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30대 군인, 태국 명절에 총격·인질극··· 공포의 17시간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2-09 19:05

자신의 상관과 돈 문제로 다퉈… 부대 탄약고에서 무기·트럭 훔쳐 
쇼핑몰에 내리자마자 기관총 난사 "서구의 증오범죄 아시아 상륙"

태국에서 현직 군인이 기관총을 난사해 시민과 동료 군인 등 최소 29명이 숨지고 57명이 다쳤다. 범인은 자신의 테러 상황을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증오 범죄자가 자신의 무차별 총격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이를 합리화하려는 서구의 범죄 방식이 아시아에 상륙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인은 태국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250㎞ 떨어진 나콘라차시마에 있는 육군 22탄약대대에 근무하는 짜끄라판 톰마(32) 선임 부사관이다. 짜끄라판은 8일 오후 3시 30분쯤 자신이 근무하는 부대에서 자신의 지휘관인 아난타로트 크라새(48) 대령과 그의 장모, 군인 1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 범인이 아난타로트와 돈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범인은 이어 부대 탄약고를 습격해 무기와 탄약, 수류탄, 군용 트럭을 훔쳤다. 훔친 트럭을 타고 부대 뒷문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그는 경비병들에게 총을 쏴 이들 중 일부를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군인, 쇼핑몰서 기관총 쏘며 페북 생중계… 최소 29명 사망 - 8일(현지 시각) 태국 북동부 나콘라차시마의 대형 쇼핑몰 ‘터미널 21 코라트’에서 기관총을 난사한 현직 군인 짜끄라판 톰마의 모습이 쇼핑몰 CCTV 화면에 잡혔다(왼쪽 사진). 짜끄라판은 이날 자신의 부대에서 상관 등을 총으로 쏴 죽인 뒤, 쇼핑몰로 이동해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인질극을 벌이다 군경에 의해 사살됐다. 짜끄라판의 범행으로 최소 29명이 숨졌다. 오른쪽 사진은 9일 군경이 쇼핑몰 안에서 실신한 여성을 구출해 나오는 모습. /AFP·AP 연합뉴스
범인은 곧장 부대에서 14㎞ 떨어진 '터미널 21 코라트' 쇼핑몰로 향했다. 태국 불교 명절인 '마카 뿌차 데이(만불절·석가가 제자 1250명에게 설법한 것을 기념한 날)'였기 때문에 쇼핑몰에는 인파가 몰려 있었고, 범인은 이날 오후 5시쯤 쇼핑몰에 내리자마자 기관총을 난사했다. 당시 짜끄라판은 군복을 입고 군용 헬멧을 쓴 상태였으며, M60 기관총 2정과 헤클러앤드코흐 권총 2정을 소지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범인의 총격에 쇼핑몰과 인근 지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그의 범행 당시 쇼핑몰 4층에는 선교사 등 한국인 8명이 있었으나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한다.

수도 방콕에서 파견된 경찰 범인진압팀과 군 특수부대가 투입된 진압 작전은 8일 저녁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군경은 현장에서 96㎞ 떨어진 차이품에 사는 짜끄라판의 어머니를 데려와 그에게 투항을 권유했다. 하지만 범인은 인질 8명을 억류한 채 쇼핑몰에서 군경과 총격을 주고받으며 저항하다가 9일 오전 9시쯤 사살됐다.

9일 태국 북동부 나콘라차시마 터미널 21 코라트 쇼핑몰에서 무장 군인들이 총기난사범 짜끄라판 톰마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던 시민들을 구출해 이송하고 있다. 현역 군인인 짜끄라판은 자신이 근무하는 부대와 이 쇼핑몰에서 총을 난사해 최소 29명을 숨지게 했다. 범인은 이날 오전 9시쯤 사살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EPA 연합뉴스
17시간 넘게 이어진 이번 테러는 빈부 격차로 사회에 불만을 품은 30대 남성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나콘라차시마 지역은 태국에서 가장 가난한 농업지대로 꼽힌다. 터미널 21 코라트 쇼핑몰은 이 지역의 상업 중심지다. 범인은 쇼핑몰 범행 전 페이스북에 "복수를 하러 간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자신이 총기를 난사하는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했다. 살해 도중 "피곤하다. 손가락만 간신히 움직일 정도"라는 글을 올리는 잔혹함을 보였다. 그는 또 범행 도중 "내가 항복해야 하나?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속여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지옥에 가서 돈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글도 올렸다.

페이스북 측은 범인의 범행 생중계 도중 그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는) 잔혹행위를 하거나 이를 지지하는 공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3월 51명의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총기 테러와 비교된다. 당시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9)는 자신의 총기 테러 과정을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범행 직전 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 이슬람 사원을 테러 대상으로 삼은 이유 등을 담은 '선언문'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등 30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군부 독재로 치안이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알려진 태국에서는 그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총기 사고가 드물었다. 하지만 총기 소유가 합법화돼 있고 전국에 유통된 총기가 1000만정이나 돼 사고 위험이 늘 존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전례 없는 대민 총격 사고에 태국 군부도 당황한 모양새다. 콩칩 탄트라와니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도 왜 그가 이런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그가 미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주 거주지·세컨더리스위트 外 주택 단기 임대 금지
위반시 최대 벌금 5000달러··· 장기 임대 시장 전환 기대
주택난의 주범으로 BC 정부가 지목했던 에어비앤비 등 주택 단기 임대에 대한 규제가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비앤비와 VRBO 등...
빈부층 가처분소득 격차 고금리에 ‘껑충’
저소득 젊은 임대인 가구, 부채 부담 커
캐나다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 간 소득 격차가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연방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23년 캐나다의...
세계 순위는 17위··· 가장 깨끗한 공항 부문도 북미 1위
인천 국제공항은 세계 3위이자 ‘가장 가족 친화적인 공항’
밴쿠버 국제공항(YVR)이 전 세계 이용객들이 평가한 '최고 공항 순위'에서 북미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됐다.   항공 컨설팅 기업인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17일 발표한 ‘2024년 세계...
김 의장, “양국은 보편가치 공유하는 포괄적 전략동반자”
퍼거스 의장, “친환경 분야서 韓기업과 공조 기회 많아”
▲김진표 국회의장(왼쪽)이 17일 오타와 하원을 방문해, 그레그 퍼거스 하원의장(오른쪽)과 회담했다 (국회의장실 제공) 그레그 퍼거스 하원의장과 레이몽드 가네 상원의장의 공동...
▲Getty Images Bank건강에 백해무익하다고 여겨지는 술을 부부가 함께 마실 경우, 부부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부부가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최근...
▲항공사 창고에 보관 중이던 220억원 규모의 금괴와 현금이 담긴 컨테이너. /필 지역 경찰2023년 4월 17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현지 최대 규모의 도난 사건이 벌어졌다....
통신법 개정안 발의··· 추가 요금 부과 금지
가정용 인터넷, 전화 및 휴대전화 요금제 갱신 또는 변경 시 부과되던 추가 요금(Extra fees)이 조만간 사라질 예정이다. 연방정부는 최근 2024 예산안 발표를 통해 통신사가 요금제를...
레벨 3~5 차량, BMW·벤츠 등 제조사 해당
적발 시 최대 2000달러 벌금·6개월 징역
앞으로 BC주에서 레벨3 수준의 운전 보조 하드웨어가 장착된 자율주행 차량의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BC주정부는 지난 4월 초 레벨3, 레벨4, 레벨5의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을 탑재한 모든...
은행, 통신, 교통 등 산업 50만 근로자 대상
연방정부가 2024 예산안에서 발표한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 법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회사는 더이상 근무시간 이후 직원에게 업무 연락을 하지 못하게...
5년간 연봉 21% 인상됐지만··· 인력 부족 여전 ‘울상’
공사대금 체불에 기업들 파산 위기··· 체불 방지 법안 절실
BC주 건설업계가 고질적인 인력난과 공사대금 체불에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업계는 여러 악재로 불안에 떨고 있는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해...
머스크, 직원에 구조조정 이메일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아이콘 테슬라가 직원 약 1만4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
[왕개미연구소] 7080들이 알려주는 은퇴 생활 꿀팁
닥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은퇴 생활, 어떻게 준비해야 좋을까. 이럴 땐 나보다 한발 앞서 은퇴를 경험한 인생 선배들의 충고를 참고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가 지난달...
2024 연방 예산안 하이라이트
연방정부가 향후 5년간 약 530억 달러 예산을 투입해 캐나다의 ‘경제 성장’과 ‘민생 안정’을 위한 본격적인 국정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85억 달러 예산이 책정된 주거 정책을 포함해...
피자 판매 매장 17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치즈, 페퍼로니 등 네 종류 선보여
팀홀튼의 피자 메뉴 판매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캐나다 대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팀홀튼(Tim Hortons’)은 토론토와 캘거리 일부 매장에서만 시범으로 판매했던...
기름값 고공행진에도 물가 상승률 2%대 유지
식품 가격 안정세··· 6월 금리 인하 기대 높아져
지난달 캐나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름값과 주택 가격 고공행진의 여파로 2월 대비 다소 올랐다. 그러나 나머지 인플레이션 지표는 안정을 찾으면서, 6월 기준금리 인하론에 힘이...
미성년자 성적 접촉 혐의로 유죄 판결
경찰이 고위험 성범죄자가 조만간 써리에 거주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15일 RCMP에 따르면 성범죄자 레너드 램스테드(Ranstead·사진)가 2026년 9월 형기 종료를...
캐나다 상·하원의장 만나 의회교류 활성
▲김진표 국회의장/ 공동취재사진김진표 국회의장이 15일부터 22일까지 6박 8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한다. 김 의장은 지난해 동맹 70주년을 맞은 ‘혈맹’ 미국과 지난해 수교 60주년을...
아무리 좋은 것도 과하면 모자람만 못 하다. 영양소도 마찬가지다. 건강을 위한 영양제를 권장섭취량 이상 복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비타민B3, 비타민A, 비타민E는 과다...
은퇴 로드맵 짜기, 막막하시죠?
인생 선배들의 꿀팁 알려드려요
[왕개미연구소]
“은퇴한다는 게 상상이 안 갔어요. 40년 일하고 퇴직했는데, 사회에서 밀려난 느낌이 듭니다.” “퇴직 후 처음엔 집에 있는 게 좋았는데 어느 순간 답답해지더군요. 나만의 일상 루틴을...
[WEEKLY BIZ] 세계는 지금 ‘주 4일제 실험’ 한창
일러스트=김영석‘월화수목일일일’ 주 4일제 근무라는 직장인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달 ‘주 4일제 근무’ 도입을...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