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35%로··· 펜타닐 명분 내건 ‘무역 압박’
“50% 보복관세로 맞서야”··· 강경 대응 주문 잇따라
“50% 보복관세로 맞서야”··· 강경 대응 주문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일부 품목에 35%의 고율 관세를 전격 부과하며 북미 무역 갈등에 다시 불을 지폈다. 캐나다가 ‘펜타닐 등 불법 약물의 미국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무역 장벽 해소를 둘러싼 압박 카드로 해석된다.
캐나다 정부는 “관세 시한 전 실질적인 합의안은 없었고, 캐나다 노동자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나쁜 합의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맞서면서, 향후 협상은 장기전 양상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제계 “협상 필요하지만 졸속 타결은 우려”
캐나다 정부는 관세 시한 전부터 합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마크 카니 총리와 정부 관계자들은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에 따라 대부분의 제품이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타결이 급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이번 조치는 CUSMA의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상품에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대미 수출 중 약 90%는 이번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상공회의소와 캐나다 자영업연맹(CFIB) 등 주요 경제 단체들도 협상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졸속 합의보다는 시간을 들이더라도 바람직한 결과를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댄 켈리 CFIB 대표는 “관세 인상은 국경 양측의 중소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며,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한 관세 부과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합의보다는 무합의가 낫지만, 지금의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경영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수상들 “굴복할 수 없다··· 보복 조치 필요”
미국은 이미 캐나다 등 외국에서 조립된 차량의 비미국산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는 국가를 불문하고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기존 압박에 더해 캐나다를 상대로 한 추가 제재 성격을 띠고 있다.
온타리오주와 미시간주 상공회의소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자동차, 첨단 제조업, 농업, 물류 등 주요 산업이 장기적 불확실성에 놓일 수 있다”며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문제는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니라 북미 전역의 경쟁력 위기”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각 주 정부도 일제히 연방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온타리오주의 더그 포드 주수상은 “캐나다는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보복 관세로 맞서야 한다”며 “지금은 물러설 때가 아니라 정당한 거래를 위해 단호히 맞설 때”라고 강조했다. 퀘벡의 프랑수아 르고 수상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실망스럽고,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앨버타,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샤 등 다른 주 수상들도 연이어 정부에 힘을 실었다. 지금은 캐나다가 하나로 뭉쳐 장기적인 국익을 위한 협상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바스코샤의 팀 휴스턴 주수상은 “불안정한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졸속 협상은 더 큰 위험을 낳을 수 있다”며 “우리는 캐나다를 위해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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