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40년 만에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멕시코는 11일(현지 시각)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 남아공과의 조별 리그 A조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그야말로 한낮에 열린 축제였다. 이날 경기는 오후 1시에 시작됐는데, 새벽부터 이미 경기장 주변이 들썩거렸다. 거리에는 초록색 멕시코 유니폼을 입지 않은 사람이 드물었고, 각양각색의 전통 의상을 챙겨 입거나 멕시코 최대 축제인 ‘망자의 날’처럼 얼굴에 해골 분장을 한 팬들도 눈에 띄었다. 멕시코 팬 야이르 가르시아(32)는 “300만원 넘게 주고 개막전 티켓을 구했다. (오늘 개막전은) 아마 내 인생 최대의 축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날 경기 전 멕시코 국가가 울리자 경기장에 운집한 8만1000여 관중은 모두 기립해 우렁차게 국가를 따라 불렀고, 킥오프 직전에는 일제히 종이로 만든 하늘색 솜브레로 모자를 던지며 마치 하늘색 비가 내리는 것 같은 진풍경을 자아냈다. 전반 9분 전방 압박으로 상대 볼을 탈취한 뒤 훌리안 퀴뇨네스(알 카디시야)가 오른발 선제골을 넣었을 땐 흥분한 관중들이 먹던 술이나 음식까지 뿌리며 열광하기도 했다. 경기 내내 ‘멕시칸 웨이브’라고 불리는 파도타기 응원도 쉬지 않고 이어갔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쥔 것도 멕시코였다. 전반 4분 만에 라울 히메네스(풀럼)가 측면에서 컷백으로 온 공을 골문 구석으로 날카롭게 찼지만, 상대 골키퍼 론웬 윌리엄스(마멜로디 선다운스)의 선방에 막혀 아쉽게 골을 놓쳤다. 선제골을 넣은 이후에도 퀴뇨네스가 골대를 맞추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21분 월드컵 최연소 선수 질베르토 모라(18)가 교체 투입될 때는 마치 추가 득점이 나온 듯 경기장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히메네스가 후반 22분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밀어 넣으며 쐐기골을 넣자, 팬들은 승리를 직감한 듯 서로를 얼싸 안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후반 막판에는 주장 세자르 몬테스가 남아공 공격을 무리하게 막다가 퇴장을 당했다. 멕시코가 경기 마무리를 위해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끌자 오히려 홈 팬들이 야유를 보내는 이색적인 광경도 나왔다.
반면 남아공은 주장 윌리엄스를 필두로 후방부터 볼을 전개시키는 전략을 썼지만, 멕시코의 강한 전방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공격에서도 패스 미스가 잦고 선수 간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들어 스페펠로 시톨레(톤델라)와 템바 즈와네(마멜로디 선다운스) 두 명이 퇴장당한 여파도 컸다.
1승을 먼저 거둔 멕시코는 1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한국과 조별 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시티=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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