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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딸, 테니스 정상에 오르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09-09 11:41

안드레스쿠, 미국의 전설 윌리암스 꺾고 US 오픈 트로피 키스

비앙카 안드레스쿠(Bianca Andreescu).

 

올해 불과 19세의 캐네디언 틴에이저. 토론토 랩터스에 이어 캐나다 사람들을 열광시키며 자부심으로 뭉치게 한 루마니아 이민자의 딸이다.

 

그녀는 7일 저녁 미국 뉴욕시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전설로 불리는 베테랑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 37)를 맞아 관중들의 일방적인 윌리엄스 응원과 자신에 대한 야유를 이겨내고 6-3, 7-5로 정상에 우뚝 썼다.

 

안드레스쿠의 US 오픈 우승은 캐나다 최초의 여자단식 그랜드 슬램(Grand Slam, 테니스의 메이저 대회로 윔블던, US오픈, 프렌치오픈, 호주오픈) 타이틀 쟁취이다.

 

Globe and Mail 보도에 따르면 시상식 후 사진촬영에서 그녀의 코치 실베인 브루노(Sylvain Bruno)가 코치 트로피를 거꾸로 든 사실을 누군가가 지적, 그가 "난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수줍게 말하자 그녀는 "익숙해지세요"라고 하며 미소지었다.

 

안드레스쿠의 승승장구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녀와 코치는 이제 우승 트로피를 무수히 들어올리게 될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녀는 무엇보다 정신력이 강한 이민 2세이기 때문이다. 테니스 연습과 함께 명상과 시각화 훈련을 하루도 빼놓지 않는다.

 

그녀는 루마니아 챠우세스쿠 치하에서 빠져나온 엔지니어 아버지와 현재 토론토 투자회사 조직관리 중역인 어머니 사이에서 2000년 6월 온타리오 미시사가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나의 목표는 될수록 많은 그랜드 슬램을 차지하고 세계 넘버원이 되는 것이었다. 올해의 성취 행진은 놀라운 여정이다. 난 이 느낌에 익숙해질 수 있다"라고 우승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안드레스쿠(170cm, 현재 랭킹 세계 5위)는 강력한 포핸드와 윌리엄스의 그녀답지 않은 서브 부진으로 예상밖의 완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2세트에서 5-1로 리드하다 23회 그랜드 슬램 우승 경력의 노련한 윌리엄스(현재 랭킹 세계 8위)의 반격에 밀려 5-5까지 끌려가 역전 위기에 몰렸었다.

 

윌리엄스가 속수무책으로 구경할 수밖에 없었던 전광석화의 포핸드 리턴으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내 7-5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안드레이스쿠는 라켓을 내던지고 자신도 믿기지 않은 듯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코트를 거닐다 큰대자로 벌렁 누웠다.  

 

그리고 일어나 코치와 엄마, 아빠와 포옹했다.

 

안드레스쿠는 이날 승리로 385만달러 상금을 받았다. 그녀의 프로 초기 꿈은 부모와 함께 부담없이 비행기를 타고 출전할 수 있는 비용을 버는 것이었다. 그녀는 올해만 톱10 선수들을 상대로 8전전승을 기록중이다.

 

"나는 이 순간을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꿈꿔왔다."

 

안드레스쿠는 이제 도전자가 아니라 방어자 위치로 바뀌어 숱한 도전을 물리쳐내야 한다. 당장 윌리엄스가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녀는 "오늘 경기는 생애 최악의 그랜드 슬램 매치였다. 난 비앙카를 좋아하며 그녀는 훌륭한 소녀이다"라고 말하며 리턴 매치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뜻을 암시했다.

 

안드레스쿠는 세계랭킹 152위로 2019년을 맞았다. 이번 대회 씨드 번호는 15였다. 8개월새에 거의 150 계단을 뛰어오른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캐나다 스포츠의 전설로 남게 됐다. 아이스하키의 웨인 그렛츠키(Wayne Gretzky)와 시드니 크로스비(Sidney Crosby), 농구의 스티브 내쉬(Steve Nash)와 키아 널스(Kia Nurse) 등과 함께.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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