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국]동유럽醫大 유학 간 수백명, 졸업해도 진로 막막

양지혜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6-19 16:06

현지 수련醫 채용 거의 불가능, 한국선 의사 자격 인정못받아
입학 쉽고 학비 안 비싼데다 국제의사 될 수 있다고 선전
현재 체코·헝가리 200명 유학… 일본에선 한때 유행하다 '잠잠'

김모(24)씨는 의사가 되려고 200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갔다. 국내 의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수학능력시험 점수가 의대가 요구하는 점수에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세계를 누비며 의료 봉사를 하고 싶었던 김씨는 꿈을 펼치기 위해 헝가리의 한 의대로 유학을 갔다. 유학원은 헝가리 의대를 졸업하면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국제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학비가 1만달러(약 12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하면서부터 실망스러운 일이 잇따라 일어났다. 한국에서는 헝가리 의대가 '노벨의학상 사관학교'라고 선전했지만, 막상 가보니 헝가리 의대 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영어로 진행하는 외국인 학사과정도 헝가리어로 진행하는 내국인 과정에 비해 부실했다. 불경기 여파로 환율이 치솟아 매달 생활비가 200만원 넘게 드는 것도 부담이었다.


	지난 2010년 한 국내 유학원이 개최한 헝가리 의대 입시 설명회에 수많은 학부모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고 있다. 헝가리 의대 졸업생 상당수가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의사 면허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한 국내 유학원이 개최한 헝가리 의대 입시 설명회에 수많은 학부모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고 있다. 헝가리 의대 졸업생 상당수가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의사 면허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국적인 김씨가 헝가리 의대 졸업장을 받더라도 향후 진로가 불투명하다는 것이었다. EU(유럽연합)에서는 EU 국적자만 개업의가 될 수 있고, 외국인은 병원에 취직을 해야 하는데 김씨는 취업 비자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없었다. 고민 끝에 그는 지난 3월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씨처럼 국내 유학원의 장밋빛 전망만 믿고 동유럽 의대에 진학했다가 낭패를 보는 한국 유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헝가리·체코 등 동유럽 의대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 200여명은 막막한 진로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EU에서 활동하려는 한국인 의대 졸업생은 취업 비자를 취득하고 EU 내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쳐야 병원에 취직할 수 있다. 그러나 EU 국적의 의대 졸업자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한국 유학생을 채용하는 병원은 거의 없다.

동유럽 의대 졸업장으로 미국에서 의사가 되는 길은 더욱 힘들다. 유학원은 "동유럽 의대 졸업자들의 미국의사자격시험(USMLE) 합격률이 높다"고 광고하지만, USMLE를 만점으로 합격한다 해도 학술 교류 비자인 J1비자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한국 유학생은 반드시 J1비자를 받아 미국에서 수련의 생활을 해야 전문의가 될 수 있는데, J1비자는 비자 신청자가 자국 의사 면허를 갖고 있지 않으면 거의 발급되지 않는다.

결국 동유럽 의대를 졸업해 미국 의료계로 진출하려면 먼저 한국 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으로부터 자신이 졸업한 동유럽 대학 학위가 유효하다는 인정을 받은 뒤 국내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학위를 인정할 외국 대학을 매년 평가하는 국시원이 동유럽 의대 출신자의 학위를 인정한 사례는 드물다.

지난해 동유럽 의대에 유학하다 중도 포기하고 귀국한 박모(22)씨는 "일본에서는 이미 10여년 전에 동유럽 의대 유학 열풍이 불었다가 아무도 현지에서 취직을 못 해 수그러들었다고 한다"며 "진로가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헝가리 의대 한국 유학 업무를 담당하는 거창국제학교 측은 의사의 길은 열려 있다고 주장한다. 총무실 관계자는 "헝가리 의대를 졸업한다고 미국 병원 수련의 과정에 자동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오는 9월 헝가리 데브레첸 의대에서 졸업하는 한국인 8명 중 미국 USMLE를 통과해 수련의 과정을 할 병원을 알아보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아무튼, 주말]
[정상혁 기자의 행각]
국내 최장수 만화 ‘열혈강호’
운명의 콤비 전극진·양재현
강호(江湖)가 어지럽다. 악당이 너무 많다. 더러운 욕심으로 문파(門派)를 조직하고, 위세에 취해 법도를 유린하고, 대의를 들먹이며 착취하는 자들. 오호통재라, 일거에 쓸어버릴 방도가...
BC 정부가 빅토리아 데이 연휴를 앞두고 산불 예방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BC주 북동부에 위치한 포트 넬슨(Fort Nelson) 인근에서는 지난주부터 시작된 산불이 번지면서 피해가...
보수당 “휘발유 세금 면제 시 670불 절약”
트뤼도 “기후변화와 맞서 싸우는 게 중요”
16일 밴쿠버의 한 주유소에서 기자회견 중인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 연방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가 올여름 휘발유에 붙는 세금에 대해 면제해달라고 촉구하면서, 저스틴...
재판부, 원주민 친모·계부에 15년형 선고
아동학대로 6세 자녀를 숨지게 한 BC주 원주민 부모에 중형이 선고됐다. 지난 2018년 돈테이 루카스(Lucas·사진)를 사망케 한 부모에 대한 선고 공판이 16일 BC 포트 알버니에서 열렸다....
‘미접종’ 온주 출신 유아 병원 치료 중 숨져
백신 접종으로 감염률 크게 낮출 수 있어
캐나다에서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홍역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17일 온타리오 보건당국은 홍역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5세 미만...
5년 만에 큰 폭 개선··· 시장 진입 늘어
소득 오르고 모기지 금리 떨어진 효과
캐나다의 주택구매여력(Housing affordability)이 주택가격 하락과 소득 상승, 낮은 금리에 힘입어 지난 분기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국립은행(National Bank of Canada; NBC)이 16일...
경기 종료 33초 남기고 JT 밀러 결승골
시리즈 전적 3승 2패 우위··· 토요일 6차전
밴쿠버 캐넉스가 또 한 번의 역전극을 만들어내며 서부 결승 진출에 한발 다가섰다.   캐넉스는 16일 저녁 밴쿠버 로저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NHL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2라운드...
빠르면 이번 달, 멤버십 없이 앱 통해 주문 가능
앞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 '우버이츠'(Uber Eats)를 통해 코스코 제품들을 손쉽고 빠르게 주문할 수 있을 예정이다. 15일 창고형 대형할인점 코스코(Costco)는 이르면 이번 달부터...
많은 직장인이 집보다 사무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사무실은 집보다 환기도 잘 안되고, 청소도 어려워 먼지나 병원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사무실에서 자주 쓰는 물건을...
재난 보험금 청구 늘자, 주택 보험료 ‘껑충’
“자연재해는 보험업계·소비자 모두에 악재”
태풍·산불·홍수 등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로 보험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보험료율도 인상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재난 보험금 청구에 따라 매년 지급되는 금액이...
자동차 도난 보험 청구액 2년새 2배 증가
도난 차량 해외 밀수출··· 수익금은 범죄자금으로
캐나다 전국이 차량 절도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자동차 도난 관련 보험금 지급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보험국(Insurance Bureau of Canada,...
총선 5달 앞두고 ‘군소정당’ BC 보수당 돌풍 계속
두 보수야당 지지율 합하면 NDP에 앞서··· 여당 비상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왼쪽부터), 케빈 팰컨 BC 유나이티드 대표, 존 루스태드 BC 보수당 대표 BC주의 총선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1야당 BC 유나이티드(BC United)와 최근...
감자칩 레이즈 허니버터맛. 봉지에 한글로 '신제품' '허니버터'라고 적혀있다./Loblaws미국 유명 감자칩 브랜드 ‘레이즈’(Lay’s)가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과 유사한 맛의 제품을 최근...
킥보드타고 주문하려다 거부당하자 침 뱉어
코퀴틀람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에서 손님이 직원에게 침을 뱉는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관련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수배에...
플레이랜드, 5월 18일 2024 시즌 공식 오픈
▲PNE의 최신 놀이기구 '썬더볼트' 롤러코스터 공사 사진.밴쿠버의 대표 놀이공원인 플레이랜드(Playland Amusement Park)가 빅토리아데이 연휴를 앞두고 오는 18일(토) 2024 시즌 공식 개장에...
▲앨리스 먼로. 사진= 노벨상 공식페이지 제공‘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93)가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한 요양원에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말하는 감속 노화법
60대 중반 부터는 흰쌀밥을 하루 세끼 챙겨 먹으면서 충분한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것이 좋다./조선DB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Published on Main 7위, Kissa Tanto 10위 선정
빅토리아의 Marilena는 ‘최고의 신장개업 식당’
캐나다 최고의 식당 100곳이 공개됐다. BC에서는 총 20곳의 식당이 이름을 올렸다.   매년 캐나다의 최고 식당과 바, 신장개업 식당을 선정하는 ‘Canada’s 100 Best’는 13일 2024년...
세 자녀 살해한 앨런 쉔본 3년전 개명
정부 “개명 통한 책임 회피 방지해야”
BC 정부가 살인 등 심각한 흉악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의 개명을 금지할 방침이다.   13일 애드리언 딕스 BC 보건부 장관은 살인자들의 개명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시즈닝에 들어가는 재료, 오염 가능성
스낵제조업체 프리토레이(Frito-Lay)의 일부 자사 제품이 살모넬라균 함유 가능성으로 리콜됐다. 리콜 대상은 썬칩 하비스트 체다치즈 홀그레인 통곡물 스낵(SunChips Harvest Chedda Flavor...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