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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꼴이 돼가는 캐나다 정당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9-08 14:26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58)
The Same Old Parties

진보와 보수 정당의 가치가 불변하느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특히 선거전이 치열할 때 캐나다 정당은 평소 지켜왔던 색을 흐리고, 모든 계층을 수렴할 듯 팔을 벌린다.  이 결과 캐나다인들이 보기에 최근 진보 신민당(NDP)과 중도 자유당(Liberal)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아졌다. 신민당은 증세·적자 없이, 예산 재배치를 통한 복지를 내세워 오른쪽으로 약간 이동했다. 자유당은 단기 적자를 통한 경기부양 및 부유세 적용을 발표해 왼쪽으로 이동했다. 환경정책은 주요 3당이 닮은 꼴이다. 친환경 세재 및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환경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분이 안돼 오히려 이 점이 소수 녹색당(Green)에 목소리를 낼 기회를 주고 있다.

이 결과 여론조사사 입소스리드사가 5일 공개한 설문에서 캐나다인 10명 중 4명은 “모든 정당이 근본적으로는 같다”고 답했다. 대체로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정당별로 다르다지만, 최소한 40%에게는 여야 정당이 특색을 잃은 것이다. 특히 신민당-자유당의 정책 구분이 힘들다는 이들이 42%에 달한다. 반면에 보수당(Conservative)은 대체로 정책이 다른 두 당과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2%는 보수당의 정책이 야당과는 다른 노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분되는 정책이 반드시 선거에 유리한 것도 아니다. 선거 전 중반에 돌입한 현재 3당은 근소한 차이로 싸우고 있다. 단 역설적으로 구분되지 않는 정책은 선거에는 불리하다. 비슷한 정치 성향의 유권자의 표를 나누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신민당은 자유당을 향해 최근에는 포문을 열었다. 보수당이 자유당을 공격할 때 주로 쓰는 “준비되지 않은 지도자”라는 공격을 신민당도 자유당의 저스틴 트뤼도(Trudeau)당대표를 향해 날리기 시작했다.  보수당이 소수집권하면 신민-자유당이 연정을 통해 정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설’은 그래서 요즘 위축된 모습이다.  

신민당·자유당은 보수당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동전선이다. 대표적인 공격방법은 “실패한 정권”이란 주장이다. 특히 신민당의 톰 멀케어(Mulcair)대표는 단호하고 분명한 어조로 스티븐 하퍼(Harper) 보수당 대표가 총리로서 실패했다고 여러 차례 말하고 있다. 특히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고용 증진이나 경기 부양에 실패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슬쩍 신민당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자고 한다. 여기에 대해 캐나다인 일부는 환호하지만, 보수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주로 중산층이상 노인 계층은 멀케어 대표를 “속 모를 사람”이라며 의심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 이동은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식이다. 반면에 취업난에 시달린 젊은 보수는 요즘 보수당이 전같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이 결과 하퍼 대표 아래 지난 10여년 간 지속되온 보수당에 대해서도 과거와는 다른 것 같다는 보수당 지지자가 4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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