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60)
Hunting Hunters
BC주에서는 매년 곰 사냥 시즌을 봄과 가을로 지정해, 이 기간에 특정 구역 내에서만 사냥을 허가제로 허용한다. 사냥 허용 목적 중에 하나는 개체 수 조절도 있다. 상위포식자인 곰을 사냥해 먹이 사슬의 아래에 위치한 다른 동물의 개체를 보존한다는 이유다. BC주정부 추산 주내 그리즐리 곰은 1만5000마리가 서식 중인데, 매년 사냥으로 죽이는 곰은 약 3000마리에 달한다. 올 가을 BC주 사냥 시즌은 9월에 시작했다. 봄 시즌은 4월에 시작한다.
일반인에게 사냥은 큰 관심사는 아니었지만, 올해 7월 미국치과의사 월터 파머(Farmer)가 짐바브웨에서 13살 난 카탕카 사자 ‘세실(Cecil)’을 올해 활로 사냥해 문제가 됐다. 파머는 불법인지 몰랐다고 했으나, 화살을 맞은 사자를 두 시간 쫓아가 총으로 죽이고 목을 자른 행위에 대해 비난이 쏟아졌다. 과거 곰 사냥 경력에도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가운데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한 아버지가 올린 아들의 첫 곰 사냥 동영상이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BC주 숲 속에서 아들은 그리즐리곰을 향해 쏘고, 아버지는 “빗맞았나? 관통했을 수도 있겠다”는 식으로 사격 솜씨를 평가한다. 약 2분간 동영상에서 결국 곰은 결국 눈 쌓인 언덕을 구르다 죽고 아버지는 환호성을 지른다.
이 동영상은 올해 올라온 것은 아니지만, 야생동물보호연대(Wildlife Defence League)라는 단체가 7일부터 페이스북 공유를 한 후 11일 현재 260만회 재생됐다. 해당 단체는 앨버타주에서 곰 사냥을 금했듯이, BC주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의 영향력있는 환경단체 데이비드 스즈키재단은 이미 올해 봄 사냥시즌부터 “올해는 곰 사냥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모금 및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사냥꾼들에게 또는 가을을 맞아 산 속에서 무엇인가 캐거나 채집하려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위험은 원주민들의 분노일 수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입산하려는 사냥꾼들의 길을 몇 차례 막은 바 있는 원주민 부족 중 일부는 원주민 보호구역이나 전통 활동 구역 내에서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를 “무슨 수를 써서든 막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무엇보다도 자칫 잔혹한 사냥을 하다간 여론에 사냥당할 수 있는 수위까지 반감이 차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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