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최강 ‘태양 폭풍’··· 남미에서도 오로라쇼

김효인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5-13 07:07

저위도 국가까지 이례적 관측



지난 10일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북반구 곳곳의 밤하늘이 오로라로 화려하게 물들었다. 오로라는 북위 60~75도 부근에서 주로 겨울에 관측된다. 큰돈을 들여 아이슬란드·핀란드·캐나다 등으로 겨울 여행을 떠나 ‘오로라 헌팅(사냥)’을 해야 할 정도로 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엔 영국 런던,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목격담이 올라왔다.

이런 현상은 최근 발생한 ‘태양 폭풍’ 때문이다. 태양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하는 플레어(flare) 현상으로 태양에서 분출된 입자들이 광속으로 지구 쪽으로 몰려왔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이날 최고 수준인 ‘G5′ 등급의 태양 폭풍이 지구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최고 등급인 G5 태양 폭풍이 발생한 것은 2003년 10월 이후 21년 만이다. 이런 변화는 오로라 발생뿐 아니라 위성 궤도 이탈과 GPS(위성 항법 시스템) 수신 장애, 항공기 운항 방해 등의 피해를 일으킨다.

◇극지 오로라, 런던·텍사스에서도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대전입자(전하를 가지고 있는 입자)가 지구 자기장에 끌려 들어와 대기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공기와 부딪히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전입자들이 공기 속 산소나 질소 원자와 충돌하면 전자가 떨어져 나오면서 이온이 생기는데, 이러한 이온들이 다양한 파장의 빛을 내면서 오로라를 만든다. 극지방으로 갈수록 자기장이 강하기 때문에 북극과 남극 주변에서 관측된다.

이번에 저위도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된 것은 태양 폭풍으로 지구로 날아온 대전입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양이 많다 보니 자기장이 약한 곳으로도 대전입자가 끌려 들어왔다. 올해 태양 활동이 극대기에 들어서면서 최근 잇따라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에 몰아치고 있다. ‘태양 활동 극대기’란 태양의 심층부에서 자기장 폭발이 일어나는 시기로 약 11년 주기로 발생한다. 과학계에서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극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미국 우주기상예측센터 클린턴 월리스 국장은 “이례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직전 최고 등급 태양 폭풍 발생기였던 2003년 10월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된 적이 있다.

◇지구에 몰아친 최고등급 태양 폭풍

태양 폭풍이 아름다운 오로라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태양에서 나오는 전자, 양성자 등 입자가 지구로 날아들며 우주 공간의 ‘전자기 환경’에 혼란을 일으킨다. 지구 자기장 등에 변화가 생기고, 전자 통신에도 영향을 준다.

태양 주변에서 날아든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에 부딪히면, 지구를 둘러싼 전자의 밀집층(전리층)에 변화가 생긴다. 전자의 밀도가 더 두꺼워지면서, 인공위성에서 보내는 GPS 신호가 이를 온전히 통과하지 못하고 지상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전리층 변화 때문에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의 궤도가 변하기도 한다.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성능이 저하돼 긴급 조사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5800여 대의 위성을 쏘아 올려 인터넷을 제공한다. 스페이스 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많은 압박을 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견뎌내고 있다”고 적었다.

지금보다 낮은 단계의 태양 폭풍에도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있다. 2022년 2월에는 태양 폭풍으로 스타링크의 위성 40개가 동시에 궤도를 이탈했는데, 당시 태양 폭풍의 강도는 가장 낮은 G1 등급이었다.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통신은 영향이 미미하다. 태양 폭풍의 영향을 받는 고주파 대역과는 다른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성 GPS 정보를 이용하는 항공기와 선박, 자동차 등은 상황에 따라 영향권에 들 수도 있다.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1일 오전 9시 30분을 기해 우주 전파 재난 ‘주의’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2011년 우주 전파를 관측하는 과기정통부 소속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가 문을 연 이후 주의 단계 경보가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윤기창 우주전파센터 연구사는 “항공, 위성 등 우주 전파의 영향을 받는 시설이 국내에도 급증하며 우주 전파 관측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태양 폭풍

태양으로부터 광속의 전자기파와 입자가 대량으로 나와 지구의 자기권을 강타하는 현상을 말한다. 태양 표면의 한정된 영역에서 짧은 기간에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방출되는 현상인 ‘플레어(flare)’가 발생할 때 나타난다. 태양 플레어는 수소폭탄 수천만개가 동시에 폭발하는 것과 같은 위력으로, 통상 11년 정도의 주기로 극대화된다.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자영업자 5명 중 1명 “반년 버티기 어려워”
보복관세로 298억불 수익··· 중소기업 지원해야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캐나다-미국 무역 갈등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심화되면서, 정부의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캐나다 자영업 연맹(CFIB)이 발표한 보고서에...
총 925억불 수준··· 교육·복지 예산보다 많아
올해 국민 1인당 2000~3400달러 부담 전망
▲/gettyimagesbank캐나다 국민들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부채 이자 비용으로, 올해 1인당 수천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간접적으로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캐나다의 비영리 독립...
▲/gettyimagesbank은퇴를 앞둔 시니어들 사이에서 흔히 듣는 고민이 있습니다. 집 한 채는 갖고 있지만, 생활비나 자녀 지원금 마련에는 여유가 없어 답답함을 느낀다는 내용입니다....
한글 내세운 마케팅 활발
그래픽=김현국지난 14일 롯데리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 시티에 미국 1호점을 열었다. 매장 주변은 맥도널드, 서브웨이, 판다익스프레스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몰려 있는 외식...
▲/gettyimagesbank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는 2018년 건강 장수 12가지 수칙을 발표하면서, 첫 번째에 어떻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배치했다. 다들 무엇을 많이 먹어야 장수할까에 관심이...
유통기한 9월 20일로 표기된 제품
▲이번에 리콜 조치가 내려진 팽이버섯 제품 /CFIABC주에 유통된 팽이버섯 제품이 리스테리아 오염 가능성으로 리콜됐다.20일 캐나다식품검사국(CFIA)에 따르면, 이번 리콜 대상은...
암벽 등반 명소로 유명··· 일부 구역 폐쇄
▲버거부 주립공원의 콘래드 케인 오두막. 사진= BC Parks/Destination BC BC 동남부의 인기 암벽 등반 명소인 버거부(Bugaboo) 주립공원의 일부 구역이 홍수로 폐쇄됐다.20일 지역 구조단체에...
9월 2일부터 10월 3일까지 한 달간
▲ Joffre Lakes 전경 / Chris Morisawa FlickrBC주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인 조프리 레이크스(Joffre Lakes) 주립공원이 올해 마지막으로 임시 폐쇄에 들어간다.BC주 환경부는 오는 9월 2일부터 10월...
직접 예약 고객만 해당··· 버스·페리 등도 포함
국내선 90% 운항 재개··· 정상화까지 최대 열흘
▲/gettyimagesbank에어캐나다가 최근 파업으로 운항이 중단된 기간 동안에, 고객이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교통비를 환급하는 정책을 시행한다.항공사는 20일 웹사이트를 통해...
‘코발트 카드’ 소지자 대상··· 연 36달러 추가
▲/gettyimagesbank오는 11월부터 일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 신용카드 소지자는 인상된 이용료를 내야 한다.아멕스는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캐나다 코발트 카드(Cobalt Card) 소지자에게...
푸틴·젤렌스키 회담 뒤 3자 회동
영토 교환·안전 보장 놓고 담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회담하고 있다. /The White House Flickr도널드...
소비자 탄소세 폐지로 유가 하락한 덕
“식료품·주거비는 여전히 부담 높아”
▲/gettyimagesbank캐나다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7%로 둔화되면서, 연방 중앙은행(BoC)의 다음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9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7월...
9월부터 주요 노선 중심으로 운행 횟수 늘려
▲/TransLink올가을, 메트로 밴쿠버 53개 버스 노선의 서비스가 대폭 확대된다.18일 트랜스링크(TransLink)는 매일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주요 노선을 중심으로 운행 횟수를 늘려 혼잡을...
애플, 캐나다에 ‘셀프 수리 프로그램’ 도입
부품·도구 직접 구매··· 비용·효율은 글쎄
▲/Wikimedia Commons캐나다 소비자들도 이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기기를 직접 수리할 수 있게 됐다. 19일 애플은 자가 수리(Self Service Repair) 프로그램을 캐나다에 공식 도입한다고...
8/23 April & Brian Realty Group 주관
2029년 완공 예정··· 시세 대비 20% 낮아
써리 중심부에 들어서는 프리미엄 럭셔리 콘도가 한정 기간 특별 할인 분양에 나선다. 이에 맞춰 April & Brian Realty Group이 주관하는 이벤트가 오는 8월 23일(토) 개최된다.이 프로젝트는...
승무원 노조, 지상 수당 확보·조합원 투표 예정
항공편 점진적 정상화··· 50만 승객 피해 추산
▲/Air Canada Component of CUPE에어캐나다와 승무원 노조가 파업 사태를 끝내기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17일 시작된 파업으로 약 50만 승객이 항공편 취소와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가운데,...
지상 업무 무급,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관행
▲/Air Canada Component of CUPE캐나다 최대 항공사 에어캐나다의 1만여 명 승무원이 지상 근무에 대한 보수를 요구하며 지난 16일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수백 편의 항공편이 운항을...
9월 15일까지 등록 의무··· 벌금 최대 500달러
▲벽난로 /gettyimagesbank메트로 밴쿠버 주민들은 오는 9월 15일까지 집 안이나 별채에 설치된 벽난로와 목재 난로 등 목재 연소 기기를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이는 지역 조례에 따른 조치로,...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가 최근 공개한 광고 이미지 속 모델의 '눈찢기' 제스처가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자 공식 사과에 나섰다. 문제가 된 광고 이미지....
▲ICE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성조기 디자인의 모자와 재킷을 착용한 백인 중년 남성 캐릭터 '엉클 샘' 이미지와 함께 "미국은 당신이...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