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한국시간 10일)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석권하자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썼다"며 극찬했다.
일찌감치 봉감독의 작품상 수상 가능성을 점쳤던 CNN은 "한국 영화 '기생충'이 다른 오스카 경쟁작에겐 너무나 강력한 작품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기생충'이 아카데미 영화상의 92년 역사상 최초로 비영어 작품으로 작품상을 타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92년동안 아카데미 작품상 부문에 후보작으로 지명된 작품들 중 비영어 작품은 11편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아카데미에서 비영어 작품의 벽이 높았으며, '기생충'이 그 벽을 뛰어넘었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기생충'은 앞서 스크린 액터스 길드상에서도 비영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작품상 격인 '최고 앙상블' 상을 수상함으로써 이미 역사를 새로 쓴 바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을 "역사적 승리"로 평가하고, 최근 미국 영화계 및 아카데미가 국제영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해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봉감독이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을 제치고 첫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아시아계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기는 '브로크백 마운틴(2006)'과 '라이프 오브 파이(2013)'으로 수상한 대만 출신 리안 감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리안 감독의 작품 두편은 모두 영어로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