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탁자 아래에 몸을 숨기며 두리번거렸고, UFC 회장은 가만히 의자에 앉아 흥미로운 듯 상황을 지켜봤다. 총격이 발생했다는 말에도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을 마저 먹는 남성, 아수라장이 된 틈을 타 와인을 챙긴 여성도 있었다. 지난 25일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WHCD) 총격 사건 당시 연회장 내부에서 포착된 장면들이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였다. 행사는 워싱턴DC의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진행됐다. JD 밴스 부통령,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캐시 파텔 FBI 국장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도 참석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기자가 참석했던 만큼 총격 사건 당시 만찬장 내부를 촬영한 영상들은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영상을 보면 비밀경호국 요원은 총성이 울린 직후 단상에 있던 밴스 부통령을 급히 대피시켰다. 이후 헬멧을 쓴 무장 요원들이 연단에 도착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고개를 숙이며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무대 아래로 피신한 것처럼 보여 네티즌들이 의아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 CBS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보다 20초 늦게 만찬장 밖으로 대피했다”고 했다.
다만 뉴스위크는 경호업체 전문가를 인용해 “밴스 부통령을 먼저 대피시킨 일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선순위라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먼저 분리시키는 것처럼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면서 이동 전 상황을 통제하는 데는 더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밀경호국 대변인도 “상황이 특정 방식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경호팀은 실시간 무전 통신을 주고받으며 체계적인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
테이블에 있던 행정부 주요 인사도 요원들의 호위 속에 일행과 피신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장내가 어수선해지자 임신한 아내를 감싸며 보호했고, 이후 아내와 함께 행사장을 떠났다. 굳은 표정의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아내와 함께 경호 속에 대피했다.
작년 9월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의 아내 에리카 커크가 “그냥 집에 가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며 행사장 밖으로 나서는 모습도 포착됐다. 충격을 받은 듯한 에리카 커크를 캐시 파텔 FBI 국장이 위로했다고 미 피플지는 전했다.
행사장에 남겨진 와인 병을 챙기는 이도 있었다. 참석자들이 연회장을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검은 모피 재킷 차림의 금발 여성이 와인병을 여러 개 집어 든 것이다. 사건이 연회 초반에 발생해 테이블 위에는 와인이 많이 남은 상황이었다. 여성의 행동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언론인이 와인병을 훔치고 있다. 이게 본 모습이다. 혐오스럽다” “총격 직후 술병을 가져가다니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저녁 식사를 위해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이고, 비용도 이미 지불됐다. 이게 왜 절도냐”는 옹호 의견도 있었다. 이 여성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기자인지 다른 자격의 참석자인지도 불분명하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태연하게 식사를 이어간 남성도 TV 화면에 생중계됐다. 당시 전채 요리로 부라타 치즈와 완두콩 샐러드가 제공된 상황이었다고 한다. 얼마 되지 않아 총격이 발생했고 다른 참석자들은 두려움에 떨며 테이블 밑으로 몸을 피했으나 이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저를 들었다. 이 남성은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의 에이전트 마이클 글랜츠였다. 글랜츠는 미 연예 매체 TMZ에 “경찰이 현장에 있어 안전하다고 느꼈다”며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나는 건 아니지 않나,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머릿속에는 CNN 진행자인 울프 블리처가 넘어진 것에 대한 걱정과 샐러드를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강심장 참석자는 또 있었다. 바로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다. 그는 당시 대통령이 앉아 있던 헤드 테이블 바로 앞 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총격 이후 참석자들이 테이블 밑으로 숨는 순간에도 앉아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었다.
이후 만찬장 밖을 빠져나온 그는 언론에 “갑자기 사방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테이블이 뒤엎어지고 총을 든 사람들이 뛰어다녔고 ‘엎드려’라는 소리가 들렸다. XX 굉장했다(it was f*cking awesome)”며 “난 엎드리지 않고 모든 순간을 하나하나 지켜봤고 꽤 미치고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자신의 테이블 쪽으로 다가오자 총격범이 근처에 있는 줄 알았다며 웃으면서 말했다.
총격 사건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31)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범행 직전 가족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암살 타깃이 될 것이라고 시사한 성명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최혜승 기자 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100년 뒤 한국 인구 753만··· 아기 웃음 사라지면 다같이 침몰한다”
2026.09.11 (금)
▲ 기업과 학계가 참여한 ‘2100년 한국 합계출산율 2.1명 회복, 인구 3000만 사수’ 캠페인을 이끄는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서울 삼성동 본사 집무실에서 직원 자녀들과 함께 포즈를...
|
|
주택 가격 안정?··· 건설률 두 배로 높여야
2026.09.11 (금)
연간 41만7000채 이상 건설해야
건설사, 신규 프로젝트에 미온적
캐나다주택공사(CMHC)가 향후 10년 안에 주택 가격 부담 능력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신규 주택 건설 속도를 대략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CMHC는 10일 올 가을...
|
|
장애 수당, 150불 추가 지급한다
2026.09.11 (금)
오는 17일 발송 예정··· DTC 승인 받아야
연방 정부가 캐나다 장애인 수당(CDB) 지급 자격이 있는 캐나다인들에게 150달러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한다.10일 캐나다 고용사회개발부(ESDC)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일회성 지원금은 장애인...
|
|
‘밴쿠버영화제’ 빛내는 한국 영화 어때요?
2026.09.11 (금)
▲ /VIFF‘제45회 밴쿠버국제영화제(VIFF)’가 오는 10월 1일부터 11일까지 11일간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해에는 전 세계 76개국에서 출품된 162편의 장편 영화와 91편의 단편 영화 및 에피소드...
|
|
캐나다군, 역사상 최대 규모 개편한다
2026.09.11 (금)
목적 중심, 3개 사단으로 전환
전투 사단 구축 목표
▲ /CA캐나다군(CA)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이에 따라 지리적으로 조직된 현재의 4개 사단에서 특정 목적의 3개 사단으로 전환한다. 제1 캐나다사단(1st CD) 사령관...
|
|
카니, ‘EU’와의 협력 강화로 ‘트럼프’에 맞선다
2026.09.11 (금)
강력한 정치·경제·국방 파트너 될 것
근본 해결책 아니라는 회의론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향후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더욱더 강화한다. 다음 주 유럽 의회(EP)에서 연설할 예정인 카니는 유럽 국가들과의 경제와 안보, 정치적 관계를 더...
|
|
인공지능부 장관, AI의 위험성에 대한 입장 밝혀
2026.09.11 (금)
개인정보 보호법 통해 규제 조치 도입할 것
한 연구원이 앤트로픽사를 사임한 후, 인공지능(AI)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에반 솔로몬 인공지능부 장관은 연방 정부가 앤트로픽사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
|
보건부, 제네릭 아세트아미노펜 리콜
2026.09.11 (금)
복용 중단하고 폐기 절차 밟아야
▲ /HC캐나다 보건부(HC)가 토론토에 본사를 둔 회사가 판매한 제네릭 아세트아미노펜(generic acetaminophen)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테바 캐나다(TCL)에서 판매한 노보-게식 포르테...
|
|
BC주, 23개 새 학교 들어선다
2026.09.10 (목)
총 4890만 불 투입
원주민 디자인 요소 반영
이번 9월 메이플 릿지에 새로 지어지는 두 곳을 포함해 BC주에 총 23개의 새 학교나 개선된 학교가 문을 열어 875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BC주 정부는 에릭 랭턴 초등학교(École...
|
|
선샤인 코스트 주택가, 의문의 화재 연속 발생
2026.09.10 (목)
수자원 보호 시설 없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아
▲ /DS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의 버려진 주택가 주민들이 지난 주말 두 채의 집이 전소된 후, 지역 당국에 지역 사회 보호를 촉구하고 나섰다. 5일 오전 10시경 시워치(Seawatch) 지역에서...
|
|
버려지는 플라스틱, 국내 환경 심각하게 위협
2026.09.10 (목)
8년간 34만8000톤 이상 버려져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간 150억 개 이상의 플라스틱병과 140억 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장바구니가 캐나다에서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이 자료는 캐나다 협상단이...
|
|
BC주 임업계, “한계점에 도달했다”
2026.09.10 (목)
국내 장벽 제거해야··· 위기 대응팀 구성 요구
BC주 임업 단체들이 데이비드 이비 BC주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임업 산업이 한계점에 다다랐으며, 주 정부의 허가 지연부터 미국 관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한 긴급 조치를...
|
|
아자로프, 밴쿠버 시장 선거전에서 사퇴
2026.09.10 (목)
진보 성향 후보 단일화 일환
▲ /City of Vancouver다음 달 켄 심 밴쿠버 시장에게 도전하는 진보 성향 후보군의 윌리엄 아자로프가 사퇴했다. 커뮤니티 주택 CEO는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심과 그의 ABC 밴쿠버당을...
|
|
카니 총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만났다
2026.09.10 (목)
양국 협력 더 강화할 것
‘100년 파트너십 선언’ 서명해
러시아의 지속적인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마크 카니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양국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
|
‘백 투 스쿨 시즌’... “제한 속도 준수하세요”
2026.09.10 (목)
적발 시, 벌금 196불~253불
9월 교통사고 37% 더 많아
새 학기가 시작되며,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간 가운데, 경찰은 운전자들에게 스쿨 존(School Zones)에서 서행하고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스쿨 존 제한 속도가 월요일부터...
|
|
AP통신, ‘온타리오 레이크’ 명칭 유지한다
2026.09.10 (목)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美 주장 명칭도 설명해야
AP통신은 앞으로도 온타리오 레이크를 원래 이름인 ‘온타리오 레이크(Lake Ontario)’로 부르고, ‘아메리카 레이크(Lake America)’로는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AP통신은 세계적인 뉴스...
|
|
“제발, 제보해 주세요”··· 피해자 유가족 호소
2026.09.10 (목)
겸손과 사랑의 삶 살아··· 애도의 물결 이어져
▲ 고 조창용 씨. /IHIT버나비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85세 한인 남성의 유족이 사건 관련 정보를 가진 목격자들의 제보를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8일 통합 살인 수사팀(IHIT)은 조창용 씨가...
|
|
‘加-美’ 보복 관세··· ‘소비자에 어떤 영향 미칠까?’
2026.09.10 (목)
식음료 가장 많이 오를 것
다음은 가정용 가전제품 순
미국이 약 280억 달러 상당의 수백 가지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의 새로운 보복 관세를 부과 함에 따라, 캐나다 소비자들은 일부 캐나다산 제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의 가격 인상에 직면할...
|
|
텔러스, 前 직원 상대 110만 불 소송 제기
2026.09.10 (목)
회사 카드로 2500개 이상 품목 구매
텔러스(Telus)가 전 직원이 회사 신용카드를 이용해 가전제품과 소비자 전자제품을 포함한 수천 개의 품목을 구매했다며 1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BC주 대법원에 제출된...
|
|
온라인 유해 콘텐츠, 캐나다 어린이 가장 위협한다
2026.09.10 (목)
빈곤·아동 학대보다 심각해
아동 권리 지수 72위에 그쳐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유해 콘텐츠가 캐나다 어린이들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괴롭힘과 빈곤, 아동 학대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아동 보호 단체인 어린이 퍼스트...
|
|
|

















최혜승 기자 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