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反트럼프'가 만든 역전··· 자유당 재집권?

서보범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4-28 07:17

캐나다 연방 총선 오늘 실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직면한 캐나다에서 343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거가 오늘 치러진다. ‘반(反)트럼프’를 내세운 마크 카니 총리의 자유당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보수당에 5%포인트 안팎으로 앞서면서 과반 의석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고물가와 주택난 등 경제 침체에 책임을 지고 저스틴 트뤼도(자유당) 전 총리가 사의를 밝혔을 때만 해도 보수당 승리와 정권 교체가 유력했지만, 트럼프의 미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약 석 달 만에 상황이 급반전된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여론조사기관 나노스 리서치에 따르면 선거 전날 치러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마크 카니 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42.6% 지지율을 기록해 보수당(39.9%)에 약 2.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트뤼도의 사임 발표 직후엔 보수당이 자유당에 27%포인트가량 앞섰다. 진보 정치를 펼치며 9년 4개월간 캐나다를 이끌었던 트뤼도가 경제 침체 책임론 등으로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압박을 받고 불신임 위기에 처했을 정도로 자유당에 대한 회의론이 크게 번졌기 때문이다. 당시엔 “보수당 집권으로 10년 만의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총선 여론조사가 시작된 이후 대부분 조사 기관은 자유당의 우세를 점쳤다. 보수당 우세로 나타난 조사에서도 격차는 1%포인트 안팎에 그쳤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반미(反美) 정서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국가별·품목별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거나 예외를 두는 조치가 반복되자 “미국의 황당한 요구에 맞설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반면 미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캐나다판 트럼프’ 피에르 폴리에브가 이끄는 보수당은 반미 여론을 흡수하지 못해 중도층 표심을 잡는 데 실패했고, 트럼프의 ‘캐나다 때리기’ 대척점에서 민족주의를 내세운 자유당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뒤로 줄곧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말해온 트럼프의 발언도 이 같은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지난달 9일 마크 카니 총리가 새 대표로 당선되면서 자유당은 더욱 빠르게 보수당을 추격했다. 정통 경제학자 출신으로 캐나다와 영국의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카니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과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카니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10월로 예상됐던 총선을 6개월가량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밝히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미국이 우리를 차지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반미 정서를 자극했다.

보수당도 카니의 ‘친중(親中)’ 이력과 트뤼도에 대한 비판으로 막판까지 맞섰다. 보수당은 카니가 정치 입문 전에 회장을 지낸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가 지난해 11월 중국 국유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카니와 중국 국유은행 부총재 간 비공개 회동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카니는 최근 토론에서 “캐나다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라고 답하는 등 중국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는 “마크 카니의 계획은 트뤼도가 했던 일을 스테로이드처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세금과 더 높아진 범죄율을 버틸 여유가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유당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선거 막판에 접어들면서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한쪽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로이터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자유당의 우세는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자유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지는 불확실하다. 보수당의 공약은 젊은 남성을 비롯한 유권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자유당이 단독 과반을 이루지 못할 경우 트뤼도 전 총리 집권기와 마찬가지로 연정 구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연방정부, 州간 무역 완전 개방
자유무역협정 예외 53건 전면 폐지
지난 2024년 12월 캐나다 수상 회의에 참석한 주 수상들 /  Canada's Premiers Flickr 미국의 관세 위협 속에 캐나다가 주(州)간 무역을 가로막던 모든 예외조항을 전면 폐지하며, ‘하나의...
5% 구매자 크레딧 + 첫 주택 구매자 GST 환급
7월 5일 VIP 이벤트 개최··· 조기마감 기대
버퀴틀람 스카이트레인역 인근에 조성되는 신규 하이라이즈 콘도 프로젝트가 최대 10%에 달하는 실질 구매 혜택을 내세워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7월부터 소득세 최저 구간 세율 15%→14%
자유당 핵심 공약··· 최대 840달러 절세 기대
마크 카니 총리 / Mark Carney Instagram 연방정부가 예고한 대로 7월 1일부터 중산층에 대한 소득세 인하 조치를 시행한다.   마크 카니 총리는 30일 성명을 통해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평균 4% 인상··· 내년에는 5% 인상 예고
광역 밴쿠버 지역의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트랜스링크(TransLink)가 7월 1일부터 요금을 약 4%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2020년 계획되었던 4.6% 인상이 취소된...
캐나다, 美 기업 겨냥 디지털세 철회
백악관 “캐나다 결정 환영… 협상 재개”
지난 16일 앨버타 카나나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반기며 악수하고 있다. / G7 2025 Kananaskis 캐나다 정부가 미국 기업을 겨냥해...
근력 운동을 하고 있는 에릭 토폴 박사. /워싱턴포스트심장전문의이자 작가인 에릭 토폴 박사가 17년간의 연구 끝에 건강한 노화의 핵심 비결로 운동을 꼽았다.23일 워싱턴포스트, 포츈지...
2019년 10월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감시용 CCTV 여러 대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조선DB캐나다 정부가 중국의 세계 최대 감시장비 제조업체에 대해...
새벽 시간 폭발 장치 터져··· 인명 피해는 없어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한 보윈 마 주의원 사무실 / 구글맵 캡처 27일 이른 오전 노스밴쿠버의 보윈 마(Bowinn Ma) BC주의원 사무실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우리 사회에 위로 건네는
예일대 정신의학과 나종호 교수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지난 19일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고종의 길’에 들어섰다. 나 교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과가 따라주지 않는 ‘배반하는 노력’을 많이...
디지털세 강행에··· “7일 내 보복관세 발표”
지난 16일 앨버타 카나나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White House Flickr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 관세 여파 본격화··· 제조업 흔들
2분기 마이너스 전망··· 금리 인하 ‘솔솔’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캐나다 경제가 두 달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월 대비 0...
672만 명 이용 예상··· 사상 최대
가장 바쁜 날은 8월 8일 금요일
사진제공= YVR 올여름 밴쿠버국제공항(YVR)이 사상 최고 수준의 혼잡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밴쿠버 공항당국(Vancouver Airport Authority, VAA)은 6월 15일부터 9월 2일까지 약...
경찰 “특정 인물 노린 표적 가능성”
목요일 저녁 써리에서 총격 살인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써리경찰(SPS)에 따르면 26일(목) 오후 7시 40분경 써리 129 스트리트 10800블록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美 NYT 27일 순위 발표
갑작스러운 폭우로 경제적 약자층이 사는 반지하집이 물에 잠기는 모습을 그린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CJ ENM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1세기...
캐나다 SNS서 혐오 게시물 1350% 폭증
남아시아계에 주택난·고용불안 책임 돌려
최근 캐나다에서 인도인을 포함해 남아시아계 커뮤니티를 향한 온라인 증오 발언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대화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 ISD)가 최근...
'오징어 게임3' 금요일 공개
‘오징어 게임’ 시즌 2에서 참가자인 척 연기했던 ‘프론트맨’(왼쪽·이병헌)은 시즌 3에서 게임 주최자로 돌아가 참가자들을 극한 상황으로 내몬다. 그와의 대결에서 주인공...
좌변기 물을 내릴 때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모습. 녹색 레이저를 쏘아 얻었다. 에어로졸은 변기 위로 초당 2m 속도로 뿜어져 나오며, 8초 이내에 1.5m까지 도달했다./Scientific Reports용변을 보는...
경기도 대표단과의 뜻깊은 교류
재활의료 발전 위한 협력 다짐
경기도청 복지정책과가 지난 5월 26일 에버그린 재활의학클리닉(Evergreen Rehab & Wellness, 이하 에버그린) 랭리 윌로비점을 공식 방문했다.   에버그린은 메트로밴쿠버 내 대표적인...
예상 개최 비용 2년 새 3배 껑충
BC주, 관광객 유치로 흑자 자신감
내년 월드컵 7경기가 치러질 BC 플레이스 / BC Government Flickr 내년 여름에 열릴 2026 피파월드컵 밴쿠버 예상 개최 비용이 또 한 번 상승했다. 그러나 BC 정부는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해...
10년 내 5% 증액 합의··· 2차대전 이후 최대 폭 확대
카니 “분열된 세계··· 주권 지키려면 국방 강화해야”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마트 뤼터 나토 사무총장(왼쪽)과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오른쪽)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운데)를 반기고 있다. / NATO ...
 1  2  3  4  5  6  7  8  9  10   
광고문의
ad@vanchosun.com
Tel. 604-877-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