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이상 기후에, 위기 인식 중요성도 강조
지난 17일 광역 밴쿠버를 비롯한 BC주
해안가 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이 지역은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다. 대부분의
대학과 학교들은 이틀간 휴교를 결정했고, 주요 도로는 마비됐다. UBC
역시 학생 및 교직원들의 안전상의 이유로 이틀 연속 캠퍼스의 문을 닫은 곳 중 하나였다.
밴쿠버 지역에서 최근 몇 년간 빈번해진 폭설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기후 변화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폭설로 인한 학생들의 어려움, 이에 대한 시와 교육기관의 대처, 그리고 일상 속의 기후 위기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고자 UBC 재학생인
국제 경제학과 김주혜 양, 경제학과 우다인 양, 그리고 경영학과의
이수진 양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Q. 최근 폭설로 인해 캠퍼스가 이틀 연속 봉쇄되고 대부분의
수업들이 정상적인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학교와 일상생활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가?
김주혜(이하 김): 우선
버스 운행이 어려워 생기는 시간적 차질(버스 연착, 취소
등)로 인한 불편함을 가장 크게 느꼈다. 시험 기간과 같이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UBC 헬스장 등 교내 운동 시설 또한 문을 닫아 새해를 맞아 다짐한
운동 루틴을 연초부터 지키게 못 한 아쉬움도 있었다.
우다인(이하 우): 모든
대면 수업이 너무 흐지부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개강한 지
2주가 넘어가고 당장 다음 달에 중간고사를 치러야 하는 과목도 있는데, 폭설로 인해 수업이
대책 없이 미루어지니 시험 날짜 전까지 진도를 충분히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학교는 온라인 강의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데, 이 마저도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은 느낌이다. 모든 교수님이 온라인 강의 진행에 익숙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겪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
이수진(이하 이): 학기
초부터 열심히 준비하던 조별 발표가 있었는데, 계획된 중간발표 날짜 무렵에 폭설이 오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로 인해 팀원들과 추가적인 소통을 하고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생활적인 부분에서는 다행히 기숙사에서 지내서 등하교에 대한 고민은 크게 없었다. 하지만 폭설이 내린 날 학교 밖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버스가 두 번 연속으로 오지 않아 굉장히 불편했다.
Q. 폭설에 대한 시와 교육기관의 대비 및 대응력은 어떠하다고
느꼈는가?
김: 작년 대비 개선점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기상청의 예보가 있는 날에도 밴쿠버시의 대응은 미숙한 것 같다.
특히 최근 1~3cm 미만의 적설량에도 불구하고 밴쿠버 시민들의 발길이 묶였다는 부분에서
큰 문제를 느꼈다. 또한 UBC에서는 전날 모든 대면 수업이
취소되었다고 공지했지만, 몇몇 수업의 교수님들은 수업 직전에서야 관련 공지를 내리는 등 소통의 시간
차가 있어 혼란스러움을 겪었다. 특히 통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더더욱 큰 불편함을 느낄 것 같아 이 부분은
학교 측에서 정확한 매뉴얼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다.
우: 아주 미흡하다. 분명
지난해에도 밴쿠버에 여러 번 폭설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의 대비 매뉴얼이 생겼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밴쿠버는 폭설에 정말 취약한 도시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대중교통이
유일한 이동 수단인 나로서는 꼼짝없이 집에 발이 묶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와 비슷한 거리에서 통학하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평소에는 30분이면 충분히 오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눈 때문에 버스가 지연되어 귀가하는 데만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폭설 기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버스가 내리막길에서 계속 미끄러지며
사고가 날 뻔한 장면들을 굉장히 많이 봤다. 대중교통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만큼 빠른
대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몇 시간 동안이나 연착되고 취소되어 위험하기도 하고 시의 대비가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Q. 일상에서 기후 위기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폭설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조건이 기후 변화의 일부로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김: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매해 일관성이 있는 날씨를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작년 겨울과 비교해도 눈 내리는 날이 적었고, 포근한
날들이 더 많았다. 겨울에는 폭설, 여름에는 폭염과 같은
기상 현상 통해 자연의 위기를 더 체감했다. 이에 분리수거와 같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의
필요성을 느낀다. 사람들의 경각심과 실천력을 향상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환경 보전과 관련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우: 기후 변화의 악영향을 직접 체감하게 되니 더욱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요즘 재활용이나 재사용 등 친환경적인 키워드가 여러 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를 접할 수 있도록 이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좋은 징조
같다. 또한 기업들도 눈앞에 보이는 이윤을 좇기보다 지속 투자의 관점에서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사회에 이익이 되는 행동을 우선시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점점 더
빠르게 실감되는 만큼 환경 보호를 위해 범국가적 차원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미 개개인의
노력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주를 한참 넘어선 지 오래라고 생각한다.
이: 최근 뉴욕 여행을 갔다 왔는데 매우 춥다고 들었던 것과 다르게, 12월 중순임에도 밴쿠버만큼 따뜻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반대로 겨울에도
비교적 온화한 밴쿠버 날씨가 얼마 전 갑자기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적도 있어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부각한다고 생각한다. 미래 세대까지 기후 재앙이 이어지지 않으려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방법들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현대의 맹목적인 기술 발전을 도모하기보다 친환경적인 접근 방법들에 대한 연구를
장려하고, 이를 위한 투자나 정부적 차원의 지원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지난 2021년 가을 애보츠포드 홍수 모
Q. 이번 폭설과 관련한 이상 기후 경험을 통해 시와 교육기관이
보완할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앞으로 마주할 극단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해 더 잘 대비하고 대처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마련해야 할까?
김: 가장 큰 불편함을 겪은 대중교통, 특히 버스의 경우 미리 스노타이어 장착, 스카이 트레인의 지붕 설치와
같은 시의 지원이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토론토와 같이 비교적 폭설에 잘 대비한
사례들을 참고하여 개선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앞으로의 기후 변화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고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육
기관에서는 코로나를 겪으며 온라인 수업의 대비가 어느 정도 되었지만, 여전히 학생들 개개인이 처한 상황은
다르기에 교육기관 측의 세심한 관심과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우: 기상 악천후에 대비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번과 같은 돌발 상황에 장기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도로, 대중교통
등의 인프라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또한, 정부 기관을
비롯하여 모든 산하 기관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할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 폭설 이후 현재 버스 기사 파업까지 있었다.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과 교육기관이 난처한 상황을 겪고 있는데, 대중교통
운행 환경을 개선하는 것, 폭설과 같은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시설 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UBC K.I.S.S 13.5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김하은 인턴기자 haeun2130@gmail.com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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