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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짧고 강렬한 묘미, 1박 크루즈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20 15:34

지난 5월 6일 금요일. 두달 전쯤 예약해 둔 크루즈를 탔다. 밴쿠버를 출발해 시애틀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전 세계에서 몇 안되는 1박 해상 크루즈 여행이다. 직장에 묶여 장기 휴가를 낼 수 없거나 한번도 크루즈를 탄 적이 없는 사람이 ‘크루즈 여행이란 이런 것’이라는 경험을 하기에 좋은 기회다.

크루즈 여행만 40회 다녀왔다는 한 캐나다인은 “다른 크루즈와 다르게 1박 크루즈는 파티 분위기다. 배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첫 날이기도 하고 탑승객들이 하룻동안 모든 걸 즐기려 분주하다. 1박 크루즈가 마음에 든다면 다른 크루즈 여행도 꼭 추천한다. 며칠간 여행하는 크루즈는 1박 크루즈보다 훨씬 즐길거리가 많다 ”고 설명했다.

홀랜드 크루즈(Holland Cruise)와 프린세스 크루즈(Princess Cruise)는  매년 5월(밴쿠버->시애틀 편도)과 9월(시애틀->밴쿠버 편도)에 1박 크루즈를 운행한다. 이 구간만 따로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앨라스카에서 미국 남쪽으로 내려가는 도중 내리는 승객 대신 추가 승객을 태우는 것이다.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향하는 올해 9월의 1박 크루즈 스케줄은 홀랜드 아메리카의 경우 9월 24일, 프린세스 크루즈는 9월 18일에 일정이 잡혀있다. 보통  5월에 4~5차례 정도 시애틀로 내려가는 것에 비해 9월 1박 크루즈는 2~3차례만 있다.


<▲ 홀란드 크루즈는 5월과 9월에 밴쿠버-시애틀 구간 편도 1박 크루즈를 운행한다. (사진=한혜성 기자) >


크루즈 가격은 ▲ 창문없는 안쪽 캐빈(Interior)  ▲ 창문있는 캐빈 ▲ 베란다 딸린 객실 ▲ 특별 객실 등 등급에 따라 다르다. 각 객실은 2인 입실을 기준으로 한다. 예약을 할 때는 배의 어느 쪽에 위치한 객실인지 잘 살펴보자. 멀미가 심한 사람은 엔진이 있는 앞쪽보다 중간이나 뒷편이 좋다.

1박 크루즈 가격은 출발 날짜와 크루즈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기자가 체험한 홀랜드 크루즈 ‘미스.웨스터담(Ms.Westerdam)’은 베란다가 딸린 객실이 1인당 89달러(모두 미화 기준)였다. 2인 기준으로 178달러. 거기에 객실마다 유류세와 세금 등이 일괄적으로 붙은 가격은 300달러였다. 북미 고급 호텔 1박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 할인가격을 받아 1인당 39달러짜리 창문없는 캐빈이라도 추가비용이 95달러 정도 붙으면 2인 기준으로 175달러다.

크루즈 예약은 각 회사 웹사이트(홀랜드 크루즈: www.hollandamerica.com, 프린세스 크루즈: www.princess.com)에서 가능하며, 핫와이어(Hotwire.ca) 같은 여행 사이트를 이용해도 예약을 할 수 있다. 핫와이어는 비정기적으로 크루즈 할인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배 안에서는 주류, 카지노, 듀티 프리숍을 제외한 모든 식사와 대부분의 시설 이용료가 무료이므로 추가 여행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체크아웃을 할 때쯤 각 방마다 봉사료가 일괄적으로 책정되므로(1인당 약 11달러 정도) 직원들에게도 따로 팁을 줄 필요가 없다.


<▲ 베란다 딸린 객실 내부. (사진=한혜성 기자)>


“즐거운 여행 하세요”
오후 5시에 출발하지만 탑승(Embark)은 정오부터 가능했다. 일찍 탑승하면 그만큼 크루즈 시설을 일찍부터 사용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미리 프린트해놓은 보딩패스와 여권을 가지고 다운타운 캐나다 플레이스 크루즈 탑승장으로 향했다. 금속 탐지기를 거쳐 만난 미국 입국심사관은 항공이나 자동차편으로 국경을 넘을 때  만나는 심사관들보다 훨씬 친절하다. 복잡한 질문 없이 바로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더니 “즐거운 여행 하기를”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심사관을 통과하면 크루즈 체크인을 해야한다. 크루즈사 직원이 정해진 방 키와 배내부 지도, 크루즈 여행 기간동안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크루즈 내부 레스토랑을 소개한 안내문을 건넸다. 모든 수속이 끝나면 승선이다. 수속에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배정된 방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자마자 9층에 있는 뷔페로 향했다. 커다란 공간에 샐러드바, 아시안 음식, 이탈리안 음식, 그릴, 멕시칸 음식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 뷔페는 저녁 늦은 시각까지 개방되어 있다.

나초와 타코, 햄버거, 피자, 샐러드 등을 담은 뒤 오렌지 주스, 애플 주스, 따뜻한 녹차를 들고 수영장 옆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9층에는 뷔페 외에도 수영장과 스파, 핫텁이 있다. 스파 마사지 서비스는 따로 요금을 내야하지만 수영장과 핫텁(타월∙탈의실 있음)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점심을 배부르게 해결하고 각 층을 둘러봤다. 10층에는 실외수영장과 선탠의자가 여럿 놓인 야외덱이 있었다. 4층부터 8층까지는 객실층이고, 3층에는 코스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몇 곳과 듀티 프리숍이 있다.  2층에는 카지노와 주류를 판매하는 피아노바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배에서는 방키 하나만으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따로 지갑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오후 5시가 되자 11층짜리 거선은 2000여명의 승객과 800여명의 직원을 싣고 움직였다. 거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미끄러지듯 바다를 가로지른다. 버라드 인렛을 빠져나가는 길목에서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 아래를 지나는 재밌는 경험을 했다.


<▲ 저녁식사가 제공되는 비스타 레스토랑 입구. (사진=한혜성 기자)>

<▲ 저녁식사 메인으로 주문한 송아지 요리. (사진=한혜성 기자) >


홀랜드 크루즈의 1박 크루즈는 저녁식사 자리를 오픈 시팅(Open Seating)으로 배정한다. 전통적인 크루즈 여행과 달리, 10시 전에 한해 원하는 저녁식사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 캐주얼을 입어야 레스토랑 입장이 가능해 모두들 낮과는 달리 한껏 차려입은 모습이다. 8시쯤 3층에 위치한 비스타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저녁식사는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로 이어지는 3코스 식사다. 프렌치 어니언 스프와 구운 볼낙요리, 그리고 상큼한 라임 샤벳을 주문했다. 모두 맛이 좋았고 서비스도 친절했다. 메뉴에는 송아지 고기, 화이트와인에 절인 치킨, 인도전통음식도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배 안을 산책했다. 칵테일바의 라이브 음악에 맞춰 춤추는 커플도 있었고 카지노에서 자신들의 운을 시험하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9층에는 코스 저녁식사 대신 특별 바비큐를 즐기는 가족들도 보였다. 배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편안한 표정이다. 여행이 가져다주는 기쁨 때문일까.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즐기면서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자정쯤 잠자리에 들었다. 침대는 한사람이 누우면 꽉 차는 1인용이었다. 가만히 누워있자니 그 때서야 배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일렁이는 파도를 느끼며 깊은 잠에 빠졌다.    


<▲ 배 안에 있는 칵테일바. (사진=한혜성 기자)>


이튿날, 오전 7시쯤 일어났다. 배는 어느새 시애틀항에 도달해 있었다. 베란다로 나오자 멀리 스페이스 니들 타워가 보였다. 뷔페층으로 올라갔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오믈렛과 신선한 과일주스로 아침을 해결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하선은 9시부터 시작하는 안내 방송에 따라 순서대로 진행됐다. 짧았지만 특별했던 1박 크루즈였다는 생각을 하며 육지를 밟았다.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다시 올라오기위한 교통편은 각자 해결해야 한다. 시애틀에 도착한 김에 인근 관광을 하고 밴쿠버에 올라오는 1박 크루즈 탑승객도 많다. 기자는 시애틀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려 밴쿠버 공항에  반납했다. 렌트카의 경우, 국경에서 까다로운 각종 규제를 적용해 세금을 물리기도 하므로 렌트카를 빌리기 전에 상담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 암트랙(Amtrak) 기차나 버스 등을 이용하면 한결 편리하게 시애틀-밴쿠버를 오갈 수 있다.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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