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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의 끝, 이제 수면 시간을 챙길 때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8-20 14:47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50)
How much sleep do we need?

북미는 이제 본격적인 개학 준비철(back-to-school)이다. 9월 첫 번째 월요일, 올해는 9월 7일 레이버데이(Labour day) 연휴가 끝나면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BC주 공립학교만해도 52만1038명의 초중고교생이 새 학년·새 학기 수업을 위해 9월 8일 아침 등교를 시작한다.

개학 2주를 앞둔 지금을 의사·교사들은 잠을 조율할 시기라고 한다. 하루 10~15분 정도씩 매일 수면 시간을 조정해서 등교하기 1~2시간 전에 기상하면 준비가 된 것이다.

잠에 대해 한국문화는 짜다. ‘사당오락(四當五落)’이라는, 네 시간 자면 대입에 붙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며 잠 줄이기를 권하는 말도 등장한 지 30년은 족히 넘어 신조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노력과 열심을 강조할 때 “밤낮없이 부지런히”라거나 “밤잠을 잊고”라는 표현을 쓴다.

몇 년전 한국 대기업 관계자가 자사 개발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하기 위해 “잠을 자지 않고 연구한 결과”라고 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들은 캐나다인 관계자는 “잠도 못잔 연구원들이 제대로 제품을 만들었을까”라고 했다. 당시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폭발사건으로 생산자에게 공정한 대가를 치르는 ‘공정거래(fair trade)’의 필요성이 캐나다 사회에서 나눠 질 무렵이었다. 그 한국 기업을 두고 “직원 대우 이상한 업체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가능한 짦은 시간 안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생산성(productivity)을 강조하는 북미인에게, 생리적 욕구를 억제한 채 노력한다는 말은 이상하게 들렸으리라.

캐나다는 잠을 권하는 사회다. 6세는 하루 11시간을 자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12세 무렵에 9~10시간까지 줄이는 것이 적당하다고. 캐나다정신의학회(MHC) 권장 10대 수면시간은 9시간이다. 성인 평균은 7~8시간이다. 대체로 건강을 유지하려면 5시간 이상의 수면을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의 사당오락은 건강하지 않은 행동인 셈이다.

아침 등교시간을 기준으로 최소한 1~2시간 전부터 일어나 공복을 채우고 머리를 깨운 상태를 이상적으로 공부할 준비가 됐다고 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는 주인공 소년이 ‘모든 것을 비우고 해면처럼 지식을 빨아들이는 상태로 학교를 다녔다. 방과 후에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적은 상위권’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MHC는 그러한 상태를 청소년이 9시간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식사 후 두뇌가 깬 상태에서 등교하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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