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문제의 도시락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8-04 00:00

홍현진/ S.U.C.C.E.S.S.
세도시 이민자 봉사회

문제의 도시락

부부 싸움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부부란 없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연애를 할 때는 심하게 다투는 일이 많았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는 다투는 일이 별로 없고 닭살 부부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남편이 미워보이는 일이 생겼다.
며칠 전부터 남편의 도시락을 싸 주기로 작정하고 아침에 30분을 더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녁 잠보다 아침 잠이 더 많은 나로서는 아주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제의 도시락이 참 맛있었다는 말에 힘입어 오늘은 더 새로운 것을 해 주고자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거리를 사 가지고 집에 갔는데 남편이 장을 본 것을 보고도 시큰둥하더니 오늘 일찍 일어나 도식락을 싸는 나에게 도시락을 싸지 말라고 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빵으로 대신하겠다는 말에 난 화가 나서 이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겠다는 말을 내뱉었다. 나의 극적인 대응에 남편은 화가 나서 이제는 더 이상 도시락을 싸지 말라는 말을 던지고 회사에 나갔다.

회사에 와서 이것 저것 생각하면서 가정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도 이런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민족들이 같이 살고 있는 캐나다, 특히 밴쿠버에서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생각만을 가지고 남을 대하는 나를 볼 때가 많다.

중국인 단체에서 일을 하다 보니 중국인이 아닌 직원은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적다. 여럿이서 같이 점심을 먹을 때면 대부분의 사람이 중국인 직원이라 우리는 안중에도 없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중국어로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왜 그렇게 다른 사람은 생각치 않을까 생각하고 소외감을 느끼며 한국인 직원끼리 따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옆 자리에 앉아 혼자 밥을 먹는 이란인 직원은 생각지도 않고 우리끼리 한국말로 수다를 떨고는 했던 나 또한 중국인 직원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옆에 있는 남편도 이해하지 못했던 내가 다른 민족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들을 대할 수 있을까 생각할 때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개인의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한국에서 머무는 외국인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뉴스에서 들은 일이 있다. 그들이 말하기를 한국 사람들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한다. 식당에서 신발을 벗고 있는 사람, 소리 지르며 이야기 하는 사람, 발을 밟았을 때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지 않고, 문을 밀고 나가면서 뒷사람이 나오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문을 놓아버리는 일 등, 서구 사회에서는 아주 기본이 되는 일인데 한국 사람들은 몸에 배어 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좁은 땅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여유로운 마음이 없어서 그렇다고 이해를 할 수 있지만 혹시 한국에서 하던 버릇을 그대로 캐나다에서 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캐나다에서 대우를 받으려면, 불평이 앞서기보다는 내가 우선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남을 대하고 서로 배려함으로써 우리 주위부터가 웃음이 피어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남편과의 다툼으로 인하여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으니 고맙다고 말을 하는 대신 남편의 도시락 반찬을 위해 식단을 짜고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한국에서 밴쿠버까지 색다른 여행을 즐겨보자. 바로 크루즈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크루즈 여행 전문회사, 홀란드 어메리카 라인(Holland America Line∙이하 홀란드)은 일본-부산-밴쿠버를 잇는...
취업 상담 서비스(Employment Service)
2008년 출범한 ‘코리안 커뮤니티 워커스 네트워크(KCWN∙회장 장기연)’는  비영리 이민자 지원단체와 교육청의  정착담당, 카운셀러로 일하는  한인 직원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제이슨 케니(Kenney) 이민장관이 19일 소수 민족 언론을 대상으로 원탁회의(round table)를 개최했다. 중국, 이란, 인도, 필리핀 등 10여국의 언론인이 초청된 이번 원탁회의에 한인 언론 중에는...
[행복한 이민생활을 도와드립니다 2] 이민정착/ESL수업 서비스
2008년 출범한 ‘코리안 커뮤니티 워커스 네트워크(KCWN∙회장 장기연)’는  비영리 이민자 지원단체와 교육청의  정착담당, 카운셀러로 일하는  한인 직원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장기연 KCWN 회장 인터뷰
낯선 문화와 사회에서 막막할 때, 이민자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이들이 있다. 석세스, 옵션스, ISS, 모자익 같은 비영리 이민자 지원단체 및 교육청 학교 정착 담당...
예기치 않게 곰 마주치면…“등 보이지 말고 뒷걸음 치면서 도망쳐야” 최근 곰 등 야생동물에 습격 당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예기치 않게 야생동물과 마주쳤을 때의 행동수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또한 나들이가 잦아지는 여름을 맞아...
BC주 면허 체계와 지역별 규정 숙지해야
낚시는 여름철 가장 인기 있는 레저 문화로 자리잡았다. BC주는 낚시하기에좋은다양한 장소들이 많고 다양한 종류의 낚시가 가능해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장소이다....
LMO 발급 승인률 50~60% 수준평균임금 캐나다인과 동등하거나 높아야… 캐나다 영주권 취득의 통로로서 근로허가(work permit) 비자를 통한 이민 및 유학 후 이민의 수요가 대폭 늘었다. 이민부도 최근 근로허가 비자를 기본 전제로 하는 주정부이민(PNP), 캐나다 경험...
한국에서 치기공사로 근무하던 A씨(35)는 지난 2009년 밴쿠버로 입국했다.치기공 사업을 준비하던 지인의 부탁이었다. A씨는 밴쿠버에 거주하며 근로허가(work permit) 비자를 발급 받고 지난해 초 전문인력이민을통해 영주권을 신청했다. 하지만 근로허가 비자...
휴가시즌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당뇨병·심장병등 만성질환자 등은 휴가지로 향하는 비행기 안이나 휴가지에서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
구름없는 맑은 날씨에 반드시 챙겨야할 필수품이 있다. 바로 자외선 차단제다. 사실 자외선(UV)은 날씨와 장소에 큰 상관이 없다. 비가오는 흐린 날에도, 그늘∙건물∙차 안에 있어도...
15일 북미아이스하키리그 결승 흥분의 도가니10여만 시민 거리 운집… 밴쿠버 사상 최대 [현장르포] 15일 밴쿠버 커낙스와 보스턴 부루인스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 컵을 놓고...
캐나다∙미국을 포함한 세계 많은 나라는 6월 3째주 일요일을 아버지의 날, ‘파더스 데이(Father’s day)’로 정하고 있다. 올해는6월 19일이 아버지들을 위한 하루다. 사실 ‘파더스 데이’는...
캐네디언 록키산맥에 가기 전에 주의할 점은 먼저 이 곳을 보고 나면 다른 지역에 가서 무엇을 보아도 감흥이 덜할 것이란 점이다. 지난해 밴프-재스퍼를 여행한 후, 캐나다 다른 지역을...
3박 4일 알뜰 여행 상품
바쁜 일상 속 직장인이나 록키 여행이 처음인 사람에게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여행 상품을 통해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단점이...
캐나다 록키는 웅장하다. ‘창조주가 빚어낸 예술품’이라고 감탄하게 된다. 그저 스쳐 지나며 보기만 해도 록키의 이미지는 강하게 뇌리에 남는다. 사시사철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하와이라면 서핑의 고향인 줄만 알았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에메랄드 빛 파도로 충만한 물의 나라인 줄만 알았다. 빅 아일랜드에서 비로소 깨달았다. 하와이에선 물과 불이 공존한다. 불의 고리. 환태평양 화산대를 일컫는 말이다. 서핑의 고향 하와이도 이 일대다....
신사의 나라’ 영국. 그 수도 런던엔 남성용 의류·잡화 매장이 모인 ‘신사의 거리’가 있다. 간판에 적힌 창업연도를 보면 100년은 기본이고 200년이 넘는 곳도 있다. 오랜 세월 신사복의...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가 되살아났다. 선샤인 스테이트는 연중 300일 이상 태양이 내리쬐는 호주 최고의 관광명소 ‘퀸즐랜드(Queensland)’의 또 다른 이름. 퀸즐랜드는 지난 1월...
“자기 몸 알고, 먹는 것 조절하고, 그리고 바르게 뛰어라”
건강하게 되는 방법은? 주변에 조언을 구하다가 스티브 내쉬 트레이닝 센터에서 근무하는 아이리스 양 트레이너를 소개 받게 됐다. 양 트레이너의 도움말과 캐나다 국내 보건관련...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