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공간 유지하며 시설 운영 가능
중규모 그룹형 보육시설 확대 기대
중규모 그룹형 보육시설 확대 기대
밴쿠버에서 보육시설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시정부가 주거지역 내 보육시설 운영 규정을 완화하며 공급 확대에 나섰다.
밴쿠버 시의회(Vancouver City Council)는 이번 주 초 시 직원들이 권고한 새 정책을 승인하고, 단독주택 부지에서 거주와 보육시설 운영을 병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주택 소유주는 한 부지에서 8명을 초과하는 아동을 수용하는 허가 보육시설을 운영하면서도 주거 공간 1유닛(unit)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단, 보육시설은 주택과 분리된 별도 공간에 독립 출입구를 갖춰야 하며, 주택 내부와 연결되는 문은 설치할 수 없다.
또 레인웨이 하우스(뒷마당 소형 주택)가 있는 경우에는 본채를 보육시설로 전환하고 레인웨이 하우스를 주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한 필지에는 주택 1채와 보육시설 1곳만 허용되며,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두 공간은 명확히 분리돼야 한다.
8명 이하를 돌보는 소규모 가정보육은 기존에도 허용돼 이번 변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종전에는 대부분의 주거지역에서 8명을 초과하는 보육시설로 전환할 경우 해당 부지에서 주거용 사용을 할 수 없었다.
이번 규정 완화는 그동안 주택 전체를 보육시설로 전환해야만 운영이 가능했던 ‘그룹형’ 보육시설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켄 심 밴쿠버 시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승인은 기존 규정을 실질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정해, 가장 필요한 지역인 우리 동네 안에서 새로운 보육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보육 수용 능력을 확대하고 운영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 주거 수요와 동네 특성 간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밴쿠버의 보육 수요 충족률은 약 5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약 6700개의 보육 공간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보육시설의 인허가 및 안전 기준은 주정부가 관할하지만, 용도지역 지정(zoning)과 주차, 건축 규정 등은 시정부 소관이다. 시 관계자는 기존 용도지역 규정이 보육시설 확충의 장애물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주택을 유지하거나, 부지 전체를 보육시설로 전환하는 ‘양자택일’만 가능했으나, 이번 개정으로 두 기능을 병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만 이번 변경은 기존 주택에만 적용되며, 신축 건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는 조용한 주거지역에 대형 기관형 보육센터가 들어서는 것을 방지하고, 소·중규모 시설 위주로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보육시설 인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교통 혼잡, 주차 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별도의 정원 상한을 두지 않더라도, 기존 규정이 사실상 시설 규모를 제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정부의 인허가 기준은 아동 1인당 실내·실외 면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며, 시의 주차 및 하역 공간 규정 또한 시설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번 용도지역 변경이 안전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보육시설 운영자는 기존과 동일하게 주정부의 인허가 기준과 시의 건축법 규정을 충족해야 하며, 개원 전 필요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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