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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터지는 세상··· 쉽게 얻는 값싼 쾌락에 행복은 없습니다”

이옥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10-17 15:27

베스트셀러 ‘도파민네이션’ 저자
애나 렘키 美 스탠퍼드대 교수
가을 햇살이 포근한 날, 서울 청계천에서 애나 렘키 미 스탠퍼드대 교수를 만났다. 렘키 교수는 “요즘 시대에 중독 없이 사는 것은 쉽지 않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선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중독은 거짓된 숭배예요. 중독 대상은 신과 같죠. 가족, 연인, 친구 등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존재들을 앗아갑니다.” 그는 “중독으로 고통받는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라”며 “모두에게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가을 햇살이 포근한 날, 서울 청계천에서 애나 렘키 미 스탠퍼드대 교수를 만났다. 렘키 교수는 “요즘 시대에 중독 없이 사는 것은 쉽지 않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선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중독은 거짓된 숭배예요. 중독 대상은 신과 같죠. 가족, 연인, 친구 등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존재들을 앗아갑니다.” 그는 “중독으로 고통받는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라”며 “모두에게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잠들기 전 잠깐만 보려던 영상이 새벽까지 이어진다. 금주를 다짐했지만 ‘딱 한 잔만’이란 유혹에 넘어간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도 간식을 찾고, 필요 없는 물건이 쌓여가는데도 어느새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다.

끊어야 할 것 같은데, 도저히 안 되는 것이 있는지. 있다면 당신은 그것에 중독됐다. 현대인은 술·담배·음식·쇼핑·게임·SNS 등 수없는 중독 속에 산다. 너무 많이 먹고, 보고, 마시고, 즐긴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이면 즉각적인 쾌락이 주어지는 세상, 그 중심엔 ‘도파민’이 있다. 인간의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은 ‘쾌락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분비되면 쾌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뇌는 이 즐거움을 기억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든다. 너무 강하게, 반복적으로 분비되면 중독에 빠지게 된다.

최근 몇 년 새 한국 사회에선 이 도파민이란 단어가 유행어처럼 번졌다. ‘도파민 폭발’ ‘도파민 충전’ 같은 표현은 일상에서 흔히 쓰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인의 중독 현상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책 ‘도파민네이션’은 2022년 국내 출간 이후 20만부 넘게 팔렸다. 그만큼 많은 이가 중독 문제를 체감하고 있고, 동시에 그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이 큰 것 아닐까.

‘도파민네이션’은 30여 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이 책의 저자이자 25년간 중독 환자를 치료해 온 애나 렘키(58) 미 스탠퍼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를 만났다. “중독 없이 사는 게 정말 어려운 시대죠. 우리 뇌는 이 풍요로운 세상에 맞게 진화하지 않았어요. 마치 선인장이 열대우림에 던져진 것처럼, 과도한 도파민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죠.”

그는 스마트폰을 ‘디지털 도파민을 24시간 공급하는 현대판 피하주사기’에 비유했다. 렘키 교수는 “중독에 빠진 뇌는 행복을 느낄 수 없고, 중독은 뇌의 일부를 영구적으로 바꾼다”고 경고하면서도, 이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래도 희망은 있어요. 어떤 중독이든, 단 한 달만 멈춰보세요. 그 뒤에는 잊고 지냈던 소소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쾌락 뒤엔 반드시 고통이 온다

―중독을 어떻게 정의하나요.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어떤 물질이나 행동을 강박적으로 계속 소비하는 상태입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못하고, 종일 그것을 떠올리며, 건강이나 인간관계가 무너져도 이어갑니다.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아 헤매고, 끊으려 하면 불안·우울과 같은 금단 증상이 찾아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중독이 뇌 질환이라는 사실이에요.”

인간은 왜 중독되는 걸까. 렘키 교수는 놀이터의 시소를 떠올려 보라고 했다. 뇌는 고통과 쾌락을 같은 회로에서 처리하는데, 시소 양끝에는 각각 쾌락과 고통이 자리한다. 이 시소는 항상 평형을 이루려는 성질을 지녔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시소는 쾌락 쪽으로 기우는데, 뇌는 곧 고통 쪽을 눌러 균형을 회복하려 한다. “저는 이 과정을 ‘고통 쪽으로 뛰어드는 작은 괴물들’로 비유하곤 해요.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면 괴물들이 고통 쪽에 올라가 시소를 평형으로 맞춥니다. 문제는 그들이 금세 떠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잠시 머무르며 뇌를 고통 쪽으로 더 눌러놓습니다. 그게 바로 숙취의 순간이고, ‘한 잔만 더’라는 갈망이 시작되는 지점이죠.”

그래픽=송윤혜
그래픽=송윤혜

―뇌는 왜 그렇게 만들어졌을까요.

“결핍과 위험이 상존하던 시대에는 이 시소가 생존에 유리한 장치였어요. 우리를 끊임없이 더 원하게 만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처럼 풍요롭고 즉각적인 보상이 넘치는 세상에서는 그 메커니즘이 덫이 됩니다. ‘조금만 더’를 좇는 상태가 며칠, 몇 주, 몇 달 이어지면 괴물들이 점점 늘어나 고통 쪽에 상주하게 되죠. 그땐 더 이상 기분이 좋아지지 않아요. 그저 괴롭지 않으려고 술을 마시고, 영상을 보는 겁니다.”

―도파민 자체가 나쁜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도파민은 생존에 필수적이에요. 다만 얻는 방식이 문제예요. 인간은 원래 많은 노력 후 작은 보상을 얻도록 진화했는데, 지금은 거의 아무 노력 없이 큰 보상을 얻죠. 약물화된 쾌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의 보상 회로를 망가뜨립니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사람과 교감하거나, 힘든 일을 해내는 게 건강한 방식입니다.”

―한국에서 교수님 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죠.

“많은 한국인이 중독 문제를 자신의 이야기로 느낀 것 같아요. 한국은 자본주의를 빠르게 받아들여 눈부신 성장을 이룬 나라예요. 중독은 그 성공의 어두운 이면이죠. 집단주의에서 서구식 개인주의로 급격히 전환하며 정체성 혼란도 컸어요. 경쟁과 성취 압박이 심한 사회일수록 개인은 중독에 취약해집니다. 여기에 빠른 기술 발전이 디지털 중독을 앞당겼죠.”

그는 한국인들에게 많은 이메일을 받았다고 했다. “유튜브, 소셜미디어, OTT, 게임 등 디지털 중독을 호소하는 사연이 이어졌어요. 스마트폰이 없으면 심각한 불안을 느낀다는 분도 많았습니다.” 그는 “젊은 남성들이 포르노나 성(性) 중독 문제를 털어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렘키 교수는 뇌의 쾌락점 조정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일어난다고 했다. “부유한 국가들에서 우울증·불안·자살률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어요. 지나친 풍요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도파민 결핍 상태에 빠집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며 중독된 채 살아가죠. 현대인은 더 편해지는 것을 행복의 조건으로 여기지만, 사실 진짜 행복은 거기에 있지 않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건 큰 편안함이 아니라, 적당한 불편함과 도전일지 모릅니다.”

뇌 속의 쾌락-고통 시소 개념도. 오랫동안 과도하게 중독 대상에 기대면, 평형을 되찾으려는 ‘작은 괴물’들이 고통 쪽에서 뛰는 것 같은 상태가 된다.
뇌 속의 쾌락-고통 시소 개념도. 오랫동안 과도하게 중독 대상에 기대면, 평형을 되찾으려는 ‘작은 괴물’들이 고통 쪽에서 뛰는 것 같은 상태가 된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쓰레기통마저 버려라

렘키 교수 본인도 중독에 빠진 적이 있다. “마흔 무렵, 로맨스 소설에 병적인 애착을 갖게 됐어요. 처음엔 심각성을 전혀 몰랐죠. ‘하하, 나 로맨스 소설 중독이야’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죠.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선정적인 표지를 의학 학술지 뒤에 숨기기도 했고, 전자책 단말기를 사서 언제 어디서든 읽었어요. 하지만 점점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해졌어요.”

―심각했나요.

“2년 정도 강박적으로 읽었어요.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을 만큼요. 다른 어떤 일에서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소설 읽는 게 더 중요해졌죠. 새벽 3시, 자극적인 장면을 읽다 문득 깨달았어요.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끊어보려 했지만 불안이 몰려왔고, 책을 읽지 않으면 가슴이 두근거려 잠도 오지 않았어요. 일단 전자책 단말기를 버렸습니다. 한 달을 완전히 끊자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어요.”

―한 달이요?

“제 임상 경험상 최소 4주 동안 중독 물질이나 행동에서 벗어나야 효과가 있어요. 중독 행동을 4주간 멈추면, 뇌의 보상 회로가 재조정되고 내성도 줄어들어요. 뇌의 쾌락점이 리셋되는 거죠. 처음에는 시소가 고통 쪽으로 기울어 기분이 안 좋을 거예요. 하지만 10~14일 뒤부터 기분이 나아지기 시작합니다. 한 달이 지나면 깨달음을 얻죠. ‘나를 돕는 줄 알았던 게, 실은 불안과 우울을 키우고 있었구나.’ 많은 이가 말합니다. ‘이렇게 기분이 좋아질 줄 몰랐어요’라고. 물론 4주 만에 중독이 말끔히 치료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신의 중독적 행동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고, 비로소 회복의 문을 여는 거죠.”

―중독을 끊기 위한 첫걸음은요?

“중독 대상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아예 떠올리지 않도록 환경을 바꾸는 게 좋아요.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쓰레기통마저 버려야 해요. ‘조금만 줄이자’보다는 ‘완전히 끊자’가 훨씬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중독이 심하다면 전문가 치료가 꼭 필요하고요.”

◇스마트폰은 디지털 도파민 주사기

렘키 교수의 가장 큰 관심사는 ‘디지털 중독’이다. 그는 최근 구글(유튜브), 메타(인스타그램), 바이트댄스(틱톡) 등을 상대로 한 소셜미디어 중독 관련 소송에 전문가 증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 플랫폼들이 아동과 청소년에게 미친 해악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이 곁에서 어른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행위는 담배를 피우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도 했다.

―스마트폰을 주사기, 디지털 콘텐츠를 약물에 비유했죠.

“숏폼(짧은 영상) 같은 디지털 미디어를 볼 때 뇌에서는 도파민 보상 회로가 활성화됩니다. 마약이나 술과 같은 회로죠. ‘영상을 본다’는 행위 자체가 사실상 약물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은 디지털 미디어 주입기 역할을 하죠.”

―과장된 비유라는 비판도 있는데요.

“그건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봐요. 디지털 미디어가 일상화돼서 ‘그게 지금 세상이잖아’ 하고 합리화하는 거예요. 우울·불안·자살률이 온라인 사용 시간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는 아주 많아요.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없애자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학업 성취도가 높아졌다는 보고도 있고요. 의료 현장도 마찬가지예요. 우울이나 불안으로 찾아온 환자에게 디지털 기기를 끊게 하면 대부분 상태가 좋아졌어요.”

―디지털 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해로운 게 있나요.

“숏폼 영상과 포르노 콘텐츠. 중독성과 자극이 매우 강력해요. 저는 특히 아동·청소년의 중독을 걱정합니다. 남자아이들은 특히 포르노와 게임, 여자아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취약한 경향이 있죠. 이들의 뇌는 아직 발달 단계이기 때문에 성인보다 훨씬 쉽게 중독에 빠질 수 있어요. 그 자체로 보호받아야 하죠.”

렘키 교수는 네 자녀를 두고 있다. 네 명 모두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는 스마트폰은 물론, 어떤 디지털 기기도 갖지 않았다고. “우리 집은 꽤 오랫동안 스마트폰도, 와이파이도 없었어요. 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엄마, 집에 와이파이가 없으면 숙제를 못 해요’라고 하더군요. 그때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노트북을 사줬어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언제 사줬나요?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나서 2주 뒤에 딸이 ‘스마트폰이 없으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어요’라고 하기에 ‘없어도 잘 지낼 수 있어’라고 했어요. 큰아이 셋은 잘 조절했지만 막내는 달랐어요. 수업 중에도 폰을 보다가 결국 한 과목에서 낙제했죠. 아이에게서 폰을 뺏었습니다. 아이가 처음엔 화를 많이 냈지만, 시간이 지나자 안정을 찾았어요. 성적도 오르고, 아이 스스로 더 행복해졌죠. 저는 13세 미만의 아이에게 인터넷이 연결된 휴대용 기기를 주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13세 이후라도 침실 사용 금지 등 ‘디지털 에티켓’을 정해야 해요. 물론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겠죠.”

렘키 교수는 한국이 내년부터 초중고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는 데 대해 “아이들 주머니에서 슬롯머신을 없애는,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독은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이기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공공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우선 ‘에듀테크(edutech)’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학교에 기술이 많을수록 좋다는 믿음은 이미 흔들리고 있어요. 실제로 기술이 도입된 뒤 읽기·쓰기·수학·창의력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의 성취도가 낮아졌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부유한 기술 기업가들이 자녀를 무(無)기술 학교에 보낸다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죠.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들 역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아이가 카지노에서 도박할 수 없는 것처럼, 디지털 미디어도 같은 원리로 다뤄야 해요. 스포츠나 공동체 활동처럼, 사람 간의 유대를 회복할 수 있는 건강한 보상의 문화를 사회가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애나 렘키 교수는 한 달 동안 중독 대상을 완전히 끊어보는 ‘도파민 디톡스’를 권했다. ①계획을 세우고 ②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③적당한 운동 등 금욕적 활동으로 일상을 채우라는 조언이다. “처음 10~14일은 정말 힘들지만, 점점 
나아집니다. 놀랍게도, 결국 더 이상 그걸 그리워하지 않게 되죠.”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애나 렘키 교수는 한 달 동안 중독 대상을 완전히 끊어보는 ‘도파민 디톡스’를 권했다. ①계획을 세우고 ②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③적당한 운동 등 금욕적 활동으로 일상을 채우라는 조언이다. “처음 10~14일은 정말 힘들지만, 점점 나아집니다. 놀랍게도, 결국 더 이상 그걸 그리워하지 않게 되죠.”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어떤 중독자도 나아질 수 있다

그는 1998년 스탠퍼드대에서 정신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새내기 의사 시절엔 중독 환자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기 때문에, 가능하면 중독자들을 피하고 싶었어요.” 운명을 바꾼 것은 1999년 개인 병원에서 일하던 시절이었다. “제 환자 한 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오빠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다시 사용했다’고 하더군요. ‘뭘요?’라고 묻자 ‘헤로인이요. 선생님이 치료 중이신 것 아닌가요?’란 답이 돌아왔어요. 순간 멍해졌죠.”

―그 환자가 중독자인 걸 몰랐나요.

“그녀의 가족사까지 들여다보면서도 약물 문제는 묻지 않았어요. 환자의 진짜 고통을 외면한 거죠. 정말 나쁜 정신과 의사였어요. 그때부터 중독 문제를 진지하게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렘키 교수는 “중독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뇌 질환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독은 뇌가 특정 물질에 노출될 때 일어나는 생물학적 반응이에요. 그렇게 이해하면, 중독자를 나약하거나 나쁜 사람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바라보게 됩니다.”

―중독 환자를 치료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저는 환자들에게서 솔직함의 힘을 배웠습니다. 중독에 빠지면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중독을 감추려고 거짓말을 하는데, 나중엔 모든 행동에 거짓말을 하죠. 오래 회복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사소한 거짓말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회복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어렵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데서 시작돼요. 그 솔직함이 뇌를 바꾸고, 삶을 되돌려줍니다.”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요.

“당신의 문제는 오로지 당신의 것만은 아닙니다. 누구나 중독을 겪고 있거나, 겪을 수 있어요. 다시 강조하지만 30일, 딱 한 달만 멈춰보세요.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어떤 중독자도 나아질 수 있습니다. 산책하기, 친구들과 식사하기 등 단순한 보상에서 다시 행복을 찾게 될 거예요.”

그는 훗날 자신의 묘비명에 “어려운 일을 하라(Do hard things)”는 문구를 새기고 싶다고 했다. 중독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당부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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