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예상했던 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거의 모든 외국제품에 일련의 관세를 상향, 재조정하여 세계적인 무역 전쟁을 촉발했다. 그의 정부는 한국을 포함, 전 세계의 국가에서 들여오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등의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한때 전 세계와 그들의 기업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정리되어 그런대로 굴러가는 것이 큰 다행이라고 본다.
미국의 제조업 부활 및 일자리 창출, 무역 적자 해소, 관세 수입 증가로 정부 재정 확보 등등의 장점만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미국내 인플레이션 유발 효과가 예상되며 또한 이렇게 한다고 해서 미국의 전통적인 제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다시 살아난다고 볼 수도 없다.
트럼프의 전략은 일단 던져 놓고 상대가 당황하여 허둥지둥 할 때 그 허를 찌른다는 것인데 이는 강자가 약자를 한치의 배려도 없이 무자비하게 다뤄 상대를 굴복시키는 조폭들의 방식에 불과하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를 특수부대를 파견해 번개같이 납치해서 미국으로 송환, 앞으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한 단다. 또 며칠 전에는 덴마크에게 그린란드를 미국에 넘기라고 하며 덴마크를 겁주는가 하면 모든 나토 가맹국들의 반발 또한 불러 일으켰다. 미국은 나가도 너무 막 나간다. 까불면 죽는다 ( FAFO ) 라는 구호를 외치며.
그가 어렸을 때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곧잘 자기 보다 신체적으로 약한 급우들을 괴롭히며 즐거워하곤 했다고 한다. 그 친구의 증언과 지금 트럼프의 행동을 볼 때 그는 사디스트 (가학성 성격자) 적인 인물인 듯 하다.
필자가 동네 꼬마시절에 자주 듣고 쓰던 “너, 까불면 죽어! “가 21세기 슈퍼 파워 미국에서 그것도 미국의 백악관에서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날 미국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써 그와 미국은 전 세계로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를 한꺼번에 잃게 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있다.
사실 트럼프가 전 세계를 상대로 던진 관세 전쟁은 트럼프 행정부의 독창적인 발상이 아니다. 1880년에서 1890년 사이에 당시 세계 제일의 패권 국인 대영제국의 글래드스턴 ( William Gladstone) 정부는 뜬금없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주의에 입각한 공정한 관세 부과”를 선언한다.
이 “상호주의”와 “공정한” 이라는 말은 수사에 불과하며 요점은 지금의 미국 트럼프 정부처럼 각국 제품에 대하여 관세를 부과하여 상대국 제품의 과다 수입을 막고 또한 국고도 늘려 보겠다는 것이었다. 오래도록 영국은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면에서나 품질면에서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로 함포를 앞세워 타국의 시장을 강제로 열게 해 왔다. 그것도 자유무역을 외치며 아예 관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가능한한 낮은 관세 부과를 조건으로.
그런 영국이 100여 년도 채 지나지 않아 관세를 무기로 한 보호무역국으로 돌아선 것이다. 배부른 영국의 노동자들은 노동당을 조직했고, 적게 일하고 많이 받는 제도에 점점 익숙해졌다. 그러자 우선 3D 업종, 그 중 특히 조선업부터 서서히 경쟁력을 잃기 시작한다.
1890년대 영국 수상 글래드스톤이 보호무역을 주창할 때 영국의 실정은 주변 구라파 각국과 미국의 제품이 물밀듯이 영국으로 들어오고 반대로 영국의 제품은 창고에 쌓여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는 중이었다. 그 후 50년도 안돼 영국은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미국에 물려준다. 물론 제 2차 세계대전이 있었기에 가능 한 일이었지만. 그 후 세상은 또 돌고 돌아 이제는 마침내 미국이 그 지경에 도달한 것이다.
1980년대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 때만 해도 미국은 잘 나갔다. 국내 각종 규제를 푼 것은 물론 해외 무역에서도 미국의 주도로 가급적 관세를 낮추거나 아예 관세를 철폐하기도 했다. 항공산업의 예를 들면, 당시 대한민국 국적기에게는 오로지 L.A ( Los Angeles ) 공항 한 곳만 취항을 허락하던 미국정부는 항공개방정책 ( Open Sky Policy ) 을 펴며 대한항공에게 세계 제일의 뉴욕 공항과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개방한 것도 바로 이 때였다. 숙원사업을 이룬 대한항공은 이 후 승승장구,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인당 국민소득 8만 9000불 (2025년 기준)을 맞아 미국 노동자들 역시 앞서 말한 1890년대 대영제국 말기 때 영국의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3D 업종 아니 전 제조업을 기피하기 시작한다.
이제 미국 제품으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해야 할 정도다. 애플 스마트폰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지금까지 애플 아이폰은 거의 전량 중국에서 제조해 왔다. 테슬라 또한 미국에서도 생산하지만 최대의 생산지는 역시 중국 상하이 공장이다.
이런 실정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인지라 중국에 대해서 만은, 큰 소리는 치지만 실제로 어떤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경찰 노릇을 자처해 온 슈퍼파워 미국이지만 이런 상태로 계속 나간다면 과거 영국과 마찬가지로 향후 50년도 안 되어 지금의 세계 패권 국 지위를 잃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세계는 빠르게 변한다. 190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정관일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
|










정관일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