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2만5000개 감소에도 실업률 하락
체감과 통계 괴리··· “노동시장 냉각 경고”
체감과 통계 괴리··· “노동시장 냉각 경고”
캐나다 노동시장이 1월 한 달 동안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잃었음에도 실업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역설적인 흐름을 보였다. 고용 둔화 속에서 구직 포기와 인구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노동시장의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2만5000명 감소했지만, 실업률은 6.8%에서 6.5%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실업률 하락은 고용 회복보다는 구직 활동 인구 감소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노동시장 참여율은 65%로 하락했고,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고용 감소는 제조업이 주도했다. 제조업에서는 지난달에만 대규모 일자리 감소가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 10개월간 이어진 미국의 관세 조치로 타격을 입은 산업 구조가 고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 서비스와 공공 행정 부문에서도 고용이 줄어 전반적인 고용 환경의 냉각을 드러냈다.
반면 시간제(파트타임) 일자리가 1.8% 줄어든 것과 달리 정규직(풀타임) 고용은 소폭 증가했고, 총 근로시간은 늘어났다. 이에 대해 더글러스 포터 BM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약세와 고용 감소라는 부정적 신호와 실업률 하락, 근로시간 증가라는 긍정적 요소가 동시에 나타났다”며 “전반적으로는 부정적 흐름에 더 무게가 실린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가 단기 경기 변동을 넘어 구조적 변화의 신호를 담고 있다고 분석한다. 포터는 캐나다 노동시장이 △미국 관세로 인한 제조업 약화 △인구 증가세의 급격한 둔화 △65세 이상 고령 인구 확대라는 세 가지 변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자연 실업률 자체가 낮아질 수 있지만, 고용과 근로시간 둔화는 경기 냉각을 시사하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통화정책과 관련해 시장의 시선은 캐나다 중앙은행으로 향하고 있지만, 이번 지표만으로 정책 전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포터는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고용 둔화는 기준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중앙은행이 금리 동결 기조를 바꿀 만큼 결정적인 보고서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지역별로는 온타리오주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6만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고용 감소가 집중됐다. 반면 앨버타, 서스캐처원, 뉴펀들랜드·래브라도주에서는 고용이 증가해 지역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임금 지표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3.3% 상승한 37.17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이 노동시장 강세를 의미하기보다는 인력 구조 변화와 숙련 인력 중심의 고용 재편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앤드루 그랜섬 CIBC 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과 실업이 동시에 감소하는 이례적인 상황은 노동시장이 단순한 회복 국면에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번 지표가 캐나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고용지표에서 구직 포기 인구의 추이와 제조업 고용 회복 여부가 캐나다 경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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