디언 타이어 머니’가 따라올 수 있다.캐네디언 타이어(Canadian Tire Corp.)는 15일 커피 전문점 팀호튼(Tim Hortons)과 로열티 프로그램 제휴를 맺고 내년 중...
아르헨티나 연구팀 발표
▲/Getty Images Bank특수 안약 한 방울만 눈에 떨어뜨리면 안경이나 수술 없이도 노안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14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다람쥐가 변전소 침입해 전력 설비 접촉
▲이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Getty Images Bank 지난 주말 뉴웨스트민스터 일대에서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의 원인은 다름 아닌...
국민훈장 동백장 받은 치과의사 박윤규 원장
우리나라 철도의 철로 폭(표준궤)은 1435㎜다. 성큼 한두 걸음이면 넘어갈 수 있는 거리. 그렇지만 요즘도 비극적인 열차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달 경북 청도에서 노동자 7명이...
친구를 집단 폭행한 후 그 장면을 온라인에 올린 10대 7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 2일 저녁 밴쿠버 아일랜드 수크(Sooke) 굿메어 로드 인근에서 한 청소년이 다른...
주류 유통센터 초과근무 전면 중단
▲/BCGEU Facebook BC주 공무원 노조(BCGEU)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주류 유통센터에서의 초과근무를 전면 중단했다.   12일 BCGEU의 폴 핀치 위원장은 “정부가 기록적인 주류 수익을 내는...
2018년 기프트카드 수령자는 제외
▲로블로 마켓 모습 / Getty Images Bank 로블로(Loblaw)의 빵값 담합 혐의와 관련한 5억 달러 규모 집단소송 배상금 신청이 시작됐다. 배상 대상자는 최대 25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다.   11일...
2051년 인구 420만 명 전망··· 성장 속도 둔화
이민 축소 여파··· 밴쿠버·써리 인구 증가 주도
▲/Translink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인구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가 2025~2027년 이민 목표를 낮추고 비영주권자 유입을 제한하면서, 지역 성장 전망에도...
모든 세대 통틀어 저축률 가장 높아
적극적인 재정 관리에 주거비 부담 낮아
▲/Getty Images Bank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가 흔히 ‘재정에 취약하다’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저축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급여 연구소(National...
BC주 급여세 부담, 북미 최악 수준
미국 기업 대비 약 20% 더 납부
▲/Getty Images Bank BC주의 중소기업이 북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세(payroll tax) 부담을 안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자영업 연맹(CFIB)이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포트무디 우편물 절도 사건과 연관
▲수색 과정에서 압수된 소포·우편물 730여 점. / Port Moody Police Department.포트무디의 한 주거 건물에서 사라진 우편물들이 최근 써리의 한 주택에서 대거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7월...
특정 타켓 노린 범행으로 추정
▲총격 사고가 발생한 지점. 버나비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남성 1명이 숨졌다.BC응급의료서비스(BCEHS)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 30분께 스틸크리크 드라이브와 윌링던 애비뉴 인근에서...
청정에너지·인프라 중심 대형 사업 신속 추진
국가 경쟁력 강화·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대
▲마크 카니 총리 / Prime Minister of Canada Media 캐나다 정부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1일 마크 카니 총리는...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