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과 친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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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희 / 국제회의 통역사, 브라마 쿠마리스 명상 강사

나 자신과 친구가 되자

우리에게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 자신만큼 중요할 수는 없다. 모두가 엄밀하게 따지면 내가 있고 난 다음의 이야기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기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매우 인색하다. 잠깐씩 생각이 안으로 향하다가도 마음 속을 들여다 보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어려운 숙제를 뒤로 미루듯이 자꾸만 다른 곳으로 일단 관심을 돌리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기 자신과 친구가 되지 못하고 점점 멀어지며 심지어는 내면의 내가 원하는 것과 밖으로 표현되는 내 행동 사이에 큰 괴리가 생기고 분열되는 자신을 느낀다. 내면의 자아는 점점 더 깊이 안으로 숨어 버리고 나는 영문을 몰라 하면서 왜 내 마음에 평화가 없는가 의아하게 생각한다. 사실 그런 내적인 갈등이 우리의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앗아 가는 주범이다.

나 자신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해야 한다. 내면의 목소리는 마음이 이리 저리 바쁘게 움직일 때는 들을 수 없는 아주 고요한 소리다. 따라서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한 가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줄 수 있는 생각에 집중하면서 마음 속에 오가는 생각의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생각이 느려지면 생각 하나 하나가 선명하게 보이게 되고 그 선명함 속에 나의 내면의 목소리가 비친다. 그것은 수면이 잔잔한 호수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수면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으면 작은 파문이 일어도 금방 그것을 느낄 수 있지만 이미 출렁이고 있는 호수에는 물결이 더 일어난다 해도 그것을 감지하기가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나 자신과 다시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화해를 해야 한다. 그것은 이제까지 내가 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거나 나를 속여 왔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정직하게 자신과 마주 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쉽고 편한 것을 위해서, 생각하기 귀찮아서, 눈 앞의 이익을 위해서, 또는 있는 그대로 직면하기가 괴로워서 현실의 참 모습에 눈을 감고 행동해 온 것이 많다. 내 행동을 정당화시키고 합리화시키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서 나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미쳐 깨닫지도 못할 정도다. 그래서 나한테 또는 남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해 왔고 그러다 보니 내면의 목소리는 점점 소리가 작아 지다가 어느날부터인가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게 되었다. 그럴 때쯤이면 나의 행동은 이미 아주 뿌리 깊은 습관이 되어 나는 더 이상 거기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게 되어 버린다. 이제 우리는 시들어 가고 있는 내면의 목소리를 키워 주고 아껴 주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나 자신을 속박하는 습관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져야 한다. 이것이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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