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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먹거리 파머스마켓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9-15 14:49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61)
Farmer’s Markets

이민생활이 오래돼도 故최인호 작가의 소설 제목 마냥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에 사는 이민자가 있다. 메트로밴쿠버는 뿌리 내린 터전이라기보다는 그저 사는 곳이다. 그런 시간이 오래되면 캐나다에 오래 살았지만, 여전히 나그네 심정으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매일 방문하게 된다. 최 작가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주인공이 실체를 찾아가는 이 소설을 썼다. 만약 메트로 밴쿠버에 연고지 없는 이민자가 타인들의 도시가 아닌 나의 도시로 삼으려면, 소설 같은 방황과 충돌의 여정은 아니더라도, 몇 군데를 찾아가 보면 좋다.

그중에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을 권한다. 경치 사진 담기에 바쁜 단기 관광객에게 권할 장소는 아니다. 밴쿠버 사는 사람에게나 권할 장소다. 파머스마켓은 성대한 행사가 아니다. 밴쿠버 인근 또는 도시 인근의 농부나 장인들이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들고나와 주로 주말에 단 몇 시간 동안 서는 장이다. 규모도 크지 않다. 대부분 커뮤니티 센터의 주차장 일부나 쇼핑몰의 주차장 일부다. 가격은 최저가가 아니다. 저렴함을 찾는다면 물건이 잘 진열된 슈퍼마켓으로 가는 것이 맞다. 대체로 손님도 많지 않은 장에 상인들은 손님을 기다린다.

여기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대체로 ‘무뚝뚝한’ 아시아 사람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무성의하게 대하거나, 말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먼저 말을 걸면 상당히 재미난 얘기가 오갈 수 있다. 요즘 인기있는 빵부터, 먹거리나 요리법도 얻어들을 수 있다. 그 사람은 무얼 좋아해 어떻게 잘 요리해 먹는지 들을 수 있다. 혹시나 내가 말을 걸었는 데,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나도 더 입을 열지 않으면 그만이다.

게다가 가을 장은 농부들이 있는 세계 어디든 그렇듯이 상당히 풍성하다. 추수해서 거둬들인 채소나 과일이며, 이를 재래식 또는 가족 비법으로 가공해 만든 빵이나 비누, 향신료 등을 접해볼 수 있다.  가끔 어느 음악도 흥겹게 연주된다. 굳이 좋아하지 않아도 귀를 열어두면 즐길 수 있다.  파머스마켓이 열리는 장소·시간은 대부분 시청 웹사이트에 공지로 올라오거나, 커뮤니티 센터·도서관에 알림이 붙기도 한다.  구경하는 데는 어디 가다가 들리는 잠깐 시간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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