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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쿠리 투표 이어··· 선관위, 송파 유권자의 50%만 용지 인쇄

김경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06-03 12:12

선관위, 반복된 부실 관리
추가용지 가져올 땐 지퍼백에 담아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3일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날 밤 9시 대국민 사과에 나선 허 사무총장은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선관위는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며 “송파구의 경우 전체 유권자 수의 50%(정도 투표용지를) 인쇄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했다. 선관위는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4일 0시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사과’로 마무리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의 효력에 대한 이의 제기는 후보자를 낸 정당이나 후보자 본인만이 아니라 일반 선거인도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아니라, 서울 유권자 중 누구라도 선거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투표 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일부 투표소에서는 선관위 측이 투표 용지를 지퍼백이나 쇼핑백에 담아 왔다는 논란도 일었다. 2022년 대선에서도 선관위는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를 간이 용기에 담아 나르면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라는 비판을 받았다. 확진자가 기표한 투표지를 투표함에 직접 넣지 못하고 선관위 담당자들이 넣는 방식도 위법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서울 한 투표소에 줄을 선 유권자들이 줄이 길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받은 채 식사하고 돌아온 것으로 드러나 선관위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선거 관리와 직접적 연관은 없으나 2023년부터는 선관위 고위 간부들이 자녀와 친인척을 선관위에 부정 채용한 것으로 잇따라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2022년에는 선관위 사무총장이 대선과 지선을 앞둔 시점에 익명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정치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독일에서는 2021년 9월 26일 수도 베를린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과 잘못된 투표용지 배부 등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소송을 통해 선거가 무효화되고 재선거가 치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시장과 각 당의 국회 의석 수까지 바뀌었다.

당시 베를린에서는 총선과 지방선거 투표, 주민 투표가 한꺼번에 진행됐다. 그런데 베를린주 선관위의 준비 부실로 기표소가 부족해 몇 시간씩 투표소 밖에서 기다리거나, 자기 선거구와 무관한 후보자가 적힌 투표용지를 배부받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 선거에서처럼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투표소에서 다시 투표를 재개하면서 법정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를 넘겨, 일부 유권자는 출구조사 결과가 보도된 상황에서 투표했다.

야당들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고, 베를린주 헌법재판소는 시의원·구의원 선거 전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베를린주 헌재는 “유권자들은 투표소가 언제 다시 문을 열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집으로 돌아가 버린 유권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일부 선거구에서는 100여 표만 다르게 집계됐더라도 의석 배분을 바꾸기에 충분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방헌법재판소도 베를린 2256개 선거구 가운데 455개 선거구의 총선 결과를 무효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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