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상승에도 부의 양극화 심화
임금 둔화·이자 감소에 “하위층 타격”
임금 둔화·이자 감소에 “하위층 타격”
캐나다에서 소득과 자산 격차가 다시 확대되면서, 부의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호조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정체되고 이자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가처분소득 격차는 상위 40%와 하위 40% 간 46.7%포인트로, 전년(46.4%포인트)보다 확대됐다. 격차 자체는 소폭이지만, 확대 흐름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구조적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격차 확대는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률이 전체 평균에 못 미친 데다, 저축 이자 감소로 투자소득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통계청은 “상위 계층은 금융시장 상승의 혜택을 받으며 자산을 불린 반면, 하위 계층은 실질 소득 증가 자체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자산 격차는 소득보다 더 뚜렷했다. 2025년 말 기준 상위 20%가 전체 순자산의 65.7%를 보유한 반면, 하위 40%는 3%에 그쳤다. 가구당 평균 자산으로 보면 상위층은 약 350만 달러, 하위층은 약 8만1650달러 수준이다.
이로 인해 상위 20%와 하위 40% 간 자산 격차는 62.7%포인트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더 벌어졌다.
결국 수치상 변화는 크지 않지만, 방향은 한쪽으로 고착되는 모습이다. 금융시장 상승이 전체 경제를 끌어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가계 체감은 계층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런 흐름은 가계 재무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MNP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월말 평균 잔액은 1000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응답자의 43%는 월 지출 대비 200달러 이하의 여유 자금만 남는다고 답했다. 또 29%는 이미 고정 지출과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즉 평균적으로는 “여유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수 가구는 여전히 빠듯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경기 문제가 아니라, 소득 구조와 자산 수익 구조가 다르게 움직이는 데서 비롯된 장기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MNP의 그랜트 바지안 대표는 “많은 캐나다인이 단순히 재정적 압박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계획과 예산 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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