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145)
Tolerance Test by Government
캐나다보수당(CPC) 소속 켈리 리치(Leitch) 하원의원은 이민·난민 신청자 예비심사에 캐나다의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넣자는 주장을 펼쳤다. 이민자가 캐나다의 가치관에 반하는 사상·문화·사고가 있는지 확인해 골라내자는 주장이다. 그를 통해 보편적인 캐나다의 가치인 성 평등·종교에 대한 관용·근면에 대한 신뢰를 보전하자는 것이다.
일견 타당한 관념을 지키자는 이 주장은 적지 않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정한 가치관에는 관용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역설적으로 관용의 실천을 어렵게 한다. 일단 정부 또는 정치인이 “캐나다의 가치관”을 정의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또 일부 가치관은 그 자체가 대립한다. 일부 종교의 경전은 분명한 성 불평등을 규범으로 소개한다. 종교에 대한 관용이 우선이라면 이런 부분을 무시할 수 있지만, 반대로 성 평등을 중시하면 해당 부분은 금지돼야 한다. 즉 정부는 가치관을 정의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관의 서열까지 정해야 할 상황이 된다.
종교의 예만 살짝 들어도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 사이에는 예수를 놓고 서로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 유대교에서는 예수가 아예 없고, 이슬람교에서는 예수는 마호메트와 같은 예언자, 즉 인간일 뿐이다. 기독교에서 예수는 삼위일체의 구세주다. 종교 성립의 근원 해석이기 때문에 이 해석들은 개종하지 않는 한 절대로 철회할 수가 없고 상대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장 캐나다다운 가치관은 무엇인가로 논의한다면 대체로 소모적인 난장판이나 철회할 수 없는 개인과 집단의 주장 재확인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결국 다수결로 하자면 다수가 소수의 사고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관용 없는 상황이 된다. 게다가 오랫동안 다문화를 추구해온 캐나다 사회에서는 ‘가치관의 동질성’을 추구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만약 리치 의원의 주장대로 정체성의 통일이 정부주도로 일어난다 한들 더 나은 사회가 되리란 보장도 없다. 소위 주체 사상으로 통일된 현대판 왕조 국가 북한이나 독일인의 레벤스라움을 추구한 나치 독일, 독일의 주장을 대동아공영권으로 재포장한 제국주의 일본처럼 정부의 정체성 통일 추구는 사상 최악의, 국민의 생명을 걸신들린 듯 없앤 리바이던을 만들어 왔다.
캐나다보수당(CPC) 소속 켈리 리치(Leitch) 하원의원은 이민·난민 신청자 예비심사에 캐나다의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넣자는 주장을 펼쳤다. 이민자가 캐나다의 가치관에 반하는 사상·문화·사고가 있는지 확인해 골라내자는 주장이다. 그를 통해 보편적인 캐나다의 가치인 성 평등·종교에 대한 관용·근면에 대한 신뢰를 보전하자는 것이다.
일견 타당한 관념을 지키자는 이 주장은 적지 않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정한 가치관에는 관용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역설적으로 관용의 실천을 어렵게 한다. 일단 정부 또는 정치인이 “캐나다의 가치관”을 정의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또 일부 가치관은 그 자체가 대립한다. 일부 종교의 경전은 분명한 성 불평등을 규범으로 소개한다. 종교에 대한 관용이 우선이라면 이런 부분을 무시할 수 있지만, 반대로 성 평등을 중시하면 해당 부분은 금지돼야 한다. 즉 정부는 가치관을 정의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관의 서열까지 정해야 할 상황이 된다.
종교의 예만 살짝 들어도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 사이에는 예수를 놓고 서로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 유대교에서는 예수가 아예 없고, 이슬람교에서는 예수는 마호메트와 같은 예언자, 즉 인간일 뿐이다. 기독교에서 예수는 삼위일체의 구세주다. 종교 성립의 근원 해석이기 때문에 이 해석들은 개종하지 않는 한 절대로 철회할 수가 없고 상대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장 캐나다다운 가치관은 무엇인가로 논의한다면 대체로 소모적인 난장판이나 철회할 수 없는 개인과 집단의 주장 재확인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결국 다수결로 하자면 다수가 소수의 사고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관용 없는 상황이 된다. 게다가 오랫동안 다문화를 추구해온 캐나다 사회에서는 ‘가치관의 동질성’을 추구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만약 리치 의원의 주장대로 정체성의 통일이 정부주도로 일어난다 한들 더 나은 사회가 되리란 보장도 없다. 소위 주체 사상으로 통일된 현대판 왕조 국가 북한이나 독일인의 레벤스라움을 추구한 나치 독일, 독일의 주장을 대동아공영권으로 재포장한 제국주의 일본처럼 정부의 정체성 통일 추구는 사상 최악의, 국민의 생명을 걸신들린 듯 없앤 리바이던을 만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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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나무에 깔려··· 20대 엄마·5개월 아이 숨져
2025.08.01 (금)
코목스 레이크 전경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wikimedia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20대 엄마와 생후 5개월 아이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RCMP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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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주 하루 5명 약물 사망··· ‘이 직군’ 최다
2025.08.01 (금)
기능·운송·장비직, 전체 사망자의 22%
사망자 감소세 뚜렷··· 팬데믹 후 최저치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약물 중독 사망자 중 기능직, 운송직, 장비 운영직 등 육체노동 직군 종사자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C검시소(BC Coroners Service)가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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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봉도 ‘사는 곳’ 따라 체감 수준 달라
2025.08.01 (금)
전국 13개 주·준주별 구매력 격차 분석
BC주 1달러=뉴브런즈윅 0.82달러 수준
▲/gettyimagesbank캐나다 내에서 지역 간 경제적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가운데, 같은 연봉을 받더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체감하는 생활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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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똑똑하게··· 여름철 에어컨 관리법
2025.08.01 (금)
정기적인 필터 교체와 실외기 청소는 필수
틈새 점검·습도 조절로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무더운 여름을 에어컨 없이 보내기 어려워지면서, 냉방 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축 주택 구매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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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졸속 협상보다 無합의가 낫다”
2025.08.01 (금)
관세 25%→35%로··· 펜타닐 명분 내건 ‘무역 압박’
“50% 보복관세로 맞서야”··· 강경 대응 주문 잇따라
▲지난 5월 백악관 정상회담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는 마크 카니 총리 /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일부 품목에 35%의 고율 관세를 전격 부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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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HPV 무료 백신 확대··· 누구에게, 왜 필요할까?
2025.08.01 (금)
성접촉 통해 주로 전파··· 암으로 이어질 수도
무료 접종 26세로 확대··· 일찍 맞을수록 효과적
BC 주정부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변경해 더 많은 주민들이 HPV 관련 암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조시 오스본 BC 보건부 장관은 무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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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 근무 만족하는 직장인들 “일단은 잔류”
2025.08.01 (금)
이직 계획 직장인 반년만에 38%→26%
더 나은 복지·혜택 있으면 이직 고려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직장인 대다수가 당분간 현재 직장에 머무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 솔루션 컨설팅 기업 로버트 하프(Robert Half)가 31일 발표한 보고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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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캐나다산에 35% 관세 부과 강행
2025.07.31 (목)
“펜타닐 확산 대응 부족이 인상 배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5%로 인상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31일(현지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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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 불법으로 잡다가··· 징역 6년형에 벌금 100만불
2025.07.31 (목)
어업 면허 없이 약 4만kg 해삼 판매
수익 100만불 이상··· 어선 2척도 몰수
해삼 불법 채취 혐의로 6년형이 선고된 스콧 스티어와 몰수된 그의 어선과 차량 / RCMP, Fisheries and Oceans Canada BC주에서 수년에 걸쳐 해삼을 불법 채취하고 판매한 남성이 법원에서 중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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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와는 “관세 협상 90일 연장”
2025.07.31 (목)
상호 관세 부과 유예 마감(8월 1일)을 앞두고 미국이 멕시코와 90일간 무역 협상을 더 진행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통화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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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팔레스타인 지지’ 캐나다 저격··· 무역 협상 난항
2025.07.31 (목)
8/1 관세 시한 앞두고 대(對)캐나다 무역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지지 선언에 반발해, 대(對)캐나다 무역 전쟁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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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불안에도, 캐나다 경제 ‘예상 밖 선방’
2025.07.31 (목)
6월 경기 반등 신호··· 2분기 성장률 0.0% 전망
미국 관세 리스크 여전··· 상승세 지속 여부 촉각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미국의 계속된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2분기 캐나다 경제가 당초 우려보다는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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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도 “팔레스타인 주권국 인정할 의향 있어”
2025.07.31 (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Prime Minister of Canada X캐나다가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려는 일부 주요 7개국(G7) 행렬에 동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마크 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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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美 보복관세, 결국 국민 세금 부담으로
2025.07.30 (수)
지난 두 달간 가구당 92달러 추가 부담
▲/gettyimagesbank캐나다 가정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이미 수십 달러의 세금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정책 싱크탱크인 몬트리올경제연구소(MEI)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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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과 무역 협상 타결키로···상호 관세 25→15%”
2025.07.30 (수)
“한국, LNG구매 등 美에 3500억 달러 투자”
“2주 후 백악관서 李대통령과 정상회담” “한국, 美에 자동차·농산물 시장 등 완전 개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한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기로 했다”며 8월 1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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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노숙인 더 늘었다··· 임시 쉼터도 못 찾아
2025.07.30 (수)
광역 밴쿠버 노숙인 수 2년새 9% 증가
임시 쉼터 못 찾는 ‘거리 노숙인’ 급증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광역 밴쿠버 지역의 노숙인 수가 최근 2년간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노숙인 서비스 협회’(HSABC)가 30일 발표한 2025년 노숙인 실태 조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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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운전자 4명 중 1명 “졸음운전 경험 있다”
2025.07.30 (수)
ICBC, BC데이 연휴 앞두고 경고 나서
▲/gettyimagesbank운전 중 깜빡 졸아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BC 주민이 4명 중 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C데이 연휴를 앞두고 ICBC는 여름철 급증하는 졸음운전 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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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주 해안가 쓰나미 주의보 해제
2025.07.30 (수)
러시아 규모 8.8 초대형 지진 여파
토피노·하이다과이 등 가슴 쓸어내려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BC 당국이 러시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지진 이후 발령됐던 쓰나미 주의보를 공식 해제했다. 이번 지진은 밴쿠버 시간 기준 29일(화) 오후 4시 25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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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연속 2.75% 동결··· 신중 기조 이어간다
2025.07.30 (수)
무역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 공존
균형 깨지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 Bank of Canada Flickr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세 번째 연속 2.75%로 동결했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공존하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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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전 총리, 팝스타 케이티 페리와 열애설
2025.07.30 (수)
몬트리올서 저녁 식사 모습 포착
팝스타 케이티 페리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전 총리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TMZ 엑스(X·옛 트위터)미국의 팝스타 케이티 페리(41)와 저스틴 트뤼도(54) 전 캐나다 총리가 함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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