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신고자의 9%, 만성적 저소득 경험
캐나다에서 특정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빈곤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물가와 주거 위기가 겹치면서 기존 복지 체계가 더 이상 이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의 데이터를 추적 조사한 결과, 전체 세금 신고자의 9%가 ‘만성적 저소득(Persistent Low Income)’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기간 7년 중 최소 4년 이상을 저소득 상태로 보낸 경우를 의미한다.
조사에 따르면 특정 계층에서 빈곤 위험이 두드러졌다. 여성 외벌이 가구(23%)가 가장 높았고, 고졸 미만 학력자(21%),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 장애·만성질환자(1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력이 낮은 층은 일반인보다 만성 빈곤에 빠질 확률이 5배나 높았다.
인종 및 이민 여부에 따른 격차도 컸다. 최근 이민자는 비이민자보다 저소득 상태가 유지될 확률이 2배 이상 높았으며, 유색인종 그룹 역시 비유색인종·비원주민 그룹에 비해 빈곤 고착화 비율이 2배에 달했다.
문제는 한 번 빈곤의 늪에 빠지면 스스로 헤어 나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저소득층 중 30%가 이듬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으나, 이들 중 20%는 불과 1년 만인 2018년에 다시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며 불안정한 삶을 반복했다.
이러한 소득 불평등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가계 간 소득 격차는 전보다 더 벌어졌다. 금리 하락과 자영업 소득 감소가 저소득 가구에 타격을 준 반면, 중산층은 임금 상승 정체로 인해 순저축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의 사회 안전망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국가빈곤자문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고물가와 주거 위기 등 전례 없는 경제적 압박을 견디기에 기존 복지 모델은 역부족"”이라며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맞춘 근본적인 정책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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