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사기 휘말렸던 派獨광부들… 각계각층의 발빠른 대처로 7박8일 고국 방문 무사히 마쳐
"상전벽해 조국 모습에 감격… 우릴 잊지 않은 故國 고마워" 불우이웃 성금 1300만원 내놔
독일 아헨시(市) 탄광에서 죽어라 석탄을 캤던 파독(派獨) 광부 박천봉(79)씨의 손아귀에는 굳은살이 빼곡했다. 그는 깊이 1800m 찜통 같은 막장에서 곡괭이 한 자루만 믿었다. "갱도가 무너져 동료 9명이 죽어나갔지만 나는 매일 석탄을 캤다"며 "기절할 것처럼 피곤한 나날이었지만 고국에 돈을 부칠 때마다 불끈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김학종(77)씨는 고된 노동보다 "'코리아'라는 나라가 대관절 어디에 있느냐"는 멸시(蔑視)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그의 딸은 캐나다 은행 입사 면접에서 "한국어가 유창해야 채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만찬장에서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재외동포들은 "다시 찾은 모국의 모습은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며 감격했다.
이날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200여명이 7박8일 '모국 방문 행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23일 입국한 이들은 정체불명 단체 '정수코리아'의 '초청 사기극'에 휘말려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될 뻔했지만, 각계각층의 발 빠른 대처로 고국 관광 일정을 알차게 소화했다.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이들은 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를 참배한 뒤 한강 유람선을 타고 '기적의 현장'을 둘러봤다.
이날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200여명이 7박8일 '모국 방문 행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23일 입국한 이들은 정체불명 단체 '정수코리아'의 '초청 사기극'에 휘말려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될 뻔했지만, 각계각층의 발 빠른 대처로 고국 관광 일정을 알차게 소화했다.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이들은 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를 참배한 뒤 한강 유람선을 타고 '기적의 현장'을 둘러봤다.
29일 서울 삼성동 서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파독 광부·간호사 송별 만찬에서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건배 제의를 하자 참가자들이 술잔을 들며 활짝 웃고 있다. 정체불명 단체 정수코리아의‘초청 사기극’으로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됐던 파독 광부·간호사 200여명은 정부의 발 빠른 대처로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30일부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이명원 기자

국무총리 국무조정실과 외교부가 마지막 만찬 자리를 마련했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여러분 하나하나가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 홍보대사로 활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왕년의 스타' 가수 김상희씨가 히트곡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로 분위기를 띄웠고,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은 1960년대 가장 귀한 음식이었던 떡갈비를 식탁에 올렸다. 디저트로 나온 케이크에는 'We won't forget you(당신을 잊지 않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파독 광부·간호사들은 조금씩 돈을 걷어 "한국의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국무총리실에 성금 1만2000달러(약 1300만원)를 전달했다.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들은 30일부터 미국·독일·캐나다·스웨덴·스위스·오스트리아 등지의 집으로 각기 흩어진다.
"점점 비행기 타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고국 강산을 눈에 새겨놓고 독일로 돌아가니 죽어도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우리가 고국에 오게 된 계기는 좀 어이없었지만, 조선일보가 우릴 크게 도왔습니다." 최고령 파독 광부 이상호(82)씨는 이렇게 말하며 눈물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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