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다인종국이라던 美, 아시아인들엔 대놓고 '칭크'

김신영 특파원 sk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2-24 18:58

학교·음식점서 공공연히 차별… 해외서 태어나고 자라도 놀려
미국 뉴욕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중국계 미국인 엘렌 리우(25)씨는 최근 제러미 린의 '칭크(chink)' 논란을 보고 분개했다. 대만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으로 뉴욕 닉스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린. 그의 약점을 분석한 기사에서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홈페이지에 '갑옷의 틈새'라는 뜻의 관용구 'chink in the armor'를 썼다. 사전적으로는 '갈라진 틈'을 뜻하는 '칭크'는 서양 사람들이 동양인을 '찢어진 눈'으로 비하하는 표현이다. 리우씨는 "백인 미국인들은 여전히 자신들은 '순수한 미국인'이고 동양계는 '이주해서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린까지도 '칭크'라는 단어에 시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ESPN은 '칭크 파문'이 확산하자 담당 기자를 해임했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떠오르는 스타인 린과 관련한 '칭크' 사건으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감정을 담은 이 단어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뉴욕 파파존스 피자 종업원이 주문서에 한인 여성의 이름 대신 '찢어진 눈을 가진 여성(lady chinky eyes)'을 적어 넣어 한인 사회에 파문이 일었고 지난 11일 애틀랜타에선 스타벅스 종업원이 주문한 음료를 담은 컵에 찢어진 눈을 그려 넣어 한인 사회가 법적 대응까지 모색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미 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중국계 미국인 선수 제러미 린을‘찢어진 눈’으로 비하한 표현을 실은 스포츠 채널 ESPN 홈페이지(왼쪽)와 지난 11일 애틀랜타 스타벅스 매장에서 주문한 음료 잔을 종업원이 찢어진 눈으로 표시했다며 한국 교민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반(反)이민자 정서가 세지고 있는 유럽에서도 동양인을 '칭크'라고 비하해 물의를 빚는 일이 잦다. 영국 리즈대 사회학과 이안 로 교수 연구팀의 '영국 내 중국인에 대한 차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의 상당수에 '몹쓸 칭크, 집으로 돌아가' 등 찢어진 눈과 연관한 언사가 동반됐다. 영국 런던에서 30년 동안 살며 식료품 매장을 운영하는 한 여성은 최근 강도를 당했는데, 이 강도는 그에게 "이 '칭키(chinky)'야. 고향으로 돌아가. 이 땅은 너희 것이 아니야"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로 교수가 면담한 한 여학생은 약 2달에 한 번꼴로 찢어진 눈과 관련한 차별적 발언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양인에 비해 길고 가는 동아시아인의 눈을 빗댄 '칭크'는 중국인이 미국에 대거 이주하기 시작한 20세기 초부터 인종차별적 단어로 쓰였다. 외모적 특성에 중국을 뜻하는 영어 단어 '차이나'와 비슷한 발음이 겹쳐져 흑인을 부르는 '니거(nigger)'처럼 아시아인을 깔보며 부를 때 사용됐다. 미국에서 쓰이는 인종 차별적 단어에는 칭크와 니거 외에 유대인을 비하하는 '카이크(kike·유대인들의 성이 '키〈ky·ki〉'로 많이 끝나는 데서 비롯)', 멕시코인들을 지칭하는 '웨트백(wetback·멕시코인들이 불법으로 강을 건너 미국으로 이주한다는 뜻을 담은 단어)' 등이 있다.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의 중국계 인사 모임인 '차이나타운 파트너십' 웰링턴 첸 대표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제난과 중국의 부상이 겹쳐 중국인들이 미국의 일자리를 앗아간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비하 발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이달 6일 출시··· 비만 환자나 관련 질환자 처방 가능
설사, 두통 등 부작용··· 미용 목적으로 쓰면 득보다 실
위고비 (출처= CNW Group/Novo Nordisk Canada Inc.) 비만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가 오는 6일부터 캐나다에서 출시된다. 캐나다 보건부는 지난...
분노의 감정이 혈관 기능 장애를 일으켜 심혈관 질환 등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조선일보DB화를 내는 것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
보수당 44%, 자유당 23%, NDP 17%
예산 발표 후 트뤼도 긍정평가 3%p 하락
저스틴 트뤼도 총리(왼쪽)와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 지난달 트뤼도 정부의 예산안 발표 이후 연방 자유당의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연방 보수당과 지지율 격차가 2배 가까이...
세입자 개인재산 처분 시, 배상 책임 발생
전 세입자의 물건을 함부로 처분한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BC주 민사해결재판소는 세입자를 퇴거시킨 뒤 버린 소지품에 대한 보상금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최대 5.8억 달러 예상··· 순 투입 비용은 1억 달러 수준
BC 플레이스서 7경기 개최··· 35만 명 관람객 기대
2026년 피파월드컵에서 7경기가 열릴 밴쿠버 BC 플레이스 전경 / BC Government Flickr 밴쿠버의 2026년 피파월드컵 예상 개최 비용이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BC...
일러스트=박상훈, 사진=게티이미지뱅크46세 R씨는 2년 전부터 왼쪽 눈이 갑자기 컴컴해지는 증상이 있었다. 오른쪽을 가리고 왼쪽 눈으로 보려고 하면, 터널처럼 주변부터 검게 변하다가...
항공승객들 반발 끝에··· “전면 취소는 아냐”
항공업계선 별별 서비스에 추가 요금 행진
에어캐나다(Air canada)가 최저요금 운임 승객들에게 부과하려 했던 ‘사전 좌석 지정 요금’(seat selection fee) 정책을 이틀 만에 잠정 철회하기로 했다. 갑작스런 요금 부과 조치로...
2월 경제 성장률 +0.2%··· 기대 이하 성장
3월도 제자리걸음 예상··· 6월 금리 인하 기대
캐나다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6월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30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캐나다의...
제조업체 ‘담배 개비 경고문 표시’ 본격 의무화
소매점엔 8월부터 의무 적용··· “흡연율 낮출 것”
앞으로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담배 각 개비에 발암 경고 문구가 의무적으로 표시될 전망이다. 담배 제조업체들은 4월 30일부터 캐나다에서 판매하기 위해 생산되는 모든 킹사이즈 담배...
지난주 화이트락 해변가서 27세 남성 흉기 찔러 살해
지난주 화이트락 피어 인근에서 이틀에 걸쳐 두 남성을 흉기로 공격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29일 RCMP 살인사건합동수사대(IHIT)는 지난주 화요일 화이트락 피어(pier)에서 26세...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영화로 자리매김한 <범죄도시> 시리즈가 네 번째 후속작으로 돌아온다. 밴쿠버에서는 5월 3일(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후 공지 전까지 모든 매장 폐쇄
고객 개인정보 유출 여부 조사 중
29일 오후 12시경 버나비 로히드 쇼핑센터에 위치한 런던드럭스 매장 문이 닫혀 있다  약국 체인 런던드럭스(London Drugs)가 사이버 공격을 당해, 캐나다 내 모든 매장의 운영이 사흘째...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는 만큼 스트레스가 쌓이면 독이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건 힘들기 때문에 잘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리치몬드의 한 주택에서 71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38세 아들을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C주 살인사건합동수사대(IHIT)에 따르면, 숨진...
경기 종료 8초 전 동점 만들고, 연장 골든골로 승리
브락 베서 해트트릭 활약··· 시리즈 3승 1패 리드
연장 골든골을 넣고 환호하는 엘리아스 린드홀름 / Vancouver Canucks Facebook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밴쿠버 캐넉스가 대역전승 드라마를 쓰며 다음 플레이오프 라운드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26일 오타와에서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제4차정부간협상위원회(INC-4) 양자 협의를 한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 장관(왼쪽)과 김효은 대한민국 기후변화대사/...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삼총사
이정욱·김영준·이승훈 선수
▲곡예비행 국가대표 이승훈(왼쪽부터), 멀리 날리기 국가대표 김영준, 오래 날리기 국가대표 이정욱 선수가 종이비행기를 동시에 허공으로 던졌다. 5g짜리 종이비행기에 인생을 쏟아부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39% 낮아져
습관처럼 실천하는 계단 오르기가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노리치 이스트앵글리아대학과 노퍽·노치리대학병원재단 연구팀은 27일(현지시각) 그리스...
공공장소 내 불법약물 사용 금지··· 소량 소지는 여전히 합법
이비 “중독 치료도 중요하지만, 거리 무질서 용납 못 해”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 (BC Government Flickr) 불법약물 비범죄화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BC주가 모든 공공장소에서의 불법약물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작년 이어 올해도 포터블 에어컨 무상 제공
폭염 대비 일환··· 소득 기준 꼼꼼히 확인해야
BC주 저소득 가정은 다가오는 올여름 폭염에 대비해 포터블 에어컨(portable air conditioner) 신청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25일 BC하이드로(BC Hydro)는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저소득 가정 및...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