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광고문의
연락처: 604-877-1178

산속의 암자인가-늘산에게 암이 왔다 <2> 수술을 하기까지

늘산 박병준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7-21 15:06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
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
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
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벨브를 열고 나와서 성대를 울리면 식도를 따라 소리가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음식이 넘어갈 때는 그 벨브가 닫혀서 음식물이 허파로 들어가는 걸 막는다. 나는 그냥 음식물이 넘어 가고 숨을 이용하여 말하는 것으로만 막연히 알았지 이렇게 오묘하게 작동하는 줄 몰랐다. 알 필요도 없었고… 
그 사거리에 사고가 났다.
몽땅 들어내기로 했다, CT스켄을 해보니 다행히 다른 장기에 전이는 되지 않았다. 일사천리로 수술날짜가 잡히고 상담을 하고 바쁘게 진행되었다. 다른 곳으로 번지기 전에 서둘러 들어내야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술 후에 일이다.
말을 못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대를 들어냈으니까.
말을 할 수는 있는데 복잡했다. 10년 전에 같은 수술을 하고 말하는 분과 영상으로 만나보게 하고 상담사와 많은 시간을 가졌다.
내 음성이 아니고 어눌하게 말이 되는데 그 기능이 인위적인 것이라 불편하고 복잡했다. 말을 하려면 허파로 연결되는 기도에서 식도로 길을 내고 그리로 공기를 보내서 성대 있던 자리의 근육으로 말을 하게 된다. 아주 큰 가방을 보여주는데 그 안에 관리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가 가득했다. 또 많은 일이 새로 생기는 것이다.
우선 수술 후 그 사거리 구조가 변경되는데 이렇다.
코와 입은 기도(Air way)의 역할이 상실된다. 그냥 식도로 바뀐다.
숨 쉬는 것은 목에 구멍을 내어서 허파와 직결된다.
기도와 식도를 분리한 채로 생활하면 단순하고 편리한데 말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양자 중 택일을 해야 하는 기로에 봉착했다.
말을 하지 않고 나머지 여생을 산다? 이때까지 가보지 않는 길이라 어떤 복병이 기다리고 있을 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수술 이틀 전에 말 하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수술도 한 단계 줄이고 사후에 있을 번거로움에서 해방되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관리를 단순화 하는데 중점을 두고 결정했다.
결론적으로 생명과 말을 바꾸었다고 할까.
‘말은 그만’하고 좋은 글만 쓰라는 뜻인가?
옛날에는 오직 필담으로 대화했지만 지금은 카톡, 전화의 매세지 가능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며칠을 빨리 가려다가 몇 개월을 잃었다. 시간도 잃었지만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말을 못하게 되었으니 스스로 학대한 결과가 내 삶을 이렇게 바꾸어 놓을 줄 누가 알았으랴.
한 순간의 잘못된 결정이 어처구니없는 큰 불행을 가져온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갓 지은 흰 쌀밥 같은삼백육십오 개의 이름 없는 하루 해와 달 경계에서 호명을 기다린다 아직 목울대에 후회가 걸려있는데때 묻은 손이다시 하루를 빚는다 덜 굳어 찌그러져도금이 번져 부스러져도 울음이 새지 않도록웃음 한 벌 문설주에 걸어 두고 욕심이 숟가락을 들기 전에먼저 박수를 내밀어야지 하루를 닫으며그래도 괜찮았다고 끄덕이게오늘의 이름 아래'사람' 쪽에 발 디딘다 응달로 찾아드는 얇은...
임현숙
  2025년 한 해 동안 읽은 책을 돌이켜 보니 온라인까지 합해서 모두 37권이다.   나이가 깊어 가니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읽으며 독해력이 떨어지니 자연 반복해서 읽게 되니 읽고 싶은 책 욕심은 많으면서도 읽는 양은 빈약한 셈이다.   누가 그랬던가, 늙어서 시간 여유가 많아지면 책이나 실컷 읽어야겠다고 하면서 젊어서 책 읽기를 더디게 한다. 나이 먹어서 뭘 하겠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미룸이다. 길지 않은 인생에서 해야 할...
한힘 심현섭
  어느 달 밝은 밤이다 해바라기 같은 둥근 달이 담장을 넘어 마당을 지나 툇마루로 올라오더니 방안을 기웃거린다. 방 안엔 한복에 한 뼘이나 되는 긴 수염을 늘어 틀이고 머리에서 눈썹까지 하얀 탈을 뒤집어쓴 칠성 할 배가 신선처럼 앉아 내일 약초 캐러 갈 도구들을 챙기고 있었다. 좋은 약재를 구하면 횡재를 하는 날이지만 헛 빵을 치는 날엔 다리 품만 파는 날이다. 밖에는 밤이 깊어 갈수록 바람소리가 사나워졌다.이때다 어디선가 한참 먼...
안오상
자식의 자식 2026.01.12 (월)
등에서 잠든 너를 내려놓지 않는 건내 어머니 골수를 먹고 자란 기억 때문무릎이 시큰거리다콧등까지 싸해지는 따스한 대물림 어제와 오늘도 혼동하는 너에게내일 다시 하자는 약속,울음을 삼키는 너의 눈을 피해주었던 걸 뺏는 건 참으로 곤란하지 동네 애들 다 데려간 피리 부는 아저씨집안 일 다 해도 미움 받는 신데렐라‘왜’냐고 묻는 삼십개월 너에게‘사람‘에 대해 무슨 설명 하리오 잎을 다 떨군 나무에 기댄 너의 숨소리찬 바람...
윤미숙
  우리는 흔히 자신의 삶이 길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젊은 시절에는 앞날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 같고, 나이가 들수록 지나온 세월이 결코 짧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을 영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순간, 그 생각은 조용히 무너진다. 시작과 끝을 초월한 영원의 시간 속에서 한 인간이 이 땅에 머무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백 년을 산다 해도, 그 시간은 한 점에 불과하다. 점이라기보다, 잠시 스쳤다 사라지는 빛의 흔적에 가까울지도...
이종구
  아파트 9층인 우리 집 거실에서 베란다 쪽 소파에 앉으면 사거리가 보인다. 건너편 아파트와 시내로 나가는 길이 교차되는 길이다. 그 사거리를 바라보며 가끔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신호에 따라 밀려왔다 밀려가고 달리다 멈추고 하는, 하등 신기할 것 없는 차량의 행렬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저렇게 많은 차들은 대관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새벽부터 밤중까지 끊임없이 굴러가는 지친 바퀴들은 언제 어디쯤에서 쉬게 될 것인가.'나는...
최민자
그리움만 남기고 2026.01.12 (월)
비바람 몰아치는 창가에 서서멍울진 가슴을 어루만지며홀로사무친 그리움만 삼킨다 이제는 느낄 수 없는 추억의 파편들말없이 숨겨온 따스한 손길들마음속 깊이 가득 담는다"보고싶다"그 이름 부르면허공에 메아리로 울린다 그 흔한 ''사랑한다"는 한 마디왜 그토록 아껴 두었을까겹겹이 쌓아 두기만 한 채어리석은 자만심으로따스한 눈 빛과 말 한 마디 더 건네지 못했을까 이제는 저 멀리 하늘의별이 되어버린 사람들사랑했고...
손정규
병오년 새아침 2026.01.02 (금)
계속되는 강 추위망각의 지혜는설국만이 존재한다는 착각에한해가 저물어 간다대지가 숨쉬고 있다는 증거나이테 한줄 추가된무상함의 세월꽃잎이 피어 흩 날리었고푸른 가지위 새들 둥지 틀며강열한 햇살은주렁 주렁 익히었다자연은 일 순간도 숨쉬기를포기 한적이 있었는가허락된 삶을 감당한 우리지나간 순간 순간들아름다운 추억으로남겨야 하지 않을까눈 아래새싹들의 큰 울림의 기지개그날을 기다리고 있는데밝아오는 병오년희망 태운지칠줄...
리차드 양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